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고게니까<BR>지금 회고+친구들한테 고백 겸 쓰는거니까<BR>편하게 말할께요</P> <P> </P> <P>나름 동대졸업했는데. <BR>신문방송학과졸업했는데. <BR>짧지만 필리핀 어학연수도 갔다왔는데.<BR>성적도 토익도 중상급은 충분히 가는데.</P> <P>눈만 높았지. 철이없었거든.<BR>원서? 내가 이름모르는 기업에는 안썼었어. 당연히 백수로 전ㅋ직ㅋ</P> <P><BR> <BR>근데 그렇게 졸업하고 백수로 지내다보니까, 그생활이 그대로 몸에 익으면서<BR>어느새 와우에서. 시골써버에서 나름 이름날리는 폐인이 되어있더라고.</P> <P><BR> <BR>그때, 사실, 친구들 싸이 (그땐 페북이 없었엉) 익명으로 새벽에 몰래몰래 들어가보고 그랬어<BR>다들 완전! 잘살고있더라고,</P> <P>나보다 스펙이 괜찬았던 친구들은 슬슬 뭐 결혼을하네 어쩌네 그러고있고<BR>나보다 스타트라인이 비슷해보였던 친구들도 어느새 차를사네 어쩌네 그러고있고<BR>여자동기들이나, CC였던 여자아이도 늘 그랬듯 화려하게 자기삶을 살고있고<BR>다들 가끔 모여서 놀고, MT같은것도 가고, 잘지내더라고.<BR>딱 나만 빠져있었고<BR>딱 나만 망가져있었어</P> <P><BR>싸이 몰래 훔쳐보면서 몰래 부러워했는데, 부러워만하고,<BR>더 노력하거나 뭐 눈높이를 낮추거나 그러진 않았어.<BR>대졸실업자를 구제하지 않는 사회를 탓하고<BR>그 열정을 게임으로 쏟았지<BR>한달에 한두번정도씩 싸이 몰래 돌아다닐때마다 환장하겠더라고. 그래서 더 열심히 게임을했던거같아. 그거라도 안하면 미칠것같았거든 ㅎ<BR> </P> <P><BR>여튼<BR>지금 제일 후회되는게 뭐냐하면<BR>그당시에. 대학친구들과 연락을 끊고 숨어버렸던거야.<BR>다들 "친구" 라는 이름이 아깝지않은 그런 관계였었는데<BR>백수로 6개월 1년 1년반 지내다보니까, 부끄러워서 도저히 만날수가 없더라고.<BR> <BR>부끄러우니까 결국 전화를 안받고 피하고, <BR>문자까지 씹는건 미안하니까 괜히 바쁜척하고, 거짓말하고. <BR>레이드 막공공장하면서 "나 그냥 여행다니고있어" 이러고 문자보내고<BR>나중엔 거짓말이 들킬까봐.. 거짓말 했던것들이랑 거짓말할것들을 달력에 정리도하고 그랬어<BR>지난달에는 바닷가에 혼자 갔다왔고, 다난달에는 이모 일 도와드리러 일본갈 예정이고, 뭐 등등. <BR>그런 가상의 스케쥴. 망상같은 그런거 ㅋ<BR>미쳤지ㅋ</P> <P> </P> <P>진짜 아무랑도 못만나겠더라고<BR>부모님도 마주치기 싫어서 진짜로 게임방에서 살다시피 지냈네, <BR>낮에 부모님 일하실때 집에들어가서 밥 하루치 허겁지겁 먹고, 자다가,<BR>저녁쯤 부모님 귀가하시기전에 게임방으로 도망치고</P> <P> </P> <P>그러다가 2년?3년? 지나고<BR>진짜 손가락빨기 직전쯤 되니까 결국<BR>눈높이가 많~이 낮춰지더라고. 그래서 부담없는 중소기업 들어왔어. 그나마도 잘된거지.</P> <P> </P> <P>근데 취업하고 난 다음에도<BR>그때의 부끄러움+못만난 시간+벌어져있을 격차 이런거땜에<BR>결국<BR>그친구들이랑은 그대로 못만나고있어<BR> </P> <P><BR>요새도 사실 카톡 단체대화방에 불려들어가서 <BR>결혼공지도보고 뭐 송년회등등 한다 어쩐다 얘기 듣고는 있는데<BR>도저히 나설수가 없네. 무슨낯으로 걔들을 보나 싶고 뭐 그런기분도 들고<BR>그렇게 연락피하고 숨어들었다가 지금 뭐그리 잘풀렸다고 나가나 싶기도 하고</P> <P> </P> <P> </P> <P>대졸실업자, 아니지, 취업준비생들아<BR>너희들이 뭐 조만간 좋은직장구하고 이런거 별로 중요하지않아. <BR>중요한건<BR>지금 자기자신을 혐오하면서 숨어버리는것때문에 끊어지는 한명한명의 관계들이<BR>나중에. 자기혐오가 옅어졌을때 엄청나게 후회스럽고 아련하고 되돌리고싶은 그런것들이 될꺼라는거야.<BR>그리고 한번 했던 자기혐오는 없어지지도 않더라고, 로또나 맞으면 없어질까,<BR>여튼 그 자기혐오때문에, 연락 피했던 친구들을 도저히 다시 볼수가 없게되</P> <P> </P> <P><BR>여긴 사람들이 많이들 들어오는 오유니까<BR>어쩌면 그 친구들이 볼수도 있을까싶어<BR>지금도 사실 숨고싶지만<BR>마치 우연인양, 이걸 친구들중에 한두명이 읽고<BR>"새끼..말을하지.." 이정도로 뭐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들어서<BR>학교랑 과를.. 지울까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두는걸로 결정.</P> <P> </P> <P><BR>나도 꿈많고 친구많고 초롱초롱하고 구김없는 아이였는데ㅋㅋ<BR>졸업하고 20대 후반까지. 폐인으로 지내고나니<BR>어떤 노래가사처럼, 너희가 알던 나는 이제 나도 모르게됐네<BR>동x재x진x승x의x병x호x현x은x성x재x유x태x성x재x영x진x<BR>미안하다<BR>나중에-그때가 언제가될진 모르겠지만-는 꼭 당당하게 반갑게 만나서 얘기하고싶고 그렇네<BR>다들 지금처럼 쭉 잘살고있길!</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