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br></p><p>아껴뒀던 AOC 와인을 한 병 깠다.</p><p>이번 주 감기 기운이 있어서 계속 금주하고 있었는데,</p><p>선거결과를 보니 도무지 마시는 않고는 안될 상황이다.</p><p>이럴 때 안마시면, 술은 언제 마시느냐라는 근본적 의문과 마주섰다. </p><p><br></p><p>1962년 즈음을 생각해 보자.</p><p>1960년 일본의 수상은 기시 노부스케.</p><p>제국주의 시절 오족협화 왕도낙토를 표방하는 만주국을 건설했으며, </p><p>A급 전범이지만 일본 총리가 되었다.</p><p>북조선에서는 김일성이 수령.</p><p>남한에서는 1961년에 5.16 군사쿠데타로 박정희가 집권.</p><p><br></p><p>그 이후로 50년 후, 2012년 동북아시아.</p><p>일본은 기시 노부스케의 외손자 아베 신조가 일본 총리.</p><p>북조선은 김일성의 손자 김정은이 최고사령관.</p><p>한국은 박정희의 딸이 대통령.</p><p><br></p><p>후세사가들이 볼 때, 동아시아의 이 50년은 뭉뚱그려서 볼 것이다.</p><p>전화기를 한 대씩 들고 다니는, TV, 자동차의 급속한 보급의 시대를 보는 것이 아니라,</p><p>인류정신의 발전에서 별 차이가 없는 시대로 볼 것이다.</p><p>나폴레옹 1세와 나폴레옹 3세의 차이 정도?</p><p>너무 유사해서, 200년만 지나면 역사시험을 볼 때 아이들이 이 시대를 헷갈려 할 수도 있다.</p><p><br></p><p>뛰어봤자 거기서 거기였던 것.</p><p>독재에 반대하고, 직선제를 이끌어내고 많은 희생을 치루었던 5.18, 6.10 민주화 선배들의</p><p>과업은 그것대로 위대했지만,</p><p>긴 역사에서 우린 너무 볼품 없는 걸음에 머물고 있다는 생각.</p><p><br></p><p>어쩐지, 김대중, 노무현 당선될 때 너무 잘 풀린다는 느낌이 있었다.</p><p>수구세력이 다시 전면에 나설줄이야..</p><p>광주에서는 5, 6월에 제사 안지내는 집이 없다고 한다.</p><p>그 사람들에 대한 부채의식을 나머지 국민들은 가져야 한다고 본다.</p><p><br></p><p>술 잔이 비는군..좀 채우고...</p><p><br></p><p>여하튼, 여기서 주저앉을 순 없고, 딱 오늘만 슬퍼하자. </p><p>물론, 슬퍼할 동기가 있는 사람들에 한정해서.</p><p><br></p><p>내일부터는 또 할 일이 있다.</p><p>향후 5년을 조금이나마 덜 나쁜 것으로 만들 의무 말이다.</p><p>가장 중요한 것이 공약 감시다.</p><p><br></p><p>그네히메 생의 숙원은 아버지의 복권이다.</p><p>박정희에 대한 재평가를 모든 부문에서 하려고 할 것이다.</p><p>그것이 그녀를 여기까지 끌고 온 유일한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p><p><br></p><p>그러다 보니, 공약에 대해서는 보수색을 덜어낸 부분이 있다.</p><p>박정희를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색조 화장을 했다.</p><p>군 18개월로 단축한다고 했다.</p><p>반값 등록금 한다고 했다.(물론, 장학금 형태이기에 좋은 방법은 아니다.사학은 먹고 산다)</p><p>경제민주화 한다고 했는데, 가장 중요한 이 부분은 그녀 자신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p><p>모른다는 사실이 토론회 때 밝혀졌기에 기대할 부분은 아니다.</p><p><br></p><p>박근혜에게서 유일하게 딱 하나 장점으로 평가할 부분은 여성이라는 것이다.</p><p>한국의 여성 인권 순위는 조사국 135개국 중에서 107위 정도로 우간다와 비슷한 수준이다.</p><p>이 순위를 도무지 이해 못하는 일베민들이 있겠지만,</p><p>한국 여성 인권이 낮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p><p>물론, 한국 남성도 힘들게 살지만, </p><p>여성지위가 향상되면 남성도 편해진다는 메카니즘을 이해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p><p>여하튼, 시스템은 더 공고해진 보수지만, 여성 순위 자체는 다소 올라갈 것이다.</p><p>고위공직자 항목이란게 있으니.</p><p> </p><p>5년동안 공약만 감시해도, 최악은 막을 수 있다.</p><p><br></p><p>노인들은 변화의 속도를 두려워한다.</p><p>느려지기를 선택했고, 이제 그렇게 되었다.</p><p>젊은이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다닐 때에도, </p><p>영어약어를 쓰고, 모르는 현대언어를 쓸 때에도 불안해 했다.</p><p>그들은 익숙한 낡은 시대를 선택했고, 그 선택을 꼭 뭐라 할 수는 없다.</p><p>그들이 살기 불편한 시대가 되었으니까 그들은 과거를 선택했다.</p><p><br></p><p>20대 투표율과 보수정당 지지율은 유감이다.</p><p>프랑스 문인, 미쉘 트루니에가 말했다.</p><p>어린아이는 기본적으로 보수적이라고.</p><p>아직 부모 무릎 위에 있는 그들은, 바꿀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p><p>어린아이인 그들이 앞으로 나올 참혹한 세상의 현실,</p><p>그들이 스스로 선택한 그 세상을 마주대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먹먹하다.</p><p><br></p><p>'너도 독재 한번 당해봐'라는 본전 생각을 가질지도 모르는, 이제 이 세상을 뜨는 노인들 말고,</p><p>기꺼이 스스로 선택한 험악한 사회에 뛰어들려는 20대를 위해서 건배하고 싶다.</p><p><br></p><p>중국 어느 정치인이 그랬던가.</p><p><br></p><p>"흥미로운 시대를 잘 살아봐." </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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