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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freeboard_1822378
    작성자 : 밋밋한
    추천 : 6
    조회수 : 279
    IP : 119.56.***.132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8/12/08 02:46:28
    http://todayhumor.com/?freeboard_1822378 모바일
    젖은 밤들이 눈가에 길게 눕는다.
    눈을 감으면 물들이 깨어졌다. 창문을 닫고 흐르는 바깥을 바라보면 병든 마음으로부터 끝없이 풀려 나오는 바람의 커튼. 모르는 색으로 멍울지는 세계의 안쪽.

        젖은 밤들이 눈가에 길게 눕는다. 몸에도 필요치의 어둠이 있어 우리는 깜빡이는 눈꺼풀로 얼룩들을 필사하는가. 커튼을 내리면 창 사이로 헤아릴 수 없는 글자들이 번져들고.

        밤마다 자신 안으로 잠수하려 불을 끄고 이불을 덮는 자여. 일정량의 암흑을 노역하는 이들이여. 빛나기 위해 깨어지는 것들이 낭자한 밤. 감은 눈을 손으로 누르면 밤의 만화경이 천천히 돌아간다.

        펄럭이던 여름의 창들은 어디로 갔을까. 어둠이 회전하는 몸속으로 잠겨들며, 눈을 감고 더 캄캄한 쪽으로 품을 모은다. 호흡과 호흡 사이, 심장이 물드는 방향으로.
    출처 창문 뒤의 밤
    -이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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