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 객지 생활을 접고 시골 동네에 자리 잡고 사는 아저씹니다.
이맘 때면 전국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제가 있는 곳은 바닷가 동네라 피서객들이 많이 오시는데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 가지만 부탁을 좀 드리려구요.
한적한 시골길이라고 도로 위로 함부로 걸어다니지 말아 주셨으면 해요.
여러분들께는 낭만적인 시골길이겠지만
그곳은 엄연히 차가 다니는 도로이고 저희가 밥줄을 걸고 움직이는 도로예요.
도로교통법상으로도 절대로 사람이 걸어다녀서는 안 되는 곳이에요.
인도가 멀쩡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도로로 다니시는 분들...
여러분들의 낭만스런 추억도 중요하지만
운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정말정말 위험한 일이에요.
하루에도 몇 번씩 가슴을 쓸어내려야 해요.
특히...
야간에 도로 위를 산책하시는 분들...
흰옷이든 검은옷이든 가로등이 없는 깜깜한 시골길에선 아무것도 안 보여요.
여러분들 입장에선 자동차 전조등이 잘 보이시겠지만
운전자 입장에서 보면 바로 눈앞에 나타나기 전까진 아무것도 안 보여요.
그러니 제발 산책은 안전한 인도로 하시고,
인도가 없는 곳에서는 도로 가장자리로 다녀 주세요.
여러분들이 삼각 수영복만 입고 출퇴근 시간에 술 취한 채로 돌아다녀도 괜찮아요.
비키니만 입고 동네를 돌아다니는 건 정말 감사합니다.
한밤중에 술 취해서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서로 싸워도 괜찮아요.
각박한 사회생활에 지친 여러분이 그렇게라도 스트레스를 풀고
건강하게 다시 사회로 복귀할 수 있다면 저희는 참을 수 있어요.
하지만
절대로 도로 위로 걸어다니시는 행동은 삼가주세요.
한적한 시골길의 낭만을 즐기시려다가
여러분이나 시골 사람들이나 한방에 골로 가는 수가 생깁니다.
꼭 부탁드릴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