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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gomin_1322549
    작성자 : 집념의sky
    추천 : 0
    조회수 : 395
    IP : 211.189.***.70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5/01/17 12:16:13
    http://todayhumor.com/?gomin_1322549 모바일
    오랜만에 만난 그녀
    오랜만이였다.
     

    졸업하고 6년만이였나? 건널목에 선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잘 지내나 보구나. 세련되 보이는 그녀의 옷매무새가 보인다.
     

    그때에도 그녀는 옷은 참 이쁘게 입었던거 같다.
     

    그녀도 곧 내 시선을 눈치 챘는지 나와 눈을 마주했다.
     

    나의 눈을 보던 그녀의 눈 그리고 나지막히 떠오르는 입가의 미소가 보인다.
     

    고개를 살짝 숙이고 웃는 그녀의 모습이 언제봐도 이쁘다고 생각했다.
     

    추억에 빠져 있는 그녀의 모습이 과거를 회상하게 했다.
     

    그녀를 처음 본건 학식에서 였다. 많은 사람들 속에 친구의 말은 들리지 않았고 그녀만 보였다. 왜일까? 내 발과 몸이 그녀에게로 향하고 있었고 그렇게 앞에선 내 모습을 빤히 쳐다보던 그녀에게 나는 참 뻔뻔스럽게 말했다.
     

    번호줘요. 맘에드니까
     

    뭐하는 놈이지?’ 그녀의 눈빛이 말하는 것 같았다. 나는 그녀의 그런 시선에 씨익 웃어보였다. 내 웃는 모습을 본 그녀는 피식 웃으며 내게 핸드폰을 건넸다.
     

    우리의 연애는 누구보다 뜨겁고 아름다웠다. 서로에게 첫사랑 이였던 나와 그녀...
     

    수업시간에도 서로 쪽지를 주고 받는 모습에 교수님께 혼나기도 하고
     

    어느새 같이 밥을 먹던 친구를 버려두고서 가난했던 그녀를 위해 학식에서 서로에 입으로 건네주었던 맛없는 반찬들, 그걸 맛있다며 매일 먹는 그녀의 모습과
    농구대회에서 골을 넣고 그녀를 가르키며 짓던 손가락과 미소에 그 작은 손으로 하트를 그려 나에게 대답했던 그녀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그녀의 손목을 잡고 아무도 오지 않는 낡은 책장 사이, 종이 냄새만 풍기는 그 곳에서 살짝 입맞춤 하던 그 기억
     

    그녀는 수줍은 미소로 나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종이 냄새 풀풀 나는 곳에서 나의 첫 입술을 뺏겼다며 책임지라 하고 삐죽 내민 입술이 그렇게 귀엽고 이뻐보일 수 없었다.
     

    그녀가 내 평생의 사랑이라 생각했다.
     

    길을 걷다 우연히 발견한 하얀 고양이 시계 , 그녀의 손목에 잘어울릴 것 같았다.
     

    수업이 끝나고 하나 둘 자리를 뜨는 학생들 사이에서 나는 그녀에게 시계를 선물했다.
     

    비싼 것을 못해주는 내 자신이 못내 미웠다. 그녀는 그런 내 마음을 눈치 챘는지 너무 마음에 든다며 활짝 웃어보였다.
     

    그러던 우리의 사랑이 조금씩 엇나가기 시작했다.
     

    졸업이 코앞이라 취업 준비하는 그녀는 나와 만날 시간을 내주지 않았다.
     

    속상했다. 취업준비도 물론 중요하지만 학교에서 빼고는 볼 수 없었던 그녀의 모습에 약간씩 나쁜 마음이 샘솟았다. 나 말고 다른 사람을 만나는 건지, 이젠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건지 의심이 들었다.
     

    몰래 그녀가 공부하고 있을 도서관으로 가 그녀를 깜짝 놀래켜 줄 생각이였다.
     

    책장 사이를 누비며 그녀를 찾던 내게 저 멀리서 그녀의 웃는 모습이 보였다.
     

    한발짝 더 걸어 나오니 책을 들고 다정하게 남자와 이야기 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런 거였나? 의심은 현실이 되었다.
     

    자리를 뜨는 나를 따라 나온 그녀는 급하게 내 손목을 잡으며 나를 세웠다.
     

    그 남자는 단지 친한 친구라고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것 아니라고 했다.
     

    믿지 않았다. 그녀의 소매를 걷어 손목을 확인했다.
     

    내가 준 시계도 차고 나오지 않았구나...
     

    더 이상 그녀의 말은 내 귀로 들어오지 않았다.
     

    배신감과 상처만 남았다.
     

    그 날 이후 나는 그녀를 무시했고 보란 듯이 다른 여자를 사귀었다.
     

    학교 앞 벤치에 누워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본 그녀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너한테 난 무슨 존재였니?...
     

    그렇게 시간은 가고 졸업하는 날 그녀가 내게로 다가왔다.
     

    졸업... 축하해
     

    방긋 웃어보이며 내게 말을 건네는 그녀가 우스웠다.
     

    무시하며 발걸음을 옮기는 나를 그녀가 붙잡으려 했지만 뿌리치고 갔다.
     

     

    오랜만에 만난 그녀를 보니 좋지 않았던 기억들은 없고 좋은 기억들만 새록새록 떠오르는 것 같았다.
     

    날 보며 웃으며 머리를 쓸어넘기는 그녀의 손목에서 내가 선물해준 고양이 시계가 보였다.
     

    서로를 바라보며 우리는 그렇게 미소를 지었다.
     

    한 발짝 그녀에게 다가가기 위해 옮겼던 발은 두 번째 발자국이 떨어지기 전 그대로 멈춰버렸다.
     

    그녀에게 자연스럽게 어깨동무를 하며 다가온 남자 한명, 연인인 듯 했다.
     

    천천히 그 남자와 걸어가며 멀어지는 그녀의 뒷 모습을 보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내가 뭐하는 거지 ?
     

    그녀와의 아름다운 추억에 젖은 내가 미련하다. 미웠다.
     

    멍하니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문득 느껴지는 얼굴의 빗방울에 하늘을 올려다 봤다.
     

    내 눈에서 나온 것은 아니다. 아마 비가 오려나 보다.
     

    멀어져가는 그녀를 보며 나지막히 말했다.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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