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습되는 헌인마을 도시개발 비리, 1억 원의 금품 살포 논란
결국, 헌인마을 도시개발 사업은 검은돈들이 오고 가는 사업으로 전락하며, 좌초됐다.
우리강남PFV는 불법을 동원한 부실대출로 인해 파산했고, 모든 채무의 부담을 떠안은 삼부토건과 동양산업건설은 법정관리를 맞았다.
우리강남PFV는 헌인마을 토지의 전부가 매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삼부토건과 동양건설 2회사가 모든 채무의 부담을 끌어안았다. 2011년 2회사가 법정관리 위기를 맞은 시기에는 2000억 원이 넘는 ABCP(기업어음)를 감당하지 못해 파산했다.
동양건설의 옛 협력업체 대표였던 A씨는 “건실했던 동양건설이 무너진 건 헌인마을 도시개발 프로젝트 때문이었다”라며 “동양건설은 헌인마을 도시개발 구역 내에 2~3층 규모의 주거 타운이 아닌 7~8층 높이 아파트를 건설할 계획을 가지고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그러나 후 순위 부채의 기업어음 만기가 돌아오는 시점까지 사업업종 변경 인허가가 나지 않아, 회사가 위기를 맞은 것이다”라며 “그 충격으로 동양고속건설 창업주 최 회장은 별세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A씨는 “보통 건설업에서 사업업종을 변경하는 일이란 특정 권력에 받치는 로비를 뜻한다”라며 “헌인마을 도시개발 프로젝트는 권력이 개입돼서 움직인 사업이라고 100% 확신한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15년간 표류해 온 헌인마을의 도시개발사업은 최근에 다시 삽을 푸기 시작했다. 우리은행과 대주단이 가지고 있던 우리강남PFV의 선 순위 채권은 지난해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1550여억 원에 매입했으며 남아있던 900여억 원의 후 순위 ABCP(기업발행 어음)도 어퍼하우스헌인이 매입했다.
도시개발사업 업무대행사도 황00 아르웬 대표에서 6촌 동생인 황00이 맡은 헌인도시개발타운으로 변경됐다. 현재 두 사람은 서로 사업권을 놓고 첨예하게 다투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미래에셋대우로부터 자금을 대여해 헌인마을 도시개발 사업을 재추진 중인 헌인도시개발타운은 지난 3월 12일 임시총회를 앞두고 60여 명에게 1인당 1억 원씩을 지급해 금품 살포 논란을 낳고 있다.
본지 기자가 기사를 쓰는 과정에서도 지난 4일 같은 명목의 돈이 27명에게 지급됐다.
4일 헌인도시개발타운으로부터 5600만 원을 받은 B모 조합원은 “1억 원을 준다면서 세금이라는 명목으로 44%를 떼고 5600만 원만 줬는데 이 무슨 돈인지도 모른다”라며 “세금은 받은 사람이 떼는 거지, 준 사람이 떼고 주는 건 아니지 않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헌인타운개발은 개별 조합원들 앞 합의금을 지급한 적 없다”라며 “세금 문제는 추진위와 조합 간의 문제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미래에셋대우는 임시총회를 앞두고 지급된 1억 원의 돈에 대해서는 “기존에 문의한 것은 검토하고 답변을 준다”고 말했다.
헌인타운개발 황00 조합장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조합원들에게 지급한 1억 원은 일종의 보상금이다”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헌인타운도시개발을 직접 방문해서 들어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1억 원은 미래에셋대우가 준 거냐”는 기자의 물음에 대해 “미래에셋대우가 줬다고 말할 수도 있다”라며 “정확히 말하면 미래에셋대우 포함 대주단이 준 돈이다”고 답변했다.
1억 원의 출처를 놓고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공방이 크다. 일부 조합원은 “미래에셋대우가 준 돈”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어퍼하우스헌인(신원종합개발)에서 준 돈”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두 기업 모두 우리강남PFV의 대주단이다.
어퍼하우스헌인 컨소시엄에는 무등록 대부업체도 포함된다. 자본금 5000만원 규모의 무등록 대부업체였던 어퍼하우스헌인은 신원종합개발의 청담동 사업의 2순위 사업권만 가지고 담보로 해서 상상인저축은해으로부터 200억 원의 대출을 받았다.
이에 상상인저축은행 관계자는 “후 순위 담보만을 가지고 어퍼하우스헌인(전 사명 어퍼하우스대부)에 200억 원을 빌려준 건 아니었다.”라며 “무등록 대부업체에게 돈을 빌려준 것도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상상인저축은행이 무등록 대부업체에 돈을 빌려준 건 어퍼하우스헌인대부에 보증을 서 준 신원종합개발의 사업보고서 공시자료만으로도 확인된다. 상상인저축은행이 어퍼하우스헌인에 200억 원의 자금을 대여해주고 담보를 제공 날짜는 2018년 11월 13일로 이때는 무등록 대부업체였다. 이후에 ㈜어퍼하우스헌인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업종에서 대부업을 삭제한 것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최근 조국 5촌 조카 조범동과 연루된 코링크PE 연결 회사에 자금을 빌려주면서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더불어 최근 벌어지는 라임의 주가조작 피해 기업들에도 자금을 빌려줘 논란을 낳고 있다.
과거 우리강남PFV에 310억 원을 빌려준 솔로몬저축은행 등 저축은행 3곳도 상상인저축은행에서 인수했다. 솔로몬저축은행 등이 저축은행 사태로 매각됨에 따라 우리강남PFV에 남은 채권은 예금보험공사에서 국민 세금을 들여 사들였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상상인저축은행 관계자는 “조범동의 수사는 마무리돼 가고 있고 상상인저축은행의 혐의도 조만간 마무리될 것 같다”라며 “라임의 피해 기업들에게 자금을 빌려준 건 어디까지나 돈을 빌려준 거지 개입한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솔로몬저축은행을 인수한 건 맞지만, 상상인저축은행에서 인수한 건 서울지점이 아닌 경기지점이다”라며 “과거 예금보험공사의 채권인수와는 무관하다”라고 해명했다.
정윤회로부터 시작된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은 최순실을 거쳐 박근혜 대통령까지 지난 10여 년간 이어온 대규모 권력형 비리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아무도 그 책임을 진 자가 없다.
우리강남PFV가 우리은행으로부터 초기 토지매매대금 3900억 원을 포함 사업비로 PF대출 규모는 총 4270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 중 1000여억 원 이상이 중간에서 누군가 착복해서 증발한 상태다. 이 돈은 정윤회가 비자금으로 빼돌려 그 대가로 개발업자 등 관련자들의 뒤를 봐준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우리강남PFV의 사업이 15년 동안 지연되면서 불어난 우리강남PFV 부채 규모는 이자를 포함해서 총 8000억 원 이상이다. 그러나 우리은행과 대주단으로부터 채권을 매입했다고 주장하는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파산한 우리강남PFV 앞으로 땅을 이전시켜 채권담보액 약 1500억 원을 설정했다. 이중 대출 의혹 등이 제기되며 적잖은 논란을 낳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수익 증권에 설정된 담보를 토지로 변경한 것일 뿐, 이중 대출 거래 의혹과는 무관하다”라고 답변했다.
환경경찰뉴스 조희경 기자
출처 : 환경경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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