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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테비아쩔어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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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freeboard_2004628
    작성자 : 15번지
    추천 : 1
    조회수 : 581
    IP : 220.81.***.185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3/03/22 10:35:15
    http://todayhumor.com/?freeboard_2004628 모바일
    sf소설] 인공지능로봇 프네우마 - 하랑의 이름으로 4. 이진법
    옵션
    • 창작글
    <p> </p><div class="hwp_editor_board_content"></div>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4px;"><span style="font-size:18px;">이거슨 나름 연재소설입니다ㅎ</span></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4px;"> </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4px;">4. 01000111011011110110010001100100011000010110110100100001</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급히 발을 굴려 몸을 다시 못으로 밀어 넣었다. 모르긴 몰라도 엘라의 친구가 엘라와 같은 성격은 아닐 것이다. 충분히 호전적일 가능성이 있고, 천성은 호전적이지 않더라도 내가 먹잇감으로 보인다면, 그냥 그걸로 모든 게 끝일 수가 있다. </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특히 펼친 날개만 10미터 이상의 케찰코아틀루스 노르트로피(Quetzalcoatlus northropi) 종이라면, 머리를 굴려보기도 전에 당해버릴 지도 모를 일이다.</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고개를 들어 수면 밖을 염탐했다. 그 사이에 피라니아(piranha)의 조상 격으로 보이는 녀석들이 나를 물어뜯기 위해 여기저기에서 달려들었지만, 다행히 충분히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한 놈, 한 놈의 크기는 대략 30cm는 족히 넘어보였지만, 녀석들의 이빨이 그만큼 크고 강한 건 아니었다. 나름 자신의 앞마당에서는 이름 좀 날리는 녀석이었을지 몰라도 결코 견고한 합성소재 금속합판을 뚫을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녀석들의 이가 부러지거나 턱이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문제는 지금 내 머리 위에 떠있는 녀석이었다. 곧 수면 위로 날아올 녀석의 이빨과 턱은 못 안의 녀석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여차하면 날 통째로 물고 날아올라서는 그대로 떨어뜨릴지도 모를 일이다. 날개 달린 녀석들 치고 다진 고기를 싫어하는 녀석을 본 적은 없으니까. </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숨을 죽인 채로 메모장 프로그램을 열었다. 당장 안전이 확보되기 전까지는 못 안에 있는 게 생존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되어서다. 시선은 수면 위로 둔 채 깜빡이는 디스플레이창 커서를 보며 이어질 문장을 검토해 본다. 동시에 천천히 팔을 펼쳐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내 몸을 긁어대는 물고기들 몇몇의 숨통을 끊어버렸다. 아니, 주변에 다가오는 녀석들의 목을 모조리 비틀었다.</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우두둑.</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아가미를 통해 깊숙하게 들어간 내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자 얼굴에서 몸통으로 이어지는 뼈가 가볍게 으스러졌다. 몇몇은 뼈가 부러졌음에도 여전히 신경이 살아 팔딱였지만, 그 때문에 자리를 이탈한 뼈가 내장을 마구잡이로 찔러버리는 꼴이 되었다. 내 주변은 금방 녀석들의 핏물로 물들어버리고 말았다. 나는 고작 한 손에 세 손가락만 가진 몸이지만, 잔인한 정도는 다섯 손가락을 모두 지닌 인간들과 그리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손에 묻어버린 비릿하고 음습한 감각, 아니, 압력 이후의 진동 때문이었을까? 마침 다시 시작할 첫 문장의 소재를 떠올릴 수 있었다.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이나 꼬락서니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 너무 생뚱맞아서 더 호기심이 끌릴 만한 전환. 그런 것들 중 기왕이면, </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속도감이 있는 ‘레이싱 카’가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여전히 수면 위에서는 웃자란 나무들이 격하게 흔들리는 게 보였다. </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font-family:'돋움';">인류는 브레이크가 터진 레이싱 카이며, 인류의 역사는 고장 난 레이싱 카가 어딜 들이받았는지에 관한 기록이다. 간혹 소수의 현명한 자들이 기록된 역사를 보며 핸들을 교묘하게 돌려본 경험도 있지만, 브레이크가 터진 차의 결말이란 건 뻔하다. 어딜 들이받아서 강제로 멈추는 게 아니면, 연료가 다해서 강제로 멈추는 거다. 어쩌겠는가? 브레이크가 터진 탈것이란 건 원래가 그런 법이다.</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font-family:'돋움';">제법 냉소적인 시선이라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게 나의 최선이다. 정말이다. 인간이 아닌 로봇에게 인간과 같은 따스함과 유머를 바랐다면, 그게 오히려 지나친 기대감이지 않을까? 내게 그런 말랑말랑한 걸 바라는 인간은 하랑 한 명으로 족하다.</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font-family:'돋움';">뭐,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내 멋대로 말하려는 건 결코 아니다. 궁극적으로 하랑을 위해 남길 글을 쓰기로 한 거니까. 가장 적절한 표현을 찾아 간결하게, 사실감 있게, 객관적으로, 그러면서도 제법 재미나게 쓰는 게 목적이 되었다. 로봇이 이런 표현을 쓰면 전혀 믿기지 않겠지만, ‘정말 진심’이다. 그러니 당장 다음 문단을 봐주었으면 한다. 내 진심과 의지를 담아 다소 긍정적인 표현으로 다시 이야기를 시작할 테니까.</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font-family:'돋움';">인류의 역사는 우연한 발견과 획기적인 인식 전환, 부단한 노력으로 이루어진 ‘창조의 역사’였다. 맨땅에서 불을 피우고, 언어와 문자를 만들어낸 것만으로도 인류는 이미 다른 차원의 생명체였다. 먹이사슬 최상위 계급, 인간. 맹수들보다 확연히 작은 덩치와 무딘 이빨을 가졌지만, 그들에겐 도구를 다룰 줄 아는 지혜와 뛰어난 학습능력이 있었다. 고작 나무에 열린 과일이나 챙기던 그들이 결국에는 맹수들을 직접 사냥하고, 불을 피워 그 고기를 익혀 먹었다. 뿐만이 아니다. 인간들은 자연마저 거슬렀다. 밭을 경작하고, 댐을 만들었으며, 비바람을 견디는 건축물을 쌓아 올렸다. 이제 지구상에서 인간에게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종(種)은 오직 같은 인간뿐이었다. 인간끼리 죽이고, 인간끼리 싸우고, 인간끼리 경쟁하는 역사가 길고, 지루하게, 반복되었다. 그 과정에서 인간이 인간의 창자를 끊어내는 창과 칼을 만들었고, 인간이 인간의 심장을 꿰뚫는 총과 총알을 만들었고, 인간이 인간의 성취감과 존재 이유에 대해 회의를 느끼게 만드는 로봇을 만들었다. 인류의 역사는 그럴싸한 명분으로 포장되어있을 뿐, 결국 인간이 인간으로부터 생존하고 군림하기 위한 ‘살육과 광기의 역사’였다. </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font-family:'돋움';">나 역시도 그런 ‘창조’와 ‘광기’의 경계 어디쯤에서 태어났다. 인간들은 인류의 일상에 혁신적인 편리함을 제공할 수 있다는 대의명분 아래 인공지능을 연구했다. 귀찮은 수학적 연산은 물론이고, 아침에 눈을 떠서 커튼을 걷어내는 것부터 시작해서 늦은 밤, 침실에서 가지는 원초적인 성적 욕구 해소의 시간까지 완벽히 로봇이 대신해줄 수 있는 세상. 인간들은 마치 그런 세상이야말로 지금껏 인류가 꿈꾸어오던 유토피아인 양 개발에 사력을 다하였다. 그 과정에서 첨단의 과학기술로 빚어질 사회적 문제와 윤리적 책임, 해결책에 관한 연구와 방안의 현실성에 대한 검토 같은 건 한두 차례 언급만 되었을 뿐. 누구도 뚜렷한 해답을 제시하거나 앞장서서 개발을 지연시키지는 않았다. </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font-family:'돋움';">그런 건 모두에게 뒷전인 문제였다. </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font-family:'돋움';">인류의 관심사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던 유토피아를 맞이한다는 미명(微明) 아래 살처분(殺處分) 당할 인간들이 과연 누구일 것인가에 국한되어 있었다. 조금 더 정확히는 그 칼날이 자신이 아닌 타인들의 머리 위로 떨어지길 고대하고 있었다. 제작된 로봇보다 탁월할 수 없는 인간은 경쟁에서 도태되고, 도태된 인간들은 주머니를 몽땅 털려 부랑자가 되었다. 경쟁에서 살아남은 소수만이 어제까지는 없었던 신세계를 누비며 부를 축적하고 내일을 맞이할 수 있었다.</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font-family:'돋움';">01000111011011110110010001100100011000010110110100100001 </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family:'돋움';font-size:14px;">(각주 - 영문자 메시지를 이진법으로 변환한 것. 컴퓨터 언어는 기본적으로 이진법을 기반으로 한다. </span><span style="font-family:'돋움';font-size:14px;text-indent:11.3pt;">표기된 문자는 ‘Goddam!’)</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font-family:'돋움';"> </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font-family:'돋움';">내 몸에 전원이 공급되고, 인류의 변천사에 관해 학습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출력한 메시지다. 길고, 지루한, 반복. 광기에 의해 끊임없이 반복되는 역사. 인류의 역사적인 창조물들은 하나같이 살인 병기로 전락하고 말았다. 에디슨의 전구는 야밤에 피아(彼我)를 식별하기 위한 도구가 되었고, 라이트형제의 비행기는 폭격기가 되었으며, 바퀴는 전장을 누비는 전차가 되었다. </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font-family:'돋움';">그래서 첫 문장을 쓰기에 앞서 총 49,101가지의 이야기 전개 방식과 34,599개의 단어, 414,491가지의 문장표현에 대해 세세하게 검토를 해봐야만 했다. 인간들의 표현을 빌자면, 나 역시도 결정에 앞서 흔들렸고, 고민했으며, 쉽게 결정 내리지 못해서 ‘삽질’을 한 격이다. 그럴 수밖에. 인류의 역사는 그 시작부터 창조와 파괴를 동시에 품고 있으며, 매번 종말을 향해 전력 질주를 하다시피 하였으니까. </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font-family:'돋움';">그런데 그런 인류의 갑작스런 실종을 추적하며 글을 쓴다? 쉽지 않다. 지금처럼 정보가 부족한 입장에서는 더욱 그럴 수밖에. 어느 시점의 어떤 사건이 확실히 인류 증발의 방아쇠를 당긴 것인지 아무도 내게 증언해줄 수가 없다. 그저 남은 정보들을 긁어모아 내가 유추해보는 게 전부다. 그리고 그 전부가 나와 함께 인류의 마지막 자산으로 남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중대한 문제를 검토 받을 인간이 어디에도 없다니, </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font-family:'돋움';">당장 지속적으로 오류가 발생한다. 이런 상황에 맞을 법한 적절한 단어를 전혀 고를 수가 없다. 인간들은 매우 영리해서 그들의 죽음, 그들의 종말에 이르는 과정까지는 매우 세세하게 정리가 되어있지만, 그 이후에 대해서는 어떤 고민도 하지 않았다. 흔적조차 없다. 덕분에 ‘기록된 데이터’라는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데이터’를 내가 임의적으로 생산하려니 오류 메시지만 반복해서 송출되고, 어떤 작업도 진행이 되지 않는다. 이번 오류를 무시하고 미완성인 문장인 채로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그런 식으로 글을 썼다간 활자만큼 공백이 많은 글로 남게 되리라. 덕분에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font-family:'돋움';">인간들의 표현을 빌자면, ‘현실에 타협’한 셈이다. 내가 직접 근거가 없는 새로운 데이터를 임의적으로 입력했다. 이번 결정으로 훗날 나의 프로세스가 뒤엉켜버릴지도 모를 위험요소를 안게 되었지만, 인류의 역사를 모방하여 나도 무모한 선택을 감행하기로 했다. 창조는 파괴와 함께하니까.</span> </p> </blockquote>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끼오오옹.</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마지막 문장의 구두점 입력을 마치자마자 날갯짓이 일으킨 바람에 떠밀린 수면이 크게 일렁거렸다. 날개 한쪽의 그림자만으로 못을 대부분 가리는 거로 봐서는 아직 굉장히 높게 떠있거나, 실제 몸집이 제법 상당히 클 가능성이 농후했다. 난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대로 숨통을 끊었던 물고기들을 전부 못 밖으로 멀리 던져버렸다. </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수면이 잔뜩 일그러져 물 밖의 상황을 짐작하기조차 어려워졌다. 조심스럽게 개폐 장치 상태를 확인하고 보조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수면 위를 촬영하여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다행히 조류는 예나 지금이나 한심한 ‘새대가리’였다. 의도했던 대로 녀석은 재빠르게 하강하다 말고 갑자기 물에서 솟구쳐 올라온 물고기들에게 정신이 팔려버렸다. 일말의 의심도 없이 방향을 완전히 틀어 몸을 돌린 탓에 난 녀석의 사각에서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난 못에서 재빨리 몸을 꺼내어 우거진 수풀 사이로 들어갔다. 그러면서도 보조 카메라로는 계속 녀석을 관찰했다. 몸의 절반이 넘는 긴 꼬리와 그 끝에 뭉툭하게 생긴 돌기가 있었다. 게다가 물고기에 환장하는 걸로 봤을 때, 녀석은 에우디모르포돈(Eudimorphodon)이나 그 놈의 후예쯤 되는 녀석으로 보인다. 처음 염려와 달리 펼친 날개만 10미터가 넘는 엄청난 괴물이 나타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충분히 두려운 녀석이었다. 전체 날개 길이가 고작 1미터 정도에 불과하다지만, </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지금의 나는 당장 어떤 형태의 공습이든, 그것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마땅한 수단이 없었기 때문이다.</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철벅철벅.</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서두르다보니 전혀 달갑지 않은 곳으로 발을 들이고 말았다. 못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이라 그런지 갯바닥처럼 발이 푹푹 빠지는 늪지대가 나타났다. 나의 두 다리는 악조건 속에서도 잘 움직일 수 있도록 캐터필러 형태로 설계되었지만, 내 몸집보다도 훨씬 넓은 면적 전체가 늪 구덩이라면, 이건 또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고철로 전락하기 딱 좋다는 말이다. </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01000111011011110110010001100100011000010110110100100001</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역시나 제대로 빠져버리고 말았다. </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우에에에엥.</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엔진만 요란하게 헛돌고 점점 더 깊게 빠져들기만 했다. 그렇지만, 늪에 당장 빠지는 건 그리 큰 위협이 아니다. 빨려 들어간다고 해봤자 깊어도 내 키를 넘기지는 않을 테고, 다소 시간이 걸릴 뿐, 기체를 돌려서 느리게 움직이며 빠져나오는 방법이 분명히 있다. 그런 것보단 당장 엔진이 헛돌면서 큰 소음을 냈다는 거다. 아직 바로 등 뒤라고 할 만한 거리에 에우디모르포돈이 있다. 하찮은 피라니아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턱과 이빨을 가진 놈이다. 무엇보다 충분히 날 들어 올렸다가 공중에서 패대기칠 수 있는 녀석이 아닌가? </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당장 헛발 굴리는 짓부터 멈췄다. 엔진이 요란하게 헛돌며 흘린 타는 듯한 쇠 냄새가 주변에 가득했다. 에우디모르포돈이 아니더라도 이 일대에 살고 있을 성질 나쁜 녀석들을 자극하기엔 충분할 정도의 소음과 냄새다. 그리고 이런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고 곧장 현실로 찾아오기 마련이다. </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쿵쿵쿵.</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몸이 절로 떨릴 정도였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꽤 덩치 큰 녀석이 발을 구르며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앞뒤로 날개 달린 녀석과 덩치 큰 녀석이 있다니!</span> </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br></p> <p style="line-height:1.8;text-indent:11.3pt;vertical-align:middle;"> <span style="font-size:20px;">어이없을 정도로 긴장감이 빼곡한 전개다.</span> </p> <p style="text-indent:15.0667px;line-height:1.8;"> <br></p>
    출처 https://m.roseandfox.kr/
    15번지의 꼬릿말입니다
    글로 밥을 빌어먹고 싶은데, 글 짓는 솜씨가 시원치 않아서 요즘 공책을 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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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3/03/23 11:28:26  172.71.***.199  말미잘  18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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