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학원 다녀 오는 길에 한 할머니께서 절 불러세웠습니다.
"학생 내가 정말 미안한데 버스비가 없어서 그런데 버스비 좀 줄 수 있나? "
하시는 겁니다.
순간 요양원에 계신 제 친할머니가 생각나 망설임 없이 돈을 드렸습니다.
"할머니 버스비 천원 넘으니깐 2천원 드릴게요. "
"아이고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
할머니는 연신 고개를 숙이셨습니다.
집에 온 후 어머니께 이런 일이 있었다 말하니까 제가 속았다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거짓말을 하고 하루에 몇만원을 번다면서요. 어리숙하게 왜 돈 줬냐고 하시더라구요.
설마 그럴까 생각했습니다. 만에 하나 그렇다 하더라도 겨우 2천원인데 생각했죠.
근데 오늘 그 쪽을 지나는데 그 할머니가 다른 학생을 붙잡고 돈을 받고 계시더라구요.
그 모습을 본 순간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전 사실 돈 구걸하는 분들께 돈 주는걸 싫어하거든요.
아무런 노력없이 구걸하면서 하루에 몇만원을 벌려고 한다는 것이 싫습니다.

저는 할머니가 돈도 없이 집에 못갈까봐 안타까워서 돈을 드렸는데 할머니는 그런 저를 단지 돈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했다니...
정작 저도 돈을 벌지 못하고 있는 학생인데 말이죠.
한순간 배신감을 느꼈고 다음부턴 절대로 그런 사람들한테 돈을 주지 않겠다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본다면
얼마나 어려우면 저러실까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당신을 보살펴 줄 자식이 없을 수도 있고
집에 아픈 손녀애가 있을 수도 있고...
그렇게 생각하니 2000원, 할머니 점심값으로 보탤 수 있었다면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잘 한거겠죠?
다음에 돈 버는 직장인이 되면 어려운 사람들 아무 의심없이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