<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조선 초기 성립할 때를 보면 엄청 대단하면서도 동시에 너무 안타까워요.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조선이 일어설 수 있는 철학적 근본은 유교에 있었죠.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유교 이론과 경전중에서도 유독 튀는 인물이 사상적 기반을 제공했습니다.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유교의 아이콘, 공자가 아니라 맹자.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역성혁명론의 맹자.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사실 맹자도 엄청나게 진보한 현실주의자에요.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그 어지러운 시대를 살면서 왕도 하늘과 백성에 필요없으면 그냥 갈아치울 수 있는 수단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죠.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그 해석을 정몽주는 메타포로 한거고, 정도전은 인디케이트로 했어요.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근데 막상 구왕조를 갈아치운 정도전은 정몽주의 해석을 국가 통치의 기반으로 삼아요.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더 원리주의에 입각해서 말이죠.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극단적인 행동론자가 극단적인 원리주의자로 한순간에 변모하는 모습을 보는 건 어떤 의미에선 기이하기까지 합니다.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심지어는 왕조를 목적이 아닌 통치의 수단으로 삼아버렸으니...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웃긴건 이걸 받아들인 게 무골 이성계라는 점.</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좋은 나라 만들 수 있다면 왕이던 무엇이건 이용하라는 지지였어요.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유교적 철인으로 재상중심 합의체를 수호하는 왕권이 정도전의 이상이었으니까.</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왕권으로 직접 지배하는 국가엔 지속가능한 통치 시스템 들어서기 어렵다 생각했었죠.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근데 가만보니 이대로 두면 나라 통치 시스템은 만들어지겠는데 왕권이 아주 빚좋은 개살구 되게 생겼어요. 망했어요.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그래서 무려 그 어려운 고려조정의 과거를 패스한 초엘리트 이론가 이방원이 극단적인 행동가로 변모합니다.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그게 왕자의 난으로 나타난거였고.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더 웃긴 건, 이방원은 피를 흘리는 왕은 자신의 대에서 끝나길 바래요.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아니 이양반들이 지금 장난치나.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강력한 왕권을 갖되 정도전의 유교적 이상국가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의지.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심지어 정도전이 남긴 거 털도 안뽑고 홀딱 다 집어삼켜.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다 지꺼래.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이래놓고 왕권을 넘기니, 세종대에는 시대는 힘들어도 이방원의 이상에 근접한 그런 왕권과 시스템이 갖춰진겁니다.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이후 세조때부터 시스템이 크게 망가졌고, 국조로 삼은 유교의 물질세계에 대한 뚜렷한 한계와 형이상학이 나라를 망쳤다는게 안타깝습니다만....</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br style="margin:0px;padding:0px;"></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여러모로 조선왕조 초반의 역사는 진짜 이론적인 측면이건, 현장의 측면이건 참 재미있어요. 대단하고.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br style="margin:0px;padding:0px;"></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43434;font-family:'굴림', Gulim;font-size:13px;"><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