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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freeboard_674655
    작성자 : 돌아
    추천 : 3
    조회수 : 6430
    IP : 182.213.***.143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3/04/06 01:50:34
    http://todayhumor.com/?freeboard_674655 모바일
    족지도 사기사건에 당했네요.

    청주로 외근을 갔다가 서울로 돌아오는 길 고속도로 휴게소(아마도 청원 휴게소)에서

    히치하이킹을 시도하는 일가족을 만났네요.

    어른 남자, 아기를 안고 있는 여자, 남자 아이 한 명. 이렇게 네 명이었고요.

    행색이 아주 검소하고 초라해서 정말 모처럼 육지로 나들이 나온 순박한 시골사람처럼 보였어요.

     

    태워 주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울릉도 족지도라는 섬에서 모처럼 목포로 여행을 나왔다가

    지갑을 소매치기 당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서 울릉도 집으로 도로 돌아가는 길이라더군요.

    그래서 감포항으로 가는 길에 있는 가까운 휴게소로 태워다 달라고 하길래 흔쾌히 알았다고 했어요.

     

    사실은 오늘 애인과 메일로 헤어지자는 이야기를 하고 난 이후라 기분이 안 좋아서

    바람도 쐴 겸 서울로 돌아가는 계획을 바꿔서 감포항까지 직접 가주려고 했어요.

     

    그래서 네비게이션 목적지로 감포항을 설정했는데

    아무래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아기도 불편하니 돈을 좀 빌려주면 버스를 타고 가겠다고 하네요.

     

    25만원만 빌려주면 나중에 계좌번호로 꼭 송금해 주겠다고 약속하더군요.

    그래서 입장 휴게소에 들러서 30만원을 찾아서 주고는 수원 버스터미널까지 바래다 줬어요.

    사실 그렇게 돌려받아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요.

     

    집에 와서 정말 울릉도 족지도라는 곳에 놀러 가볼까 하고 인터넷으로 검색해 봤는데

    그런 지명은 없고

    울릉도 족지도 일가족 도와줬다는 사람이 아주 많네요.

    알고보니 사기.. ㅜ.ㅜ

    ATM기로 출금하기 전에 핸드폰으로 진작 검색해 볼껄. ㅜ.ㅜ

     

    아래는 피해사건 링크

    http://pann.nate.com/b201817519

    http://www.bobaedream.co.kr/board/bulletin/view.php?code=accident&No=83310

    http://tvpot.daum.net/clip/ClipView.do?clipid=45358808

     

     

    그래서 112에 신고하려고 해 봤는데

    일단 상대방에 대한 인적사항이 확실하지 않아서 수사가 힘들다고 하네요.

    차량에 지문이 남아있을거라고 이야기 하니까

    동네 파출소나 지구대에 먼저 신고해서 정식적인 절차를 밞아야

    과학수사대를 통해서 수사를 진행하는게 가능하다고 하네요.

     

    여러분..

    혹시 고속도로 운전을 자주 하는 분이시거나 그런 분과 자주 동승하는 분이시라면

    히치하이크를 시도하는 일가족을 조심하세요.

    족지도에서 왔다고 하면 조심스럽게 경찰서로 고고..

     

     

    덧)

    아주머니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고 아저씨가 조분조분하게 말을 참 잘 걸어왔어요.

    어디 사느냐 장가는 갔느냐 고향이 어디냐...

    신기한게 제 고향이 경북 영덕군 영해였는데 그곳에 대해서 너무도 잘 알고 있었어요.

    제가 모르는 고향의 제일 큰 교회라던가 이름은 들어봤지만 잘 가보지 않은 동네라던가...

    그래서 알고보니 동문 대선배님이셨구나 하면서 화기애애하게 왔거든요.

     

    대화 하기로는 그 남성은 1966년생이고 울릉도에서 산지는 15년 정도 되고 고향이 나와 같은 영덕이며

    여성은 강원도가 고향이라 경상도 말을 안 쓰고,

    남자 아이가 6학년, 아기가 8개월이라고 했어요.

    아기가 칭얼대길래 에어컨도 시원하게 켜 줬는데. ㅜ.ㅜ

     

    남자와 여자 모두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혼자서 컸고

    남자는 중학교 2학년 때 출가해서 부산에서 일용직을 하다가 원양어선을 탔다고 했어요.

    원양어선은 수입은 월 800~1500만원 정도로 괜찮지만

    일단 타고 나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자루에 넣고 구타하고, 혹시 죽기라도 하면 바다에 던지고

    사고처리 해버리는 식의 무서운 일이 비일비재하다면서 누가 타겠다고 하면 말리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아들래미가 아이온이라는 온라인 게임에 빠져 있어서 좀 걱정스럽다는 이야기도 했어요.

    한 시 반에 하교해야 할 아이가 세 시 반에 들어오면 걱정되어서 바로 뛰어 나간다고..

    아무래도 바다라서 정해진 시간이 아니면 걱정된다는 이야기도 하고요.

    그 아이는 어이없이 속아 넘어가는 저를 보면서 세상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했을지 참...

    돌아의 꼬릿말입니다
    그래도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 증명하기 실패.
    세상은 넓고 호구는 많다... 증명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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