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살,

2010년 4월 한달 가량을 도보로 국토종단을 했습니다.

해남 땅끝 기념비에서 고성통일전망대 매표소(매표소에서 전망대까지는 차량으로 이동할수 밖에 없음)까지 26일은 걷고 3일은 휴식을

취하며 완주했습니다.

하루에 30~45킬로미터, 시간당 3~4킬로 걷고 또 걷고..

문제는 3년후인 지금 나타나내요.

후유증,, 특히 무릎과 골반 관절이 삐그덕 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자부심으로 고통을 잊기엔 점점 더 심해지고 있어서 여러분께 도움이 될런지 모르겠지만 주의사항 알려드릴려구요.

1. 짐은 아주 가볍게 준비하세요. 봄 가을 떠나는 여행에는 입은 옷 과 여벌의 옷 한벌, 속옷 두장, 양말 2켤레 정도면 충분할겁니다.

밤에 자기전에 세탁해서 말려뒀다가 다 안마르면 베낭에 걸쳐서 말리면서 다니면 됩니다.

옷이 가볍긴해도 여러벌 쌓이면 무게가 많이 누적되는데요. 걷다보면 저것 마저도 인생의 짐 같이 적잖은 무게로 다가올겁니다.

2.비상약 은 상처연고하나, 설사약 몇알 정도만 챙겨가세요.

3.카메라, 특히 dslr카메라 가지고 떠나셨다가 하루 지나보면 이건 사치구나 싶으실 겁니다.

가벼운 똑딱이 카메라 하나 있으면 준비해가시고 휴대폰 카메라도 성능이 좋으니 대체하시길 바랍니다.

4. 신발은 최대한 가볍고 뒷꿈치가 푹신한걸 추천합니다. 요즘 트레킹화라고 나오는데 그건 가벼운 트레킹용이지 장거리 도보와는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걷다보면 신발의 무게도 천근만근 느껴질테니 최대한 가볍고 통풍잘되는걸로 준비하세요.

5.베낭 짐을 짤때 무게 중심을 잘 맞추시길 바랍니다.

이 점 소홀히 했다가는 저 처럼 한쪽 다리만 삐그덕 거리는 아픔 맛 보실수 있습니다.

6.잠은 최대한 편한 곳에서 자는걸 추천하고(씻고,자고), 혹여나 만날 숙박지를 못찾으면 마을이장님이나 면사무소 혹은 교회에 말씀 잘 드리면

왠만하면 다 재워줍니다. 마을회관이나 면사무소 숙직실,교회의 복지관, 사찰 도 괜찮습니다.

7.음식은 참 .. 쉬운게 아니더군요.

어느 지역을 가도 아침을 먹으려고 들어가면 1인분을 잘 안해주려고 눈치를 주는 편입니다.

기사식당이나 조금 늦게 문여는 중국집, 24시간 김밥집 추천합니다. 든든하게 먹으려 들어갔다가 1인분 안합니다 라는 소리 들으면

하루 기분을 망칠수도 있습니다.

식사를 하고 여분의 초콜릿바, 500mm 물한병 준비하면 도움이 될 겁니다. 탄산음료,이온음료는 비추 입니다.

8.등산스틱은 개인적으로 다르겠지만 어쩌다 만날 깔딱고개라던가 산골 지름길을 이용할때 아주 좋습니다. 물론 대신할 나무지팡이 정도는

주위에 널렸을겁니다.

9.목적지를 정했으면 그걸로 하루를 마감하시길 바랍니다.

중간에 관광지 있다고 돌아가면 목적지에 아주 늦은 밤에 무서운 차들을 겁내며 걷고있는 자신을 발견할겁니다.

중요관광지는 나중에 차량을 이용하시길 추천드립니다.

10.휴대용 손전등(예상 도착시간 보다 늦어져 어두울때 꼭 필요)과 가방에 부착할수 있는 자전거용 시그널 하나도 꼭 필요합니다.

요즘은 스마트폰이 아주 좋아서 지도 등을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되니 좋겠어요.

제가 걸을땐 스마트폰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2g폰이라서 ㅋ 지도책 하나 사서 갈 부분만 오려서 붙이고 했던~ 나머지는 버렸던 기억이..

지나온 지도는 한장의 무게라도 줄이려 또 버리고~~

혹시나 더 궁금한게 있으시다면 댓글 남겨주세요^^;;

이 글을 적는 목적은 무리한 계획으로 나섰다가 몇 년 후에 일어날 후유증 예방 차원입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참, 도보여행을 했던 길을 차량으로 반대로 이동해봤는데 논두렁,버스정류장,어느 집의 멋진 돌담 하나 하나 다 기억이 나더군요.

신기했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제가 걸었던 루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