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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gomin_835006
    작성자 : 익명aWJpa
    추천 : 3
    조회수 : 482
    IP : aWJpa (변조아이피)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3/09/12 01:10:01
    http://todayhumor.com/?gomin_835006 모바일
    지하철에서 눈물이 핑 돌뻔했던 저의 못난 이야기입니다.
    <div style="text-align: left">제 자신이 너무도 못난 것 같아서 글로라도 타책받고 싶어서 적어봅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 style="text-align: left">오늘 아침,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강변역에서 좌석버스를 탔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강변역이 회차점인 버스라 정류장에서 계속 대기를 하고 있었죠.</div> <div style="text-align: left">저는 앞자리를 좋아해서 제일 앞에 앉아서 버스가 출발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div> <div style="text-align: left">저보다 먼저 승차하셨던 할머니께서 저를 톡톡 치시며 거의 동시에 질문을 하셨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 style="text-align: left">"이거 곤지암 가는 버스 맞지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 style="text-align: left">질문을 하는 할머니의 목소리는 정말 부드러웠고 이렇게 물어보는 것이 미안하다는 느낌이 분명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런데 저는 그 버스를 처음 타는 것이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해서</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 style="text-align: left">"잘 모르겠어요 할머니."</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 style="text-align: left">하고 무덤덤하게 대답했죠.</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런데 계속 자리에도 앉지 못하고 있는 할머니가 걸려서 기사님께 여쭤봤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 style="text-align: left">"기사님. 이거 곤지암 가는 버스 맞지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러자 기사님은 돌아보지도 않고, 심지어 거울조차 쳐다보지 않고</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 style="text-align: left">"할머니. 아까 타면서도 물어보셨죠? 거 왜 자꾸 그렇게 물어보세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 style="text-align: left">라고 말했고 할머니께서는</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 style="text-align: left">"... 죄송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 말 한 마디만 하시고는 조용히 자리에 앉으시더니 아무 말씀이 없으셨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 style="text-align: left">저는 그 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네 맞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똑같은 질문을 되풀이하시는 할머니가 여러 사람 귀찮게 하는구나</div> <div style="text-align: left">딱 저렇게 생각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기사님을 두둔하는 쪽이었죠.</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 style="text-align: left">...</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 style="text-align: left">하루 종일 이래 저래 일들을 마치고</div> <div style="text-align: left">집으로 가는 지하철을 타고 웃긴대학 글들을 보고 있었는데</div> <div style="text-align: left">아래와 같은 자료가 눈에 들어왔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 style="text-align: left"><img style="border-bottom: medium none; border-left: medium none; border-top: medium none; border-right: medium none" alt="1.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09/1378914239xlqosmQokgIXrheQqujA77FOJSZsmke.jpg" width="494" height="657" /></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 style="text-align: left">정말 저 그림을 보는 순간</div> <div style="text-align: left">아침의 일이 생각나면서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럽고 할머니께 너무 죄송스러워서</div> <div style="text-align: left">눈물이 핑 도는 것을 억지로 계속 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 style="text-align: left">할머니께선 분명 승차하면서 기사님께 곤지암으로 가는 버스인지 여쭤보셨을 겁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건 분명 사실이겠죠.</div> <div style="text-align: left">근데 할머니는 승차후에도 계속 노선표를 보고 계셨어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노선표에는 모든 역들이 또렷하게 적혀있었죠. 할머니는 안경도 쓰고 계셨어요. 글씨가 안보여서 못 보는 것은 아닌 것 같았어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래서 저는 한 가지 생각을 가지게 됐어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할머니가 버스 번호는 아시는 것 같았고</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런데 버스 앞에도, 노선표에도 목적지와 정차역들이 다 적혀 있는데</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것을 보시고나서도 왜 저와 기사님께 다시금 확인을 하셔야 했을까?</div> <div style="text-align: left">기사님이 곤지암을 간다고 말씀 하셨어도</div> <div style="text-align: left">노선표를 볼 줄 모르기 때문에, 그리고 곤지암에서도 어디에서 내려야 하는 지 물어보고 싶었기 때문에</div> <div style="text-align: left">저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 style="text-align: left">사실 제가 그 버스를 처음 탔어도 제가 같이 노선표를 보면서 정확히 무슨 역으로 가시는 지,</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 역은 어디쯤인지 말씀드릴 수 있었는데, 저는 귀찮다는 이유로 그러지 않았고</div> <div style="text-align: left">기사님이 할머니께 왜 자꾸 물어보냐고 할 때조차 그것에 동조를 하고 있었던 것이죠.</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런데 저 그림을 보니까 이해가 가더라구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지금은 돌아가신 저희 친할머니도 일본어는 아셨어도 한글은 읽을 줄도, 쓸 줄도 모르셨었거든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제가 어렸을 때 한글을 배우지 못했다면... 불안한 마음에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고 싶었겠죠.</div> <div style="text-align: left">기사님이 간다고 이미 말씀해주셨더라도... 정확히 어디서 내려야 하는 지, 조금이라도 더 자세히 확인해보고 싶으셨을 것 같았어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정말 힘없이 죄송합니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앉으셨던 할머니께</div> <div style="text-align: left">너무도 죄송한 마음에 지금도 제 자신이 왜 그 때 일어서서 할머니와 같이 노선표를 볼 수 없었을까란 후회가 밀려듭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 style="text-align: left">다음부터 이런 후회는 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타책받고도 싶었지만 자책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글이라도 써봅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오늘 아침 10시 경 강변역에서 1113-1번 타시고 곤지암 가시려던 할머니께</div> <div style="text-align: left">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다음부턴 정차역 물어보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분들께 좀 더 친절한 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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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9/12 01:12:01  180.68.***.167  hyoy  440045
    [2] 2013/09/12 01:13:00  122.128.***.164  몰라다꺼져  219848
    [3] 2013/09/12 01:13:49  210.205.***.53  슈크레  353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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