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pan style="font-size:16px;">우리는 그 흔한 보험하나 들어놓은게 없었다. 어머니 암 진단 이후부터 모든 비용을 친척들이 해결해 주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이제 다시 출국해야 했다. 여동생 문제가 있었는데, 동생에게 물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ㅇㅇ아, 너 여기서 외할아버 외할머니랑 지내면서 한국에서 학교 다닐래? 아니면 그냥 오빠 따라갈래?”</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나 오빠 따라갈래”</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내심 뭔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다. 어린 동생이 그래도 오빠를 더 믿고 의지 한다는게 괜히 뿌듯했다고 해야 하나.</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렇게 한국의 모든것을 정리하고 다시 출국 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도로 돌아와서 학교는 다니는둥 마는둥 했고, 식당도 종업원 급여 겨우 줄 정도였다. 이렇게는 안될것 같아서 취직을 해 보려 노력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마침 모 한국계 대기업 법인에서 통역 직원을 구한다는 글을 보았다. 아직 그 나라 말이 유창하진 않았지만, 잘 할수 있다고 조금은 뻥을 쳤던거 같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ㅇㅇ씨, 이나라말 잘 해요?”</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아, 온지 오래되진 않아서 엄청 유창하진 않지만, 언어는 금방 습득 할 수 있습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영어는 잘 해요?”</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네, 영어는 유창합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면접을 보던분이 사무실 건너편의 다른 직원분을 잠시 불렀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ㅁㅁ씨, 여기 이분 오늘 면접 왔는데, 영어로 한번 인터뷰 잠깐 해 보실래요?”</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나중에 알았지만, 미국에서 유학을 한 여직원 분 이셨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렇게 짧은 영어 인터뷰를 마치고, 다행히 영어실력 문제 없다는 보고를 하고 본인 자리로 돌아가셨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급여는 얼마 주면 될까요?”</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아, 혹시 여기 계시는 다른 통역 직원분들은 얼마정도 받으시나요..?”</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지금 대충 2500불 정도 될 거에요”</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럼 저는 1000불만 주세요.”</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예? 1000불은 좀 너무한거 같고… 1500불 줄 테니까 해 볼래요?”</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넵! 저야 감사하죠!”</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럼 내일부터 출근해요.”</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동남아라는 특성 때문인가.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 할 대기업에 통역직으로라도 취직 성공했다. 그것도 너무 쉽게.</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취직을 한 지 얼마 안되어 식당은 정리 하기로 했고, 처음으로 해 보는 정식 직장생활에 뭔가 설레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당시 내가 들어간 부서는 시설관리 팀 이었고, 취직한 회사는 동남아에 갓 진출한 백화점 회사였다. 내가 입사 할 때쯤 백화점이 한참 건설중 이었고, 시설팀에서는 공사와 관련된 전반적인 사항들을 협력업체들과 협의 하고 현장에 반영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난 사실 중학교 1학년때 부터 막연하게 사업가가 꿈 이었다. 언젠가는 사업을 할 거고, 창업을 할 것 이라고. 하지만 아무런 자금 없이 어찌 창업을 하겠는가. 그리고 난 내 스팩에 취업이라는 현실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 도 겪어보았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래서 이 때 생각했다. 대학 졸업장도 없고, 이렇다할  스팩이 없으니, 동종 업계 경력이라도 3년이상 쌓아 두어야 겠다고. 언젠가는 할 사업이지만, 그 사업이 백번 잘 되리라는 보장도 없고, 만약에라도 무너지고 망하면, 다시 취직 할 때 내밀수 있는 이력 한줄 정도는 있어야 하니까.</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불행인지 다행인지, 업무가 내 적성에 맞았다. 단순 통역을 넘어서서 설계도 검토, 공정 관리, 감리, 협력사와의 협의, 등등 빠르게 습득해 나가며 회사내에서 조금씩 인정을 받고 있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렇게 딱 1년을 근무하니 백화점이 오픈 하였고, 시설팀의 역할이 많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때 마침 현지의 부동산 시행사로 운 좋게 스카웃 되어 이직하게 됐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현지 회사에는 듣도 보도 못 했던 워라벨 이라는것이 존재 했다. 이 때 부터 모아 두었던 돈, 주변 사람들에서 조금씩 투자 받는 돈을 활용해 소소한 부업들을 했다. 1~2천 만원의 소자본으로 할 수 있는 자잘한 장사나 사업 이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내가 받는 월급으로 도저히 동생의 학비와 집안 생활비를 모두 충당 할 수 없어서 닥치는대로 시도해 보고 도전해 봤던것 같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렇게 또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 3년동안 2개의 스타트업을 말아먹었고, 식당 한개를 더 말아먹었지만, 또 나름 짭짤하게 돈을 번 사업도 두개정도 된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다니던 회사와의 계약이 만료 되었고, 계약 연장 불가 통지를 받았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이제 난 결정을 해야 했다. 이 경력을 가지고 이직을 할 지, 아니면 창업을 할 지. 사실 회사를 다니면서 부업을 하는 동안 깨달은것이 있었다. 뭐가 됐건 깊이가 없이 하고, 여러가지를 병행하다 보니 집중력이 떨어져서 그 무엇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지금까지 배운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대로 한 우물을 파 보고 싶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창업자금 2000여만원으로 조그맣게 인테리어 사무실을 하나 내었다. 법인도 차리고, 직원을 두명 두었다. 디자이너 한명과, 경리 한명.</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계속-</span>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