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들 보다가 답답해서 따로 글 씁니다.
순수하게 글에만 의존해서 실제 일어난 사실대로 나열해 보자면
서울권이공계를 붙음 -> 학비문제로 진학 못함 -> 의대간다고 친구한테 이야기함 -> 친구가 뭐라고 함 ->
그래도 계속 공부 -> 공부 도중 간간히 만남 ->만날 때마다 뭐라고 함 -> 하지만 의대 결국 합격
입니다.
여기에 달린 댓글들은, 그게 친구냐 너 무시한거다 등등.
친구 쪽을 사람 개무시하는 잡쓰레기로 만들었는데
일단 작성자의 상황은
학비문제로 진학을 못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준비해서 의대를 간다고 합니다.
서울권 이공계라는게 낮지는 않지만 의대랑 비교했을 때는 들어가기 훨씬 쉽다는 걸 아실겁니다.
3년간 해서 서울권 이공계를 간 친구가, 갑자기 의대를 진학하려고 한다? 가정형편도 안좋은데?
당신이 친한 친구라면 어, 잘될거야 화이팅! 해주나요?
얘가 서울대 좋은과에 붙었다가, 의대간다고 하면 그렇게 말 해줄 수도 있겠죠.
지금 붙은 상황에서도, 제가 친구입장이 되면 자기 주제를 알라고 하고 싶습니다.
"자기 주제"라는건 본인의 잠재능력이 아니라 본인의 상황을 의미하는겁니다.
돈도없고, 돈이 없으니 시간도 없고, 그런 상황에서 의대진학이라는 일종의 도박을 하는데
이게 자기주제를 파악하지 못한게 아니면 뭔가요. 이상을 쫓는게 아니면 뭔가요.
결과가 잘 되었으니까 친구가 나쁜놈이네 어쩌네 소리가 나오는거지
작성자가 무조건 의대 붙을 수 있는데 저런 소리 한거 아니잖습니까.
의대 붙을 수 있는데 의대 붙을까봐 악담한거 아니잖습니까. 상식적으로.
무시? 당신 옆에 별로 공부 특출나게 잘하지 않던 친구가
당장 취직해서 돈 벌어도 모자랄 판에 "나, 꿈을 쫓겠어!" 같은 헛소리하면
저런소리 나오죠. 친구를 무시하는게 아닙니다. 친구가 잡은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거죠.
네가 병신이라고 말하는게 아닙니다. 네가 잡은 방향이 병신이라고 말하는겁니다.
왜 같은 말을 굳이 "저 놈은 나쁜놈일거야." 라고 가정하고 듣는거죠?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말들을 굳이 나쁜쪽으로 몰아 가는거죠?
친구에 대한 복수를 한다구요? 친구가 저 소식을 들으면 웃으면서
"이야, 걱정 많이 했는데 잘 됬네 인마." 해 줄 수도 있습니다.
사실 저는 그럴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좀.
자신을 엿먹이려는 사람만 있다고 생각 하지 말고
긍정적/부정적 양면으로 해석이 가능한 사안이 있으면
긍정적으로 바라봅시다.
친구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데
굳이 그걸 하 진짜.
세상 참 뭣같이 사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