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전에 일어난 일.

폐인처럼 컴퓨터를 붙들고 있다보니 문득 피곤함이 쏠려옴

졸린눈을 비비며 드러운 얼굴을 씻으러 들어감

우리집 화장실은 날파리가 좀 많음 여름에 특히 심한데 이번엔 왠지 가을부터 심해짐

근시인 본인은 안경을 벗어두고 뽀득뽀득 세수를 하고 있는데

허벅지부분이 자꾸만 근질거림 어차피 또 날파리거나 머리카락이겠거니 하고 무시하고 계속 세수를 함

근데 날파리든 머리카락이든 계속 근질거리는게 싱경쓰여서 툭툭쳐서 떨어뜨림

하지만 그 순간 바닥으로 떨어진 것은 머리카락이나 날파리가 아니었음

애초에 그런거였다면 양쪽 시력이 0.1도안돼는 제눈에 보이지도 않았을 것임

하지만 그거슨 온세상이 뿌옇게 변하는 마법을 부리는 내 망할 두 눈깔에 똑똑히 포착되었음

그렇다면 두가지 결론이 나오는데 첫번째는 그것이 내 엄지손가락 이상으로 크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색이 아주 선명하다는 거. 그것은 선명한 검은색을 띄고있는 내 엄지손가락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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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전 벌레를 존나 싫어함을 넘어서 두려워함 특히 ㅂㅋㅂㄹ쯤 되면 간접적으로도 만지지 못함 아니 시선도 못 맞춤 진짜로

냅킨 50장정도 되는 두께로도 못집어서 위에 안보이게 두껍게 휴지덮고 쓰레받기로 쓸어서 대문밖으로 겨우 내팽겨침

태어나서 단 한번도 그걸 내 신체에 접촉하게 한 경험이 없음(사람이 잘때 그위로 벌레가 지나가는 경우가 있다던데 그건 무의식중이니 그렇다치고)

아무튼 0.2초만에 상황파악이 끝난 본인은 존내 사상 최대의 대 패닉상태에 빠져

손에 잡히는 유일한 무기인 샤워기를 최대수압으로 틀고 폭풍처럼 그게 사라진 방향을 향해 갈겼음

하지만 우리집은 화장실을 포함해 벌레가 드나들만한 틈새가 상당히 많음. 그새 숨었는지 아무리 물을 뿌려도 안나타남

그게 있었던 내 허벅지부근에는 뭔가 두드러기 비스무리한게 돋아있음

그러니까 왜 음슴체냐면 지금 내 멘탈이 우주관광가서 없기때문에 음슴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