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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gomin_565582
    작성자 : 그렇게살아가
    추천 : 0
    조회수 : 180
    IP : 115.140.***.41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3/01/28 00:34:52
    http://todayhumor.com/?gomin_565582 모바일
    누가 시원한 대답을 해줄수 있을까..


    2월이면 졸업이다. 하지만 학교를 떠나지 않는다. 대학원 생활이 기다리고 있다.

    아직 예비 대학원생이지만, 늘 내 생활은 실험실이다.

    평일은 오전부터 밤 열시까지.

    토요일은 다섯시까지. 그리고 과외. 집에오면 열시.

    일요일은, 실험상황에 따라 다르다. 랩에 가야 할 수도 있고, 그냥 쉴수도 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열심히 달리다 보면, 일요일은 정말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

    실험실에 나갈 상황이 아니라면, 과외만 다녀와서, 멍~하니 집에 누워있는다. 


    사람들과 조우한지도 꽤 오래된 듯하다.

    실험실 사람들이야 뭐, 그들이나 나나 생활자체가 실험이니 실험이야기 외엔 딱히 할만한 이야기가 없다.

    오랜만에 사람들을 보고 싶다 해도, 선뜻 연락하기가 쉽지 않다. 

    나의 내일사정도 명확치 않은데, 약속을 딱~ 잡기가 어렵다. 그 흔한 점심 밥약속조차도.


    사람 참 좋아하는 성격인데, 사람을 못만나니 미칠 지경이다. 그래, 사실 외롭다. 

    외롭다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그 말 조차 뱉을 사람이 없다.

    지난 대학생활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났으니 어쩌면 시기상으로 지금은 연구에만 전념해야 하는 시기인지도.

    그래도 어디 사람 욕심이란게 그리 쉬운건지.

    외로움을 푸는 방법을 몰라서 틈틈히 나는 시간엔 게임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외롭다, 외롭다 자꾸 푸념하면 할수록 점점 더 감정적이 되어지는 것 같다.

    성격 자체가 유난스러운지는 몰라도, 밤마다 자기전 침대에 누워서는 오만가지 생각을 다한다.


    요즈음은, 그녀 생각을 참 많이한다.

    군대 가기전 사귀었던 친구. 군대에 가서도 서로 티격태격 많이도 싸우고, 많이 헤어지고 다시 만나기를 반복하며

    결국은 2년2개월의 긴시간을 기다려준 그녀였다.

    3년, 아니 4년이라는 기간동안 사귀면서 그녀에게 배운점이 참 많았다.


    화가나고 수틀리면 늘 꽁하던 나는, 그녀 덕분에 '대화'라는 것을 알았고,

    아쉬운 감정, 서운한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았다. 그리고 그녀는 그만큼 내 말을 잘 들어줬고,

    나도 그녀의 말에 점점 귀기울이기 시작했다.

    연애기간 동안 늘 말뿐이고, 행동으로는 잘 옮기지 않던 내게 '이말만'이라는 별명도 지어주면서 자주 잔소리를 하기도 했지만

    늘 부족한 나를 받아주던 사람이었다.


    늘 영원할 것 같았던 연애는 끝이 났다. 왜 끝이 났는지는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나도 참 알길이 없다.

    아니지, 회피할 이유는 없다.. 당시 내 마음이 식었었다. 모르겠다. 대체 왜 그랬는지. 쨌든 나 때문이었다.


    그녀와 헤어지고 두번의 연애를 더 했다. 

    그 두번의 연애동안 역시, 많이 싸웠는데, 그럴때마다 생각나는 사람은 그녀였다.

    그렇다고 그 두번의 연애에 충실하지 않은건 아니었지만, 생각나는 건 어쩔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도 도에 어긋나는 짓은 하질 않았다.

    내 마지막 연애기간 중, 그녀에게서 연락이 왔었다. 계속해서 친구로 지내면 좋을 것이란 생각에 초반에는 연락을 조금 주고받았지만

    당시 여자친구가 신경을 많이쓰는 것 같아, 연락을 하지말자고 했고 내가 연락을 끊었다.


    "아니, 여자친구는 오빨 그렇게 못 믿는대? "

    뭐, 솔직히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우유부단하게 행동하는 것은 두 사람 모두에게 너무 모진 짓이라 생각을 했다.


    "아~ 뭐 그런걸로 미안해하고 그러냐, 연락안하면 되지~" 라고 애써 쿨한 척하던 그녀의 목소리.


    연락을 끊자고 전화한 그 날, 밤에는 다시금 문자가 왔다.

    "생각해보니 조금 열받네, 너랑 나랑 안지도 7년인데 (연애전에 오래 알고있던 사이), 너 여자친구는 널 얼마나 봤다고. 우리 얼마든지 친구로 지낼수 있는거 너도 알고 나도 아는데.."


    슬펐다. 그녀와 함께 했던 시간은 결코 짧지 않았고, 쉽게 모든걸 지울수 없을만큼 소중했던 시간들이었으니.


    ...그래도 끊어야 했다. 그당시의 내 감정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마지막 연애를 끝낸지도 어언 6개월째.

    아직도 밤마다 폰을 쥐고 이리저리 구경하던 나는,

    자주, 그녀의 이름, 그녀의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다시 연락을 할까, 말까를 수없이 고민한다.

    감정대로만 하자면, 단박에 연락을 하고, 통화도 하고 얼굴도 보고싶지만,


    그녀의 입장에서는 '필요할 때만' 자길 찾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이고,.............

    내 잘못으로 헤어지고, 내가 연락도 끊자고 했었는데...


    아니, 어쩌면 단순히 지금 느끼는 외로움에 휩싸여, 내 감정을 내가 파악을 못하는지도.

    그런데 왜, 그럴 때 생각나는 건 오직 너인지.


    잊을 수 있을까?


    연락을 한다면, 첫마디는 뭐라고 해야할까. 

    잘..지내니?


    아, 역시 멜랑꼴리한 밤에, 너무 깊은 생각은, 여러모로 좋지는 않은것 같다.


    오늘도 무사히, 연락을 하지 않은 것 같다.

    "무사히"라는 단어가 적절한 선택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언제쯤, 나는 이 갈팡질팡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조용한..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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