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444444" face="굴림, gulim, tahoma, sans-serif">누가 너 따위를 사랑하겠는가.</font> <div><font color="#444444" face="굴림, gulim, tahoma, sans-serif">오늘밤도 차고, 무딘 바람은 전부 네 호주머니에 꼬리를 남긴다.</font></div> <div><font color="#444444" face="굴림, gulim, tahoma, sans-serif">길 한복판에 우두커니 서서 궁리하는 세계는 네 입술로 가득하다.</font></div> <div><font color="#444444" face="굴림, gulim, tahoma, sans-serif">조용히 너, 라고 발음해볼 때 진동하는 음원의 국경에서는 빈 교실의 소년이 삐뚤빼뚤 글씨 연습을 하고있다.</font></div> <div><font color="#444444" face="굴림, gulim, tahoma, sans-serif">언젠가 만든 적 있는 단풍잎 책갈피는 너와 선생들 사이에서 잎 꼬리를 올린다.</font></div> <div><font color="#444444" face="굴림, gulim, tahoma, sans-serif">백팔권의 경전을 넘겨온 작은 손바닥. 그리고 창밖.</font></div> <div><font color="#444444" face="굴림, gulim, tahoma, sans-serif">검은 물밑에서 한 소년이 홀로 구르는 시소의 높이는</font></div> <div><font color="#444444" face="굴림, gulim, tahoma, sans-serif">모든 존재의 극점이다. 네 이름은 폐타이어 처럼 반 토막을 지하에 두고.</font></div> <div><font color="#444444" face="굴림, gulim, tahoma, sans-serif">영원히 졸업을 앞둔 신(神)들은 모래밭에 모여 두꺼비집을 짓는다.</font></div> <div><font color="#444444" face="굴림, gulim, tahoma, sans-serif">두껍아, 두껍아, 둥글게 침묵하는 집. 새집이 되지 않는 두꺼비들의 폐옥, 인두겁의 가장무도회장.</font></div> <div><font color="#444444" face="굴림, gulim, tahoma, sans-serif">커튼콜의 장막을 열어젖히며 피핑톰은 떠든다. 네티, 네티 아무도 널 사랑하지 않는다. 누군가 해파리의 (물속에서만 투명한) 낯빛으로</font></div> <div><font color="#444444" face="굴림, gulim, tahoma, sans-serif">눈덩이를 뭉치듯 손을 꼭 잡으며 사랑해, 라고 말할 때</font></div> <div><font color="#444444" face="굴림, gulim, tahoma, sans-serif">오래도록 하나의 그림을 그려온 별들은 스스로 잊어가는 길.</font></div> <div><font color="#444444" face="굴림, gulim, tahoma, sans-serif">오늘밤도 차고, 한 난폭한 손길이 별들의 가계도를 찢길 바라는 시간.</font></div> <div><font color="#444444" face="굴림, gulim, tahoma, sans-serif">요란하게 떠는 자정의 전화벨이 교통하는 세계는 빈틈으로 그들먹하다.</font></div> <div><font color="#444444" face="굴림, gulim, tahoma, sans-serif">네가 마지막 잉크로 꾹 너, 라고 적은 노트의 뒷면에서는</font></div> <div><font color="#444444" face="굴림, gulim, tahoma, sans-serif">천 년 전 마야 소녀가 달력을 세고 있다, 검은 고양이를 무릎에 얹고</font></div> <div><font color="#444444" face="굴림, gulim, tahoma, sans-serif">벙어리 장갑을 낀 아이가 무심한 발길로 툭툭 굴려온 행성들을</font></div> <div><font color="#444444" face="굴림, gulim, tahoma, sans-serif">맞수가 떠난 바둑판을 오래 내려다보는 노인처럼, 태양은 쏘아본 것이다.</font></div> <div><font color="#444444" face="굴림, gulim, tahoma, sans-serif">밤과 낮이 부딪치는 경계에서 바둑돌같이 단단해지는 구름들, 꽁초를 버리듯 던져버린 이름들, 후─</font></div> <div><font color="#444444" face="굴림, gulim, tahoma, sans-serif">촛불의 정수리가 가늘게 신음한다. 언제나</font></div> <div><font color="#444444" face="굴림, gulim, tahoma, sans-serif">너는 악수하는 법을 모른다, 손을 떠나서는.</font></div> <div><font color="#444444" face="굴림, gulim, tahoma, sans-serif">너 따위를 누가 사랑하겠는가. 잊힌 책갈피처럼 한 페이지의 시간만을 표지하는</font></div> <div><font color="#444444" face="굴림, gulim, tahoma, sans-serif">너라는 무게.</font></div> <div><font color="#444444" face="굴림, gulim, tahoma, sans-serif"><br></font></div> <div><font color="#444444" face="굴림, gulim, tahoma, sans-serif">이현호, 이름, 너라는 이름의</font></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