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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freeboard_1718850
    작성자 : 닿다
    추천 : 2
    조회수 : 192
    IP : 218.157.***.233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8/02/24 02:43:07
    http://todayhumor.com/?freeboard_1718850 모바일
    누가 너 따위를 사랑하겠는가.
    누가 너 따위를 사랑하겠는가.
    오늘밤도 차고, 무딘 바람은 전부 네 호주머니에 꼬리를 남긴다.
    길 한복판에 우두커니 서서 궁리하는 세계는 네 입술로 가득하다.
    조용히 너, 라고 발음해볼 때 진동하는 음원의 국경에서는 빈 교실의 소년이 삐뚤빼뚤 글씨 연습을 하고있다.
    언젠가 만든 적 있는 단풍잎 책갈피는 너와 선생들 사이에서 잎 꼬리를 올린다.
    백팔권의 경전을 넘겨온 작은 손바닥. 그리고 창밖.
    검은 물밑에서 한 소년이 홀로 구르는 시소의 높이는
    모든 존재의 극점이다. 네 이름은 폐타이어 처럼 반 토막을 지하에 두고.
    영원히 졸업을 앞둔 신(神)들은 모래밭에 모여 두꺼비집을 짓는다.
    두껍아, 두껍아, 둥글게 침묵하는 집. 새집이 되지 않는 두꺼비들의 폐옥, 인두겁의 가장무도회장.
    커튼콜의 장막을 열어젖히며 피핑톰은 떠든다. 네티, 네티 아무도 널 사랑하지 않는다. 누군가 해파리의 (물속에서만 투명한) 낯빛으로
    눈덩이를 뭉치듯 손을 꼭 잡으며 사랑해, 라고 말할 때
    오래도록 하나의 그림을 그려온 별들은 스스로 잊어가는 길.
    오늘밤도 차고, 한 난폭한 손길이 별들의 가계도를 찢길 바라는 시간.
    요란하게 떠는 자정의 전화벨이 교통하는 세계는 빈틈으로 그들먹하다.
    네가 마지막 잉크로 꾹 너, 라고 적은 노트의 뒷면에서는
    천 년 전 마야 소녀가 달력을 세고 있다, 검은 고양이를 무릎에 얹고
    벙어리 장갑을 낀 아이가 무심한 발길로 툭툭 굴려온 행성들을
    맞수가 떠난 바둑판을 오래 내려다보는 노인처럼, 태양은 쏘아본 것이다.
    밤과 낮이 부딪치는 경계에서 바둑돌같이 단단해지는 구름들, 꽁초를 버리듯 던져버린 이름들, 후─
    촛불의 정수리가 가늘게 신음한다. 언제나
    너는 악수하는 법을 모른다, 손을 떠나서는.
    너 따위를 누가 사랑하겠는가. 잊힌 책갈피처럼 한 페이지의 시간만을 표지하는
    너라는 무게.

    이현호, 이름, 너라는 이름의
    출처 라이터 좀 빌립시다(2014) 문학동네
    닿다의 꼬릿말입니다
    비가 내리고
    이렇게 많은 눈물을 흘려도
    너는 왜 잠기지 않고
    자꾸만 떠오르는 걸까

    무게에 대하여
    2015. 0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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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2/24 02:44:37  122.42.***.122  sir  722220
    [2] 2018/02/24 02:46:38  121.158.***.91  오늘도삼겹살  767066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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