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br>갑자기 어릴때 일이 기억났습니다.</div> <div> </div> <div>그 당시 학생들에게도 정의의 개념을 알려주어야 한다며 초등학교 학생법원체험교육이 유행했던 것 같습니다.</div> <div>(일단 저는 대학학번 05이니 이 기준으로 생각하시면 될 듯)</div> <div> </div> <div>초등 6학년때의 일입니다.</div> <div>그래서 토너먼트 식으로 학생법원발표대회를 열게 되었습니다.</div> <div>반에서 조별로 판사, 검사, 변호사, 피의자, 피해자 등을 정하여</div> <div>시나리오를 짜고 판결장면을 재현하여 우수하게 발표한 한팀을 가려내는데,</div> <div>뽑힌 한 팀은 학년별 대항전에 나갈 수 있게 되는 식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사실 피해자와 피의자는 미리 정해졌는데, 이유는 간단했습니다.</div> <div>그 친구들은 판사, 검사, 변호사는 대본이 많아서 하고 싶지 않아했기 때문입니다.</div> <div>저는 초등학생때 집안 사정은 어려웠긴 하지만 나름대로 조 내에서는 제일 공부,발표를 잘 했기 때문에 조 내에서 판사를 맡을 수 있었죠.</div> <div>(그 당시에 초등학생이라도 사회적 위치 개념이 있어서 판사>검사>변호사 순으로 인기가 있었습니다)</div> <div>나름대로 판사이자 조장으로 열심히 시나리오도 짜고 조를 이끌었습니다.</div> <div> </div> <div>결과만 말씀드리면 반에서 저희 조가 1등을 했습니다.</div> <div>그런데 저는 학년별 대회에 나가지 못했습니다. 판사만 바뀌었거든요.</div> <div> </div> <div>담임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신 이유는? 제가 키가 작아서입니다.</div> <div>키가 작아서 우리 반이 불리할 것 같다고 하시더라구요.</div> <div> </div> <div>사실 대체판사는 키도 늘씬하게 컸고 부모님도 학교에 자주 찾아오는 그런 친구였습니다.</div> <div>부모님은 가끔 학교에 롯데리아 햄버거세트를 사오시는 분이었습니다.</div> <div>그때는 어린 마음에 우리 부모님은 형편도 안좋고 학교에 얼굴한번 비춘 적이 없어서 그렇다고 생각했지만,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고... </div> <div>여튼 담임선생님은 다른 반 판사는 키가 커서 이목집중이 잘 되어서 우리반 질수도 있으니까 한번만 양보하자고 하셨습니다.</div> <div> </div> <div>학년별 결과는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div> <div>그때 집에서 혼자 많이 울었어요 어린 마음에. ㅎㅎ</div> <div>그게 제 외모때문이든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건 정말 저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들었고</div> <div>선생님의 권위에 굴복하기 싫었는데 그럴수밖에 없었습니다.</div> <div>나도 전교생 앞에서 판사가 되고 싶었습니다.</div> <div> </div> <div>사실 이 이야기에는 특별한 주제는 없습니다.</div> <div>그냥 그때의 어린 저는 사회에 대해 극심하게 실망했던 것 같습니다.</div> <div>지금 생각해봐도, 정의를 배우기 위한 이벤트는 별로 정의롭지 않았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래도, 그때 그 친구가 판사로 바뀌고 나서</div> <div>부모님이 보내온 롯데리아 데리버거는 참 맛있었습니다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