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Fragment--><p class="바탕글">오유 눈팅 2년차인데 지금껏 글써본적 없으므로 음슴체로 가겠음.</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이제 대학교 4학년에 접어드는데, 학교가 공대인지라 여자보기가 쉽지가 않고.. 여자는 있어도 다들 이미 있고.. 해서 연애의 기회가 별로 없는 ASKY의 상태가 대부분 이였음. 여튼 곧 개학이니 옛 생각, 첫사랑이 생각나서 이렇게 썰을 풀어보려고 함.</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글재주가 별로 없어서 재미없을지도 모르겠는데 그래도 참고 견디며 읽으면 복이 올 거라 믿고 씀..ㅋㅋ</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난 1학년 때 수영동아리를 열심히 했음. 수영동아리의 여름훈련은 독하기로 유명했는데, '그 날'은 아침수영훈련이 유달리 빡샌 날이였고, 상당히 지친상태로 훈련 후 점심쯤 기숙사옆 라운지에 갔었음.</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당시엔 종종 라운지서 책을 읽는다는 걸 빙자한 낮잠 자기에 맛 들려 있었는데, 당시에 라운지엔 방학인지라 나 혼자만 전세내서 있었고, 햇살이 좋아 나른하게 졸고 있었던 거로 기억함.</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문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라운지 소파에 늘어져있었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면서 여인 둘이 들어오는 거임.</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그 순간을 잊지 못함.</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문 뒤로 햇살이 쫙 비치는데, 살짝 미소를 머금고 들어오는 여인들 중 특히 하나 (다른 분도 예쁘시긴 했는데 유독 아름다운 사람이 있었음)는 서글서글한 큰 눈에, 머리도 적당히 웨이브가 들어가서 예쁘고, 한마디로 앙증맞은 강아지 상인거임.</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그 둘은 나로부터 좀 거리가 떨어진 자리에 앉아서 스터디를 하는 듯싶었음.</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딱 보자마자 1학년 공돌이 마음에 불이 확 질러짐.</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심장이 막 뜀</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쿵쿵 뜀</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그 순간에 바로 라운지 옆 내 기숙사 방으로 올라가서 옷을 갈아입음. 머리에 왁스질도 좀 함. 눈곱도 땜.</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그리고 라운지로 다시 내려가서 정자세로 책을 읽고 있었음.</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ㅋㅋㅋㅋ</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완전 긴장한 체로 당시에 내기억엔 '데미안'을 읽고 있었음. 눈에 들어오질 않음. 아마 판타지소설을 읽었다고 한들 글자 하나 보이지 않았을 듯..</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그 둘이 그냥 나가면 어쩌나 조마조마하고 있었는데, 숙맥이라 말조차 걸질 못하겠었음.</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그러던 와중에..</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갑자기 둘이 일어나서 나한테 다가오는 거임.</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심장이 쿵쿵을 넘어서서 쾅쾅거리고 머리가 쭈뼛쭈뼛 서고, 세상은 블러처리되서 왠지 모르게 평화로워보이는 거임.</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갑자기 나한테 다가와서 하는 말이..</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한클좀 가르쳐줄 수 있어요?'</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그 둘은 한국어를 배우러 온 여름학기 학생 이였던 거임.</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생김새는 둘 다 처음엔 한국인 인줄 알았는데, 둘 다 싱가폴 NUS에서 온 중국계 싱가폴인이였음.</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되지도 않는 영어로 '오 쉬어, 아이 캔. 왓 캔아이 헲유?..'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질문 받은 게 아직도 기억에 선함.</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둘 중 내 눈에 쏙들어온 강아지상 여인이 말문을 띄었음.</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나의 이상형'</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요것이 한국어 수업 숙제 주제였는데 이것에 맞게 영어로 내용을 적어놨고, 그것을 한글로 바꾸는 작업을 하는데</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내 도움이 필요했던 것이었음.</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가정적이여야한다</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잘생겨야하는데, 과하진 않아야한다</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내 마음을 잘 이해할 줄 알아야한다.</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대략 이런 내용이었음. 10개는 충분히 넘었던 거로 기억함 ㅋㅋ 단순히 분량을 채우려고 했던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상당히 디테일하게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정말 말 그대로 '이상향'의 남자를 적어놓음.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난 너무나 이 사람한테 잘 보이고 싶은데 나한테 처음 말건 것이 자신의 이상형에 대한 것이라니.</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난 상기된 상태로 조잘조잘 말해줌. 성심성의껏.</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그러자 이 여인네는 내개 고맙다고, 메일주소를 알려달라는 것이었음.</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그래서 날름 써줬는데, 내 이메일을 받자마자 그 여인들은 그 자리를 떴음.</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어느새 내 이상형이 돼버린 여인이 떠나버리고는, 정신을 못 차리고 그 자리에서 멍하니 십여 분 간 더 앉아있었음.</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정신이 돌아오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니까, 아니, 나는 메일이든 연락처든 아무것도 받지 못한 거임.</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와떠뽉....</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그렇게 오후부터 밤까지 아무런 것도 손에 잡히지 않은 체 시간은 흘러갔고, 오 분 간격으로 메일을 계속 체크했음..</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그러다가 오후 10시쯤 낯선 메일주소로 메일이 하나 왔는데...</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너무 고맙다고, 다음에 언제 한번 만날 수 있겠냐고 그러는 거임. 그리고 이름을 알려줬는데, 성이 chua로, 츄아라고 불렀음.</p><p class="바탕글">난 막 신나서 난리가 났음. 지금은 다 고갈되고 어디 갔는지 보이지가 않는데, 그 풋풋함에 안달나있었음.</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만나기로 한날은 바로 다음날 점심. 한글수업이 있다고 멀리는 못가고 그냥 학교 식당에서 모리소바 시켜서 먹고, 카훼붸눼에서 커피하나씩 물구는 강의실에 바래다줌. 그날따라 왜 이렇게 학식이랑 강의실이랑 가까운지 야속했음. 헤어지기전, 우리는 MSN 으로 연락을 주고받기로 하며 MSN 아이디를 가르쳐줌. 그러면서 동시에 자기가 오늘 사실 생일인데, 저녁에 싱가폴서 온 같이 수업 듣는 친구들이랑 생일파티하러 간다고 올수 있냐는 거임.</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당연히 된다고 함. 이런 기회를 어떻게 날리겠음 ㅋㅋ</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저녁은 6시였고, 나는 빨리 학교가 기념될만한 열쇠고리랑 간단한 편지를 준비해서 만나기로한 장소였던 기숙사앞으로 나감.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기숙사 앞에 중국계 외국인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음. </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남녀 섞여 있었는데 잘 보니까 츄아도 있었음. 막 또다시 심장이 펌핑질하는데 피가 남아나질 않을것 같았음. ㄷㄷㄷ</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당시에 한 20명정도 모여있었는데, 그사람들 다 데리고 삼겹살집 갔음. 그사람들은 처음으로 삼겹살 먹는 사람이 반이 넘는지라 친히 학교근처에서 가장 맛있는 집으로 데려감.</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그 외국인들하고도 많이 친해져서 연락처도 주고받고 했지만 난 어디까지나 목표가 확고했음.</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난 이 여자를 잡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삼겹살도 먹고, 이후엔 코리안 스타일로 가자고 주장하는 외국인을 따라서 막걸리집에가서 꽤 마심.</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그러면서 츄아랑 이때 좀 많이 친해지고, 그 이후론 자연스럽게 msn을 통해서 연락을 하면서 알콩달콩 지냄.</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싱가폴이 영어를 공용어로 쓰다보니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데 (물론 싱글리쉬라고 방언 취급받긴함) 나는 그에 비해 영어를 잘 못해서</p><p class="바탕글"> 참을성 있는 대화가 필요했음 ㅋㅋㅋ</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이사람에대해서 조금씩 알아가게 됨.</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엄마랑 둘이살고, 나이는 나보다 4살많은 누나뻘. 그래도 누나라고 부르기 싫어서 항상 이름을 부름 (자기 한글 배웠다고 대뜸 누나라고 부르라는 거임 -_-^)</p><p class="바탕글">거리감을 느끼기 싫었으니까.</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여튼 이 사람과 2달간 그 외국인들하고 같이 만나기도 하고, 둘만 만나기도 하고 하면서 학교 주변도 많이 돌아다니고, 또 조금 근교도시까지 버스타고가서 놀고오기도 하면서 정이들음.</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근데 여름은 짧았음.</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결국 여름학기는 끝나고 헤어져야 하는 시점이 온거임.</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우린 그 시점이 오고있음을 느끼고, 애써 모른척 했지만, 이미 우린 가슴속에서 불안함이 스멀스멀 올라왔음.</p><p class="바탕글">싱가폴로 떠나는 마지막날에, 공항에 배웅가서 난 선물이랍시고 귀걸이랑 목걸이 세트를 선물해줌. 강아지모양이 앙증맞았는데, 내가 목걸이는 해주겠다고 목뒤로 걸어주려 했음. 근데 그만 너무 떨려서 강아지 펜던트가 가슴팍에 쏙들어감.</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요망한 강아지 같으니라고.</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순간 침울모드, 로맨틱한 장면에서 급 당황. 둘다 정신이 확깸.</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엌</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내가 빼줄수도 없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p><p class="바탕글"> 결국 츄아는 화장실로 졸졸 들어가서 자신의 가슴팍으로 숨어버린 펜던트를 찾아 제대로 목에 걸고 나타남.</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둘이 웃느라 죽는줄 알았음 ㅋㅋㅋ</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그러다가 결국 비행기 시간이 다가왔고, 배웅을 해줘야 해씀</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사실 당시까지도 우린 사귀자는 말도 없이 그냥 둘이 만나서 돌아다님.</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손도 물론 안잡음</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지금은 좀 후회함*-_-*)</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출국심사하러 들어가는데 갑자기 울컥함.</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아직도 기억남. 출국심사장 앞에서 둘이 같이 사진찍고 들여보내려는데, 눈물이 주룩 나는거임.</p><p class="바탕글">츄아가 당황해서 왜 우냐고 왜 우냐고 그러면서 지도 울음 ㅋㅋ</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그래서 결국 둘이 부둥켜안고 울다가 첫 키스.</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태어나서 어마마마가 아닌 사람이랑 첨으로 입술박ㅊ..를 해봤는데 아직도 눈에 선함. 머리에 그려짐. 그때 그 모습,</p><p class="바탕글">주변에 꼬마들이 제네 뽀뽀한다고 얼레리꼴레리 거리고.</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가족단위 여행객들이 눈살 찌푸리고.</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그렇지만 그 순간엔 둘의 감정에만 충실했음</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영화 찍음</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 우리 마음속으론.</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그러고 나서 편지가 담겨진 선물상자를 주었고, 거기엔 그간 츄아를 만나는 날마다 적은 내 감정, 느낌 등을 상세히 적은 편지와, 사귀자는 말이 적혀있었음.</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싱가폴까지 비행기는 6시간.</p><p class="바탕글">길고 긴 그 비행시간이 지나고 나자,</p><p class="바탕글"><p class="바탕글">도착한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고, 그날부터 우리는 1일이였음.</p><p class="바탕글"><p> </p><p>----------------------------------------------------------------</p><p>지난번에 휘갈겨 쓴게 너무 앞뒤가 안맞아서 다시 올려요~ 호응에 따라서 글 더올릴게요 ㅎㅎ</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