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10년 되가는 아련한 과거를 떠올리려니 글이 길어지네요. 긴글 주의!</div> <div> </div> <div>저는 지방에서 고등학교까지 나오고 대학교를 서울로 왔습니다. 빠른이니까 내 나이 19?</div> <div>대학교 2학년 되서야 친구따라 술집도 갈 수 있는 20살이 되었습니다.</div> <div>생일인 2월이 지나서 신학기가 되서 룰루랄라 이제 나도 성년의 쾌락을 즐겨볼까!! 는 개뿔.</div> <div> </div> <div>부모님한테 전화 한통이 날라왔습니다.</div> <div>" 이놈의 기집애 돈 들여서 학교 보내놨더니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거야! 당장 내려왓! "</div> <div> </div> <div>어리둥절?</div> <div>안그래도 저희 아부지, 저를 이상하게 불신하는 경향이 있으십니다.</div> <div>중고딩 때, 집에서 누군가가 야동을 본 흔적이 있다. 라고 하면 무조건 저라고 생각하십니다.</div> <div>20대 팔팔한 언니도 있고, 이제 성에 눈을 뜬 남초딩도 있는데 왜!!!! 학교-학원-과외 트리를 타면서 새벽2시만 되면 실신하던 나인데 왜!</div> <div>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꼐 팬픽을 돌려보고, 몰래몰래 언니의 야한 소설들을 읽은 적은 있을지언정 맹세코 야동은 거들떠도 안 봤습니다.</div> <div>천성이 게을러서 모범생 소리는 안들어봤어도 우등생 소리 들어가며 공부만 하던 나였건만... (간혹 이상한 수집 덕질과 취미가 있었지만요 데헷.)</div> <div> </div> <div>20대 초반에 남들 다 가는 유럽 여행 또는 어학 연수, 너 외국 가면 마약 할거니까 안돼. 라고 단호하게 반대하신 아버지입니다.</div> <div>(저 술 못합니다.... 동생 제외 가족들이 알콜 분해 효소 따위 개나 줘버려 ㅋ 라서 기껏 잘 마신다고 해봐야 과실주나 맥주 한캔? </div> <div>맥주가 상해서 박스채 버리고, 고급 양주나 와인 코르크 마개가 썩어서 교체하는 집이 바로 저희 집입니다.)</div> <div> </div> <div>술도 못 마시는 제가 마약은 개뿔. (심지어 몸도 썩 정상은 아님. 쓸개도 없고 간도 제 기능을 못함 ㅠㅠ) </div> <div>그런데도 2g 폴더폰 쓰던 시절에 네이트? 무슨 친구찾기로 밤 10시만 되면 제 위치 추적하던 저희 아부지...</div> <div>(물론 전 귀차니즘 때문에 항상 집/학교에만 있었습니다...)</div> <div> </div> <div>항상 절 불신하던 저희 아버지였는데, 제 이름으로 고소장이 고향집에 날라왔으니 뒷목 턱 잡으셨죠.</div> <div>저도 (귀찮아서) 남들이랑 싸우지도 않고, 누구한테 해코지한 적도 없던 인생이라 부랴부랴 짐 싸서 내려갔습니다.</div> <div> </div> <div>고향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내가 뭘 잘못했는지 내 스스로도 모르는데</div> <div>단지 '내 이름'으로 고소장이 날라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너무 무섭더군요.</div> <div>막 온갖 상상이 되면서 눈물이 나올 정도였습니다.</div> <div> </div> <div>집에 가서 확인한 결과, 고소장은 제 이름으로 날라온게 맞았습니다.</div> <div>사유는 출판 소설의 불법 공유(업로드)로 인한 저작권 위반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저희 어머니, 아버지는 요노무 기집애가 공부는 안하고 나이 먹어서도 만화책 좋아하더니 결국엔 사고를 쳤다고 등짝 스매쉬를....</div> <div> </div> <div>이게 뭔 날벼락, 개풀뜯어먹는 소리라냐.</div> <div>엔*라는 공유 프로그램을 통해 소설 텍스트 파일을 제 아이디로 업로드 했다고 하더군요.</div> <div>? 난 소설 다운 받은적도 없고 업로드 한 적도 없는데? 대학 와서 적응하는 것도 바빠 죽겠는데 무슨 소설????</div> <div> </div> <div>엔*는 엔티*라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파생된 공유 프로그램으로 당시 중학생이던 저는 아이디를 가지고 있었습니다.</div> <div>그리고 그 아이디는 저희 언니도 함께 사용을 했습니다 ^^* </div> <div>소설 덕후였던 저희 언니.... 열심히 공유 프로그램에서 텍스트 파일을 다운로드 받았고...</div> <div>아차! 본인도 모르게 그 텍스트 파일 하나가 자동 업로드, 공유 되는 폴더에 들어가고야 말았던 것입니다.</div> <div> </div> <div>무서운건 이 1건의 불법 공유 사건은 제가 중3이었던 시절에 벌어진 일이었고</div> <div>고소장은 시간을 뛰어넘어 막 법적 성년이 된 저에게 날아온 것이죠. 소오오오름</div> <div> </div> <div>이게 집단적으로 작가 대행으로 불법 업로더들을 색출해서 고소하는 변호사 측?이 있더군요.</div> <div>그 쪽에서는 학생이면 합의금 100만원인데 성인이기 때문에 합의금 300만원이라고 했습니다.</div> <div>업로드 하던 당시는 미성년자였지만, 고소장을 받은 지금은 성인이기 때문에 300을 내라! 싫으면 경찰서 ㄱ</div> <div> </div> <div>고소장 받은 저는 이제 내 인생 어뜨케 ㅠㅠㅠ 나 이제 앞으로 인생에 줄 그어진거 아냐 ㅠㅠㅠ?  엉엉 울고</div> <div>사고를 친 당사자인 언니는 (저보다 언니지만, 시간이 10년 정도 지나고 보니 언니도 그 때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20대 처자였을 뿐이더군요...)</div> <div>저에 대한 미안함과 300만원이라는 거액의 합의금 앞에 안절부절 눈물 찔찔 ㅠㅠ</div> <div> </div> <div>한심한 딸들의 작태에;</div> <div>아버지는 너네 둘이 손잡고 경찰서부터 다녀오라고 하셨습니다. 한두살 먹은 것도 아니고 성인인데 너네 일은 너네가 책임지라며......큽...</div> <div>그래도 아버지가 친구분이 경찰서에 있으니 연락은 해주시겠다며....아부지....!!</div> <div> </div> <div>그래서 진짜 언니랑 손잡고 경찰서 같이 갔습니다.</div> <div>파출소는 길 잃어서 몇 번 가봤어도 경찰서는 난생 처음이라 벌벌 떨면서; 고소장 하나 손에 쥐고</div> <div>어딜 가야하나 두리번 두리번 하는데, 친절한 형사님이 사이버 범죄 수사대? 뭐 이런 쪽으로 안내해주셨습니다.</div> <div> </div> <div>우선 책상 앞에 앉으라고 해서 나란히 앉았는데 어떤 험상궃게 생기신 형사님이 들어오셨습니다.</div> <div>뵈었던 형사님들이 인상 좋은 아저씨들이셔서 마음이 편했는데, 급 마음이 불편해졌습니다. 그래 여기 경찰서였지 ㅠㅠㅠ</div> <div>그런데 그 형사님 왈, "여기 우리 반장님 친구분네 딸들 와 있다던데????"</div> <div> </div> <div>아...............맞다....아부지 친구분.....조폭이랑 마약 담당이셨댔지....</div> <div>고향이 옛~날,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지만! 옛~날에 조폭관련 시끌시끌 했던 지역이라 아버지 친구분이신</div> <div>형사님도 제법 험상궃은 인상에 강인한 분이셨습니다. 어린 마음에도 무서워서 인사할 때 찔끔찔끔 했던 기억이;</div> <div>그런데 여기 왔더니 그 아저씨가 험상궃은 아저씨들 대빵이였어...... 믿음직스럽지만 더 공포감이 드는 이유는 왜죠;</div> <div> </div> <div>- 아, 이 아가씨들이 그 소설 불법 공유? 왜그랬어요~ </div> <div>그러니까요, 이게 어떻게 된거냐면 이러쿵 저러쿵 ㅠㅠ </div> <div>- 아 그래요? 근데요.</div> <div>네 ㅠㅠ?</div> <div>- 배 안고파요? 짱개 먹을래요? </div> <div>....네?</div> <div> </div> <div>형사님들은 친절했습니다. 당시 경찰서 분위기가 한산한 편이었는데, 큰 사건 하나를 해결하고 높으신 분들은 사건 관련해서 윗분들 만나러 가고</div> <div>마침 사건들도 별로 없다보니 서 내에 남아계신 형사분들은 심심(..) 하셨답니다. 그런데 강력계 형사반장님의 아는 분 딸들이 여기 와있다니까</div> <div>다들 뭔 일이래~ 뭐래~ 하면서 구경을 오셨고, 마침 점심시간이라 배는 고프고, 손 잡고 온 처자들은 벌벌 떨면서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ㅠㅠ </div> <div>하는게 안쓰러우면서도 웃기기도 하고; 뭐 그런 상황이였죠.</div> <div> </div> <div>그래도 그 우락부락하지만 멋진 형사님의 등장 덕분에 담당 형사님께서도 좀 더 열심히 응해주셨어요.</div> <div>고소인 측이랑도 열심히 전화해주면서 조율해주시고. 덕분에 원만하게 사건은 합의로 마무리 되었습니다.</div> <div> </div> <div>진짜 제가 저 웃픈 일을 겪고 느낀건 '착하게 살자'입니다.</div> <div>그 전에도 그런 적은 없었지만, 저 일 이후로도 전 절대 넷상에서 악플? 욕설? 불법 공유? 절래절래.</div> <div>어휴, 내가 싼 똥은 돌고 돌아 어떻게든 돌아오게 되 있는걸 배웠는데 어떻게 하겠습니까? (심지어 난 내가 싼 X도 아니였는데 ㅠㅠ)</div> <div> </div> <div>제 이야길 듣고 혹자는 저보고 억울했겠네~ 라고 하더군요.</div> <div>아뇨. 전 억울하지 않습니다. 비록 내가 미성년자 때 일어난 사고가 성년이 되었을 때 쓰나미로 몰아쳤지만.</div> <div>내가 한 일은 아니지만 내 아이디로 벌어졌기 때문에 저에게 명백하게 책임이 있고 제가 잘못을 한거죠.</div> <div>(물론 제 아이디를 사용한게 가족이기 때문에 제가 함께 책임을 진거고, 남이었다면 상황이 달라졌겠죠.</div> <div>여기서 또 한가지 배우게 됩니다. 아이디 공유? 진짜 큰 일날 소리;;)</div> <div> </div> <div>저희 집은 이 일 이후로 공유? 하면 부들부들합니다.</div> <div>고향 집 IPTV는 공중파, tvn, 영화 등등 월정액 끊고 봅니다.</div> <div>벽 한쪽에 책방에서 쓰는 슬라이드식 책장 마련하고 책은 당연히 사서 봅니다.</div> <div>돈없으면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책장이 꽉 차면 전자책 사서 봅니다.</div> <div> </div> <div>사실 이게 당연한거고, 정상적인건데. 이렇게 하기가 쉽지가 않죠.</div> <div>그래도 해야합니다. 진짜 고소장은 언제 어떻게 날라올지 모르거든요 ㄷㄷ</div> <div> </div> <div>저게 벌써 10년 되가는 일입니다. 10년 전에도 이랬는데, 요즘엔 더 얼마나 법이 칼 같을까요. </div> <div> </div> <div>의도치 않은 소설 한 권 분량의 텍스트 파일 업로드로 저는 이제 막 세상에 발 내딛은 20살에 울면서 경찰서에 갔습니다.</div> <div>제 의도와 상관없는 불법 다운과 공유로 인해서 인생 쓴맛 경험하고 대가도 치뤘습니다. </div> <div>(합의로 끝나서 제 이력? 뭐 이런데는 안남을거라고 당시 형사분께서 말씀은 하셨지만.. 그건 또 모르겠네요.</div> <div>그나마 제가 교직이나 공무원과는 거리가 멀어서 언니를 원망할 일은 없을거라고 봅니다.)</div> <div> </div> <div>근데 명백한 본인들 손으로 올리고 다운받고 다시 공유하고.</div> <div>심지어 그게 음란물? 절래절래. </div> <div> </div> <div>고소 안될 것 같죠? 고소가 어려울 것 같죠?</div> <div>본인들 이름으로 고소장 날라오는거 진짜 한순간입니다. 정말 쉬워요.</div> <div>진짜 어려운건 그 고소장 본인 손에 쥐고 경찰서 가는 발걸음 떼는게 어렵거든요.</div> <div> </div> <div>일부 정상참작이라도 받을 수 있게 반성의 기미라도 보이면 좋겠네요.</div> <div>진짜 인생은 실전입니다 절래절래</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