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안녕하세요.<BR>10년 가까이 고백도 못하고 짝사랑만 하고 있지만<BR>한편으로는 당신을 간절히 잊고 싶은 사람이에요.<BR><BR>어렸을 때부터 너무 너무 힘든 삶은 살았던 저는<BR>저보다 나이는 어렸지만 당신의 긍정적인 태도가 참 좋았어요.<BR>항상 부정적인 태도를 가졌던 나에게<BR>나에겐 없는 그 기운?이 너무나 빛나보였어요.<BR><BR>하지만 그래서인지 당신은 그 동안 너무 의존적인 사랑을 해왔고,<BR>그래서인지 사랑에 있어서 항상 상처받아왔지만,<BR>당신과 까페에 앉아 상담해주는 도중에도<BR>항상 당신이 그렇게나 사랑해주는 사람이 나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BR>당신이 쓴 글이 지칭하는 대상이 나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BR>하며 생각해왔어요.<BR><BR>이 글을 마지막으로 당신을 잊습니다 라고 적고 싶지만,<BR>이렇게 글 하나로 잊혀지는 거라면 10년간 좋아하지도 못했겠죠.<BR>저는 당신이 빨리 누군가와 결혼하기를 바라며 이 글을 적습니다.<BR>이제는 제 인생에 집중하고 싶은데, 당신이 도무지.. 잊혀지지가 않거든요.<BR>당신을 이제 제 마음 속에서 지우고 싶어요.<BR>제가 납득할 수 있는 방법으로요.<BR><BR>당신을 처음 봤을 때는 밝은 하이톤의 목소리가 너무 좋았어요.<BR>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희망이 그 목소리에 다 담겨 있는 것 같았죠.<BR>그 때의 저는 당신에게 인사를 받고 싶어, 일부로 돌아다니기도 했던 것 같아요.<BR><BR>20대가 되고<BR>당신이 누군가에게 상처 받았을 때,<BR>저는 그 누군가처럼 되고 싶어서 사법고시를 준비하기 시작했어요.<BR>붙고나면 나에게도 고백할 자격이 갖춰질 거라는 치기어린 생각이었어요.<BR>당신이 너무 부유하게 자라와서, 더 그랬던 거 같아요.<BR>그래서 붙더라도 당신에 비해 제가 부족할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BR>그 당시에 당신은 제가 공부하는 이유였어요.<BR><BR>35학점을 따고<BR>학원을 다니고<BR>신림동에서 공부하며 살았지만<BR>스스로를 위한 일이 아니어서 그런지<BR>자꾸만 회의감이 들었고,<BR>1차 시험 보기 하루 전, 우연히 지나친 티비에서<BR>"사람을 목표로 하는 건 위험하다"<BR>라는 대사를 듣고 밤새 고민한 끝에 관두기로 결정내렸어요.<BR>나중에 찾아보니 그 대사는<BR>선덕여왕이라는 드라마에서<BR>미실이 비담에게 했던 말이었어요.<BR>인간은 역시 이기적인 존재인가봐요.<BR>이상하게 제 마음 속에는 비담의 순애보보다는<BR>비담의 죽음이 더 안타깝게 다가왔어요. </P> <P><BR>신림동 생활을 관두고 저는 주변사람, 주변환경을 포함한 모든 걸 다 내려놓고,<BR>나 자신만 생각해봤을 때,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봤어요.<BR>사춘기 때 했을 법한 고민을 20대에 시작한거에요.<BR>고맙게도 평생을 걸만한 무엇인가를 찾았지만<BR>걸림돌은 어려운 환경. 그리고 거기서 세뇌된 부정적인 제 기질이였어요.<BR><BR>당신만큼 밝은 사람은 없었기에<BR>저는 그 긍정적인 태도를 닮고 싶어<BR>당신 미니홈피의 일기를 읽기 시작했어요.<BR>사고방식, 가치관, 성향, 기질..<BR>모든 걸 닮고 싶었어요.<BR>당신이 change에서 한 글자가 바뀐 단어로 chance를 떠올릴 때,</P> <P>저는 charge를 떠올렸다는 사실이 너무 싫었거든요.<BR>더 이상 쇼펜하우어에 심취하고 싶지 않았기에<BR>긍정심리학 관한 현존하는 모든 책을 다 읽어대고,<BR>마음 다스리는 법을 꾸준히 노력했어요.<BR><BR>저는 점점 변해갔어요.<BR>점점 감사하게 되었어요.<BR><BR>알코올 중독인 아버지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에,<BR><BR>그로 인해<BR>아버지와 이혼하고 새로 애인을 사귄 어머니가 자신의 인생에 여전히 충실하고 있음에,<BR><BR>그로 인해<BR>비관적이게 된 내가 당신을 여전히 좋아하고 있음에,<BR><BR>그로 인해<BR>평생을 소비해서라도 이루고 싶은 꿈을 찾았다는 사실에,<BR>감사하기 시작했어요.<BR><BR>이제는 당신의 단점도 보이고,<BR>이제는 당신을 가끔 동정도 할만큼 성장했다고 생각하지만,<BR>이제는 당신보다는 제 꿈을 더 우선시하게 되었지만..<BR>여전히 당신은 한번씩 저를 휘저어놔요.<BR><BR>제가 작은 종이컵이라<BR>작은 햇볕에도 쉽게 데워지고<BR>작은 바람에도 당신에게 쉽게 마음이 움직이는 건지,<BR>아니면 두껍고 큰 그릇이라<BR>도무지 어리석게도 당신에 대한 마음을 바꿀 줄을 모르는 건지,<BR>저도 잘 모르겠어요.<BR><BR>하지만 당신을 계속 좋아하기에는 제 꿈이 더 빛나고 있네요.<BR>제 꿈을 위해 전 당신을 심적으로라도 멀리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BR>죽기 직전, '그 여자에게 고백할 걸 그랬어' 라는 후회도 싫지만<BR>죽기 직전, '좀 더 내 꿈을 위해 모험 할 걸 그랬어' 라는 후회도 싫더라구요.<BR>그래서 당신에게 고백하고, 당신에게 거절당해서, 내 꿈에 집중해서 <BR>회한을 둘 다 남기지 않는 것이 어떨까<BR>라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도 해본 적이 있어요.<BR>그렇게만 되도 정말 행복할 것 같은데,<BR>그렇게만 되기에도 제가 너무 용기가 없네요.<BR><BR>나 자신에게 솔직하기가 이렇게 쉬운데,<BR>왜 당신 앞에서는 솔직하기가 이토록 어려운지..<BR>애써 태연하게 적고 있지만 마치 사막처럼 말라가고 있네요.<BR><BR>솔직히 제 꿈을 이룰 수 있을지, 가끔씩은 두려워요.<BR>10년 전과 지금을 비교하면 이룬 게 하나도 없거든요.<BR>바뀐 건 마음가짐 뿐이에요.<BR>하지만 아시나요?<BR>비록 지금은 그 꿈이 너무도 멀게만 느껴져 보이지도 않지만<BR>꿈을 생각하고, 꿈을 상상하는 즐거움이 제겐 있답니다.<BR>당신을 생각하던 즐거움이 제겐 있어요.<BR><BR>과거를 사랑해야<BR>현재를 믿을 수 있고,<BR><BR>현재를 믿을 수 있어야,<BR>미래를 소망할 수 있는 것 같아요.<BR><BR>그리고 그게 믿음, 소망, 사랑 중 사랑이 제일인 이유 같아요.<BR>이제 당신을 과거로 사랑하고 싶어요.<BR>당신에 대한 사랑이 스스로를 믿게 했고,<BR>그 믿음이 미래를 바라게 했어요.<BR><BR>당신에게 일부로 연락을 안한지 꽤 되서 그런지,<BR>이제는 얼굴을 본지도 꽤 되었네요.<BR><BR>이렇게 그 익명을 기댄 글로써 고백하는 저를 용서하세요. </P> <P>제 마음 속에서<BR>점점 옅어지고 있는 당신이 행복하기를 영원히 바랄게요.<BR>고마워요.<BR>당신은 존재만으로 절 성장시켰어요.<BR>정말 고마워요. 꼭 행복하세요:)</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