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종일 드림캐스트 잡고 사쿠라대전4 하다가
너무 호화(?)로운 그래픽을 보다보니 질려져서
이번엔 고전 게임 좀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 * 드림캐스트도 충분히 고전 게임기란 말은 하지 말아주세요 ㅠ_ㅠ)
그래서 팩을 모아둔 가방을 뒤적뒤적이니 나온 물건
패미컴용 스트리트파이터"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하간에 아는 분게 받은 팩인데, 받아놓고 바빠서 잊고있었습니다만
오늘에야 처음꺼내서 해보네요.
이게 왜 웃긴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해 드리자면
스트리트 파이터2만해도 패미컴의 후속기종인
슈퍼패미컴은 되서야 제대로 나왔고.
스트리트 파이터는 CD게임기도 넘어
두 세대나 지나서 드림캐스트/플스2는 되서야 게임기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게 "83년대 게임기"인 패미컴에서 돌아간다?
그렇습니다. 이건 흔히 말하는 중국제 짝퉁게임입니다.
특히나 앞면에서 오른쪽의 그림
바로 슈퍼마리오 USA (미국판 슈퍼 마리오 2)의 패키지 그림에서
마리오를 검은머리 소년으로 바꾼겁니다!!! 뭔데 스파랑 마리오 그림을 팩에??
그렇다면 대체 이 게임의 정체는 무엇인가!?
제가 한번 플레이해보겠습니다.
우선 제 게임기는 북미판이라서. 일본판을 끼우려면 이런 컨버터를 끼워주고
저의 애기(愛機) 레트론3에다가 꼽고서 스위치 온!!!
!?!?!??!?
하여간 이래서 팩게임기는.......
사실 이 맛에 아직도 팩 게임기를 합니다
몇 번 후후 불고나니 켜진 화면
바로 스트리트 파이터2의 오프닝입니다.
패미컴의 떨어지는 성능으로도 그럭저럭 그럴싸 하게 만들었네요.
근데 왜 흑형이 헐크가 된걸까요? 블랑카?
그리고 이어서 나오는 타이틀 화면
그 이름도 찬란한
"마리오 파이터 3 - THE HORLD HARRIOR"
월드 워리어가 아닙니다 '홀드 해리어'입니다.
저 사실 이런 게임 좋아해요
해적판 게임이 다 그렇지만 타이틀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집니다
일단 게임을 시작해보죠.
음... 오프닝이 스파2인 것이나 부제에서 보다시피 스파2를 기반으로 한 해적게임입니다
캐릭터 고르는 장면을 보니 오리지널보다 색감도 구리고, 그림도 조악합니다만
패미컴의 원래 성능을 생각하면 뭐, 이해 못 할 정도는 아닙니다.
그런데 캐릭터 선택을 넘기다보니
마리오??????
타이틀의 마리오가, 스파에 마리오를 집어넣었단 소리였어???
뭔 약을 빤겁니까!?
물론 마리오가 훗날 '대난투(스매쉬 브라더스)'같은 격투게임에 안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만
그건 원래 있던 게임에 들어간게 아니라, 새로 만든 게임이었구요.
스파에 마리오!?!?
애초에 인체비율이 안 맞지 않나요?
불꽃이 장풍인건가??
물론 아이디어 자체는 현재 캡콤의 '마블vs캡콤'으로 대표되는
'크로스오버 게임'을 한참 앞서가서 만들어낸 훌륭한 생각입니다만
이 바닥에서 놀아보신 분은 잘 알죠.
시대를 너무 앞서간 아이디어는, 대부분 기술력의 한계로 망한다는 겁니다.
3d를 도입한 버추얼보이라던가 버추얼보이라던가 버추얼보이
여하간 우선 마리오로 플레이를 해봤습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패미컴의 성능을 생각하면 스파는
그럭저럭 캐릭터의 특징을 잘 잡아 비슷하게 구현했습니다.
마리오만 혼자서 게임 그래픽을 늘려다가 스파 캐릭터 비율로 억지로 맞췄다는 거
모션이 멀쩡할리가 없죠.
이거 동영상으로 설명해야 될텐데;;;
마침 유튜브에 다른 사람이 찍어놓은 영상이 있으니
이걸 보시면 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몇번하다보니 기술도 모르겠고 판정도 이상해서 계속 지더라구요,
그래서 제 스파2 주캐인 가일을 잡고서 컴퓨터 마리오에게 덤볐습니다.
이게 또 적으로 나오면 강함OTL
내가 잡으면 X병신이고 컴이 잡으면 사기캐
그냥 내 손이 구린거임
결국 패배.
구글링 결과 승리대사인 "my strength is much greater than yours"(내 힘은 너보다 강하다)는 장기에프의 대사네요.
알아보니까 가일기반이라서 가일기술 쓰듯이 쓰면 된다지만
안 나가요 OTL
패드로 모으기 기술 쓰기 겁나 힘듬
이 게임은 이런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 스트리트파이터2를 하고 싶지만 도저히 돌릴 만한 여력은 안 되지만 패미컴이 있을 때 하면 좋음
근데 이 글을 볼 수 있는 환경이면 스파2정돈 가볍게 에뮬로 돌아감
정품팩과 게임기보다 이 팩을 구하는 게 더 어렵지 않나
- 집에 싫어하는 친구가 놀러와서 빨리 집으로 보내고 싶을 때, 이 게임을 시켜보는 것을 추천
* 그로인해 벌어지는 피해에 대해서 작성자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 자신의 혈압이 너무 낮아서 건강이 걱정되시는 분
- 요즘 머리에 피가 안 간다 싶으신분.
- 인생이 너무 행복해서 스트레스 좀 받아야 하는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