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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시장을 지나가다 수박이 5천원이란 말에 혹해서
크기가 작아서 그런가? 너무 익어서 상하기 직전인건가?
먹기만 하면 되는 거지 하고 낑낑대고 집에 들고 왔습니다
이상하게 칼이 잘 안들어가서
(잘 익은 건 칼날 닿으면 쭈악하고 갈라짐)
꽉꽉 넣어서 겨우 갈랐는데
무슨 곰팡이 핀 것처럼 여기저기 썩은 구멍이 가득하고
도저히 먹을 수 있는 게 아니더군요
오늘 다시 가서 직원한테 수박사진 찍어놓은 거 보여주고
다른 물건으로 달라 했더니 대답도 안하고
다른 손님들 응대 한참 하고 나서 사람 없으니까
그제야 와서 연설을 늘어놓더군요
외국인 직원이라 제대로 된 문장은 아니었지만
'이런 사진 찍어서 다른 마트 같은데 가면 환불해주냐면서 그런 곳 없다'며
저를 잡고 계속 가르치려 들더군요
미친건가???
와 진짜 이 더운 날에 낑낑대고 물건 들고 갔다 다 썩어 있어서
다시 온 것도 열받는데 사람을 무슨 사기꾼 취급을..
바로 큰 소리로 사장님 부를까 하다가
(여기 사장님도 다른 직원들도 멀쩡한데 얘만 이상함
온지 얼마 안됐는데 뭔 피해의식이 있는지 항상 대답도 안하고
아무것도 아닌 질문에도 이상하게 자꾸 이겨먹으려고 하고 애가 좀 꼬여있음
뭔가 지보다 못해 보이는? 불쌍해 보이는 할머니들한테만 잘해줌)
이런 대화 자체가 자괴감이 들더군요
5천원이 뭐라고 더워 죽겠는데 여기서 이러고 있냐
얘가 나를 붙잡고 어거지 쓰는 상황이 뭔가 내가 막 초라해지는 느낌
그냥 좋은 거 제값 주고 살껄 뭐한다고 싸다고 혹해서..
얘랑 싸울까 사장님 부를까 아무거나 집어갈까
오만 쫌스런 생각을 다 하다가
지 일장연설이 끝났는지 뭐로 바꿔준다고 해서
오늘 갓 들어온 파인애플로 집어왔습니다
주면서도 온갖 생색은 다 내더군요
어디서 이렇게 바꿔주냐면서
집에 와서 냉장고에 넣었다가 먹으니
이번에는 고심해서 고른만큼(?) 맛있더군요
근데 다시는 이런 일을 겪고 싶지 않은 마음
맛있는 거 먹는데도 왠지 내가 더 초라해진 느낌
같은 한국인이었으면 싸웠을지도 모르죠
근데 얘는 처음 봤을 때부터 젊은 여자들만 보면
무시하고 싸ㄱ지 없게 구는 게
오히려 속이 다 들여다 보이는 듯 했습니다
사실은 어딘가 상처받은 마음이 위로받지 못하고
사람들을 겉으로 보이는 것만 보고 질투하는 마음
아니 우리도 너네랑 다를 게 없는데!
밤 중에 편의점 갔다 오는 길에
날이 선선한 게 좋아 좀 걷고 있는데
어디선가 크게 떠드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하.. 누가 싸우는 건가
라이더 아저씨가 배달하고 나서 돌아가는 길에
오토바이에 부착된 핸드폰으로 아이랑 통화하는 소리였습니다
"응... 아니! 너 그러면 그거 안 사줄꺼야!"
"응 그래... 안된다니까!"
대화 내용은 그렇지만 말투는 봄바람처럼 다정했어요
'아, 아버지구나'
한밤 중에 배달하시고 돌아가는 길에 아이가 생각나
짬짬이 통화하는 이 소소한 대화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하루종일 찜찜했던 기분이 스르르 풀리면서
저도 모르게 웃고 있더라구요
확실히 세상을 살아가는 힘은 '사랑'인 것 같아요
그것이 내 것이 아니더라도 그런 에너지를 전달받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풀리는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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