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저는 남자 어린이집 교사입니다.</div> <div> </div> <div>뭐 요즘은 남자교사들이 많아져서</div> <div>희소성이 없어지긴 했네요 ㅎㅎ</div> <div> </div> <div> </div> <div>전 아직 사회 초년생이라 불리겠지만</div> <div>어린이집에선 나름 전문가가 된</div> <div>5년차에 빛나는(?) 경력을 가지고 있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그냥 오늘 아침부터 더위를 먹었는지</div> <div>머리가 띵~ 하고 가슴이 답답하기 시작하면서</div> <div>무기력증이 동반되더군요.</div> <div> </div> <div> </div> <div>별 일 아닌 일에 아이들에게 온갖 짜증을 다 부려놓고</div> <div>그것도 모자라 자유선택활동 시간까지 줄여가며</div> <div>아이들 학습 활동에만 시간을 허비했네요.</div> <div> </div> <div>제가 마음이 진정이 안되고 어수선하다보니</div> <div>결국 아이들 사고(?)와 연결되고 말았네요.</div> <div> </div> <div>요리실습 하고 아이들 매트에 앉혀두고</div> <div>활동했던 물품들을 조리실에 옮겨놓는다고 잠깐 나간 사이에</div> <div>남자 아이 두 명이서 장난을 쳤던 모양이에요.</div> <div> </div> <div>덩치가 큰 녀석과 작고 왜소한 녀석..</div> <div> </div> <div>덩치 큰 녀석이 작은 녀석을 콕콕 찌르고 주먹으로 치니</div> <div>작은 녀석이 화가 났는지 울면서 덩치 큰 아이 팔꿈치를</div> <div>쎄게 꼬집어서 살짝 패였어요.</div> <div> </div> <div> </div> <div>올라갔을 때 작은 녀석이 울고 있어 덩치 큰 녀석을 훈육했는데</div> <div>접히는 팔뚝에서 작은 핏방울이 보여 식겁했어요.</div> <div>약 발라주고 밴드까지 붙여주고는</div> <div>한숨만 나오더라구요.</div> <div> </div> <div> </div> <div>내가 지금 뭐하는 거지..</div> <div>내가 왜 이런 일을 해야 하는 거지?</div> <div> </div> <div> </div> <div>5년동안 수많은 회의감과 권태기(?)에도</div> <div>꿋꿋이 참아왔었는데.. 감정이 폭발하고 말았어요.</div> <div>(아;; 그렇다고 아이들을 때렸다는 게 아녜요 ㅎㅎㅎ)</div> <div> </div> <div>상처 난 덩치 큰 녀석 부모님께 연락드려 사정 설명하고 죄송하다 전해드리고</div> <div>꼬집은 작은 녀석 부모님께 연락드려 상황 설명하고 죄송하다 전해드리고..</div> <div> </div> <div> </div> <div>아이들 모두 앉혀놓고 나즈막한 목소리로</div> <div>아이들을 나무랐어요..</div> <div> </div> <div>그동안 아이들에게 항상 강조했던 것이</div> <div>'마음을 진정시키기' 였었는데</div> <div>정작 제가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나무라기만 했어요.</div> <div> </div> <div> </div> <div>퇴근하고 일지 쓰고 오늘 활동 사진 올리면서</div> <div>활짝 웃음 띈 아이들 얼굴을 보니 화났던 마음이 조금은 사그라드네요.</div> <div> </div> <div> </div> <div>어느 곳에 가서도 어떤 사회생활을 해도</div> <div>다 똑같겠지만 원래 자기가 하는 일이 가장 힘들다. 라고 말들 하잖아요 ㅎㅎ</div> <div> </div> <div>그냥저냥 술 한잔 먹고 싶은데</div> <div>같이 마실 친구 하나 없고, (이사온 지 5년 되서 친구들이 멀리 살아요 ㅜㅜ)</div> <div>설사 만나더라도 전혀 공감대 형성 안되는 이야기들로만 가득한 만남이 뻔하니..</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냥 하소연이었어요.</div> <div>아이들에게 화가 났다는 걸 말하는 게 아니라</div> <div>그냥 어린이집 교사로서...</div> <div> </div> <div>이런저런 일들 생기면</div> <div>머리부터 조아려야 하는 교사의 모습이 마음이 아파서요.</div> <div> </div> <div>5년동안 해서 이제 좀 정리됐다 싶었는데</div> <div>아직 갈길이 멀었나보네요..ㅎ</div> <div> </div> <div> </div> <div>오늘따라 유난히..</div> <div>3년 전 돌아가신 아빠가 생각나네요 ㅜ</div> <div>어색한 부자지간이었지만..</div> <div> </div> <div>오늘만큼은 아빠와 함께 술 한잔 기울이며</div> <div>이런저런 고민거리 이야기하고 풀었으면 좋으련만..</div> <div> </div> <div> </div> <div>방금 어머니한테 전화왔어요.</div> <div>오늘 말복이라고 식당에 단체가 많이 와서</div> <div>오늘 늦게 오신다네요.</div> <div> </div> <div> </div> <div>아빠 없이 혼자 일하시는 엄마...</div> <div>일 핑계로 가게 일 한번 제대로 못 도와드리고..</div> <div>이제 나 가장인데... 아직 철없는 아들인 것 같아 힘드네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래도 어쩌겠어요 ^^;</div> <div>내일도 우리 아이들과 갯벌체험 가요~ㅋ</div> <div>놀이하는 건 좋은데 마무리하는 건 진짜 .. 하.. 나...</div> <div> </div> <div>아이들 옷 갈아입힐 때</div> <div>그 진흙 잔뜩 묻은 옷 처리하고 씻겨줄 때</div> <div>찝찝하지만 ㅋㅋ </div> <div> </div> <div> </div> <div>오늘도 내일도 활짝 웃는</div> <div>어린이집 선생님으로 아이들에게 다가서야겠어요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얘들아~</div> <div>오늘 선생님이 화 많이 내서 정말 미안해 ㅜㅜ</div> <div>내일부턴 활짝 웃는 스마일 꿀꿀이 선생님 될께~^^</div>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