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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스테라공대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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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gomin_612351
    작성자 : 카스테라공대
    추천 : 4
    조회수 : 356
    IP : 192.249.***.159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3/02/28 22:21:04
    http://todayhumor.com/?gomin_612351 모바일
    풋풋했던 대1 첫사랑썰 풉니다 ㅎ

    오유 눈팅 2년차인데 지금껏 글써본적 없으므로 음슴체로 가겠음.

    이제 대학교 4학년에 접어드는데, 학교가 공대인지라 여자보기가 쉽지가 않고.. 여자는 있어도 다들 이미 있고.. 해서 연애의 기회가 별로 없는 ASKY의 상태가 대부분 이였음. 여튼 곧 개학이니 옛 생각, 첫사랑이 생각나서 이렇게 썰을 풀어보려고 함.

    글재주가 별로 없어서 재미없을지도 모르겠는데 그래도 참고 견디며 읽으면 복이 올 거라 믿고 씀..ㅋㅋ

    ----------------------------------------------------------------------------------

    난 1학년 때 수영동아리를 열심히 했음. 수영동아리의 여름훈련은 독하기로 유명했는데, '그 날'은 아침수영훈련이 유달리 빡샌 날이였고, 상당히 지친상태로 훈련 후 점심쯤 기숙사옆 라운지에 갔었음.

    당시엔 종종 라운지서 책을 읽는다는 걸 빙자한 낮잠 자기에 맛 들려 있었는데, 당시에 라운지엔 방학인지라 나 혼자만 전세내서 있었고, 햇살이 좋아 나른하게 졸고 있었던 거로 기억함.

    문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라운지 소파에 늘어져있었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면서 여인 둘이 들어오는 거임.

    그 순간을 잊지 못함.

    문 뒤로 햇살이 쫙 비치는데, 살짝 미소를 머금고 들어오는 여인들 중 특히 하나 (다른 분도 예쁘시긴 했는데 유독 아름다운 사람이 있었음)는 서글서글한 큰 눈에, 머리도 적당히 웨이브가 들어가서 예쁘고, 한마디로 앙증맞은 강아지 상인거임.

    그 둘은 나로부터 좀 거리가 떨어진 자리에 앉아서 스터디를 하는 듯싶었음.

    딱 보자마자 1학년 공돌이 마음에 불이 확 질러짐.

    심장이 막 뜀

    쿵쿵 뜀

    그 순간에 바로 라운지 옆 내 기숙사 방으로 올라가서 옷을 갈아입음. 머리에 왁스질도 좀 함. 눈곱도 땜.

    그리고 라운지로 다시 내려가서 정자세로 책을 읽고 있었음.

    ㅋㅋㅋㅋ

    완전 긴장한 체로 당시에 내기억엔 '데미안'을 읽고 있었음. 눈에 들어오질 않음. 아마 판타지소설을 읽었다고 한들 글자 하나 보이지 않았을 듯..

    그 둘이 그냥 나가면 어쩌나 조마조마하고 있었는데, 숙맥이라 말조차 걸질 못하겠었음.

    그러던 와중에..

    갑자기 둘이 일어나서 나한테 다가오는 거임.

    심장이 쿵쿵을 넘어서서 쾅쾅거리고 머리가 쭈뼛쭈뼛 서고, 세상은 블러처리되서 왠지 모르게 평화로워보이는 거임.

    갑자기 나한테 다가와서 하는 말이..

    '한클좀 가르쳐줄 수 있어요?'

    그 둘은 한국어를 배우러 온 여름학기 학생 이였던 거임.

    생김새는 둘 다 처음엔 한국인 인줄 알았는데, 둘 다 싱가폴 NUS에서 온 중국계 싱가폴인이였음.

    되지도 않는 영어로 '오 쉬어, 아이 캔. 왓 캔아이 헲유?..'

    질문 받은 게 아직도 기억에 선함.

    둘 중 내 눈에 쏙들어온 강아지상 여인이 말문을 띄었음.

    '나의 이상형'

    요것이 한국어 수업 숙제 주제였는데 이것에 맞게 영어로 내용을 적어놨고, 그것을 한글로 바꾸는 작업을 하는데

    내 도움이 필요했던 것이었음.

    가정적이여야한다

    잘생겨야하는데, 과하진 않아야한다

    내 마음을 잘 이해할 줄 알아야한다.

    .

    .

    .

    .

    대략 이런 내용이었음. 10개는 충분히 넘었던 거로 기억함 ㅋㅋ 단순히 분량을 채우려고 했던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상당히 디테일하게

    정말 말 그대로 '이상향'의 남자를 적어놓음.

    난 너무나 이 사람한테 잘 보이고 싶은데 나한테 처음 말건 것이 자신의 이상형에 대한 것이라니.

    난 상기된 상태로 조잘조잘 말해줌. 성심성의껏.

    그러자 이 여인네는 내개 고맙다고, 메일주소를 알려달라는 것이었음.

    그래서 날름 써줬는데, 내 이메일을 받자마자 그 여인들은 그 자리를 떴음.

    어느새 내 이상형이 돼버린 여인이 떠나버리고는, 정신을 못 차리고 그 자리에서 멍하니 십여 분 간 더 앉아있었음.

    정신이 돌아오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니까, 아니, 나는 메일이든 연락처든 아무것도 받지 못한 거임.

    와떠뽉....

    그렇게 오후부터 밤까지 아무런 것도 손에 잡히지 않은 체 시간은 흘러갔고, 오 분 간격으로 메일을 계속 체크했음..

    그러다가 오후 10시쯤 낯선 메일주소로 메일이 하나 왔는데...

    너무 고맙다고, 다음에 언제 한번 만날 수 있겠냐고 그러는 거임. 그리고 이름을 알려줬는데, 성이 chua로, 츄아라고 불렀음.

    난 막 신나서 난리가 났음. 지금은 다 고갈되고 어디 갔는지 보이지가 않는데, 그 풋풋함에 안달나있었음.

    만나기로 한날은 바로 다음날 점심. 한글수업이 있다고 멀리는 못가고 그냥 학교 식당에서 모리소바 시켜서 먹고, 카훼붸눼에서 커피하나씩 물구는 강의실에 바래다줌. 그날따라 왜 이렇게 학식이랑 강의실이랑 가까운지 야속했음. 헤어지기전, 우리는 MSN 으로 연락을 주고받기로 하며 MSN 아이디를 가르쳐줌. 그러면서 동시에 자기가 오늘 사실 생일인데, 저녁에 싱가폴서 온 같이 수업 듣는 친구들이랑 생일파티하러 간다고 올수 있냐는 거임.

    당연히 된다고 함. 이런 기회를 어떻게 날리겠음 ㅋㅋ

    저녁은 6시였고, 나는 빨리 학교가 기념될만한 열쇠고리랑 간단한 편지를 준비해서 만나기로한 장소였던 기숙사앞으로 나감.

    기숙사 앞에 중국계 외국인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음.

    남녀 섞여 있었는데 잘 보니까 츄아도 있었음. 막 또다시 심장이 펌핑질하는데 피가 남아나질 않을것 같았음. ㄷㄷㄷ

    당시에 한 20명정도 모여있었는데, 그사람들 다 데리고 삼겹살집 갔음. 그사람들은 처음으로 삼겹살 먹는 사람이 반이 넘는지라 친히 학교근처에서 가장 맛있는 집으로 데려감.

    그 외국인들하고도 많이 친해져서 연락처도 주고받고 했지만 난 어디까지나 목표가 확고했음.

    난 이 여자를 잡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삼겹살도 먹고, 이후엔 코리안 스타일로 가자고 주장하는 외국인을 따라서 막걸리집에가서 꽤 마심.

    그러면서 츄아랑 이때 좀 많이 친해지고, 그 이후론 자연스럽게 msn을 통해서 연락을 하면서 알콩달콩 지냄.

    싱가폴이 영어를 공용어로 쓰다보니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데 (물론 싱글리쉬라고 방언 취급받긴함) 나는 그에 비해 영어를 잘 못해서

    참을성 있는 대화가 필요했음 ㅋㅋㅋ

    이사람에대해서 조금씩 알아가게 됨.

    엄마랑 둘이살고, 나이는 나보다 4살많은 누나뻘. 그래도 누나라고 부르기 싫어서 항상 이름을 부름 (자기 한글 배웠다고 대뜸 누나라고 부르라는 거임 -_-^)

    거리감을 느끼기 싫었으니까.

    여튼 이 사람과 2달간 그 외국인들하고 같이 만나기도 하고, 둘만 만나기도 하고 하면서 학교 주변도 많이 돌아다니고, 또 조금 근교도시까지 버스타고가서 놀고오기도 하면서 정이들음.

    근데 여름은 짧았음.

    결국 여름학기는 끝나고 헤어져야 하는 시점이 온거임.

    우린 그 시점이 오고있음을 느끼고, 애써 모른척 했지만, 이미 우린 가슴속에서 불안함이 스멀스멀 올라왔음.

    싱가폴로 떠나는 마지막날에, 공항에 배웅가서 난 선물이랍시고 귀걸이랑 목걸이 세트를 선물해줌. 강아지모양이 앙증맞았는데, 내가 목걸이는 해주겠다고 목뒤로 걸어주려 했음. 근데 그만 너무 떨려서 강아지 펜던트가 가슴팍에 쏙들어감.

    요망한 강아지 같으니라고.

    순간 침울모드, 로맨틱한 장면에서 급 당황. 둘다 정신이 확깸.

    내가 빼줄수도 없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츄아는 화장실로 졸졸 들어가서 자신의 가슴팍으로 숨어버린 펜던트를 찾아 제대로 목에 걸고 나타남.

    둘이 웃느라 죽는줄 알았음 ㅋㅋㅋ

    그러다가 결국 비행기 시간이 다가왔고, 배웅을 해줘야 해씀

    사실 당시까지도 우린 사귀자는 말도 없이 그냥 둘이 만나서 돌아다님.

    손도 물론 안잡음

    (지금은 좀 후회함*-_-*)

    출국심사하러 들어가는데 갑자기 울컥함.

    아직도 기억남. 출국심사장 앞에서 둘이 같이 사진찍고 들여보내려는데, 눈물이 주룩 나는거임.

    츄아가 당황해서 왜 우냐고 왜 우냐고 그러면서 지도 울음 ㅋㅋ

    그래서 결국 둘이 부둥켜안고 울다가 첫 키스.

    태어나서 어마마마가 아닌 사람이랑 첨으로 입술박ㅊ..를 해봤는데 아직도 눈에 선함. 머리에 그려짐. 그때 그 모습,

    주변에 꼬마들이 제네 뽀뽀한다고 얼레리꼴레리 거리고.

    가족단위 여행객들이 눈살 찌푸리고.

    그렇지만 그 순간엔 둘의 감정에만 충실했음

    영화 찍음

    우리 마음속으론.

    그러고 나서 편지가 담겨진 선물상자를 주었고, 거기엔 그간 츄아를 만나는 날마다 적은 내 감정, 느낌 등을 상세히 적은 편지와, 사귀자는 말이 적혀있었음.

    싱가폴까지 비행기는 6시간.

    길고 긴 그 비행시간이 지나고 나자,

    도착한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고, 그날부터 우리는 1일이였음.

     

    ----------------------------------------------------------------

    지난번에 휘갈겨 쓴게 너무 앞뒤가 안맞아서 다시 올려요~ 호응에 따라서 글 더올릴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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