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옛날옛날에 생선장수 하나가 살았어요. 그렇게 비싸거나 뛰어나진 않아도 주인이 생선에 가진 애정은 어마어마하게 많았죠.</div> <div>돈벌이가 그렇게 되는건 아닌것 같았는데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만 봐도 마냥 좋았거든요. 꼭 많이 팔리지 않아도요.</div> <div>그 덕분에 장사는 어느정도 되어서 괜찮은 가게 규모도 어느정도 넓어지고, 또 그렇게 사람들이 많이 왔으면 하는 바람에 </div> <div>옆에 꼭 생선이 아니더라도 고기라던가 야채도 같이 팔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찾아와주길 바랐죠.</div> <div>이름은 아직 싱싱해산물이지만 뭐 이제는 상관없어요. 이름이 중요한건 아니잖아요? </div> <div>와서 잡담도 하고 차도 마시면서 즐거워하면 물건이야 뭐 어떻겠어요.</div> <div>야채가 생선보다 싱싱하다던 아주머니도, 과일좀 가져다 달라는 아저씨도 동네 두부 심부름오던 꼬마도 모두모두 소중하거든요. </div> <div>물론 파는게 많아지다보니 가끔 질이 안좋은 물건이 들어오기도 해요. 그때그때 노력은 해보는데 그게 쉽진 않은가봐요.</div> <div> </div> <div>그런데 어느날 야채가 씨가 말랐어요. 하늘도 무심하셔라 가뭄도 그런 가뭄이 없나봐요. 여기저기 벌레도 많고..</div> <div>덩달아 다른물품도 사정은 안좋긴 한데 이거는 거의 씨가 말랐더라구요.</div> <div>그러니 사람들이 야채 이야기만 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다들 공감했죠. 날씨가 풀렸으면 하고 같이 기도하기도 하고.</div> <div>사람들은 굶어가는데 창고에 욕심꾸러기 마냥 쌓아놓은 동네 이장도 욕하면서요. 좋은 시절이 왔으면 하고 말이에요.</div> <div>시절이 좋지 못하다보니 다른 물건을 사러 오시는 손님들도 많이 줄었어요. 그렇게 하나둘 찾아오시지 않게 되더라구요.</div> <div><br></div> <div>그런데 문제는 좋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는거에요. 해는 여전히 쨍쨍에 사람들은 남아있는거라도 서로 가지려고 싸우고.</div> <div>서로서로 날카로워져 가요. 과격해지기도 하구요. 웃기보다는 울거나 한탄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져가요.. 저도 같이 슬퍼지더라구요..</div> <div>엊그제는 야채찾는 손님이랑 생선사러온 손님이랑 대판 싸웠어요... 얼마나 크게 싸웠는지 이젠 서로 얼굴도 안봐요. </div> <div>농작물좀 기르려면 조금 독한 약을 좀 쳐야하는데 그 약이 생선먹는 사람에게 조금 안좋다라 뭐라나..</div> <div>조금 독하긴 한데 이거 안치면 농작물 살릴 기회는 이제 없는거 모르냐고 이야기 하던 </div> <div>맞은편에선 빈대잡다가 초가삼간 다태울 일 있냐고 소리치던 그 손님들이 아직도 기억나요...</div> <div>또 다른 잡화 사러오신 손님이랑도 싸우시던데 무슨 ..값이 뭐라나... 저는 어려워서 잘 모르겠더라구요..</div> <div>뭐 결국은 사람이 죽고 사냐 다같이 잘살자의 문제잖아요.. 이해는 해요..</div> <div>한번은 야채가게를 따로 공간을 낼까 했는데 결국 무산되었어요.. 맞아요 어쩌면 같은 손님들인데 나누는건 아닌것 같아요. </div> <div><br></div> <div>근데 날이 지날수록 점점 심해져요. 여기저기서 싸우기 시작했어요. 처음에 말렸어야 했는데...</div> <div>여기 야채뿐만 아니라 생선도 그리고 잡화도 사러오는 손님도 있으니 자중해 달라던 사람들도 있었는데</div> <div>결국은 그 사람들의 성화에 못이겨 하나둘씩 떠나기 시작했어요. 지금 시국이 어느때인데 속좋은 소리 하냐면서요.</div> <div>얼마전에는 우리가게에 물건대러오는분과도 싸우시더라구요.. 당연히 지금은 그분의 물건을 찾아볼수없어요.. </div> <div>지금은 가게앞에 앉아서 다른 물건 사러 오시는 손님 하나하나 붙잡고 우리 야채가 우리 농산물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 하시는데..</div> <div>얼마전에는 손님 한분께서 알겠는데 나는 생선사러왔으니 그만하라는 손님에게 무관심 하다면서 욕하더라구요..</div> <div>그렇다 보니 이젠 여기서 야채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의견에 동조하지 않으면 있기 힘든 분위기도 되었어요.</div> <div>잠깐잠깐 물어보니까 아예 학을떼고 질린 사람들이 모인 반야채 성향을 가진 그룹도 있다고 해요. 이게 아닌데.</div> <div>여기가 생선가게지만 야채도 파니 상관없다던 사람들도 .. 어짜피 다른가게도 야채 이야기만 하는건 마찬가지다라는 사람들도 있으신데</div> <div>저는 그게 지금상황을 설명하고 있는것 같지는 않아요.. 이미 야채 이야기를 하는거 자체가 문제는 아닌데 말이에요.. </div> <div>그렇게 점점 사람들이 즐겁게 이야기 했던 공간들이 사라지고있어요. 아뇨 공간은 있는데 사람들이 사라지고 있어요. </div> <div>그렇다고 나간 사람들이 잘못한건 아닌데.. 결국은 모두 상처받은 사람들인데.</div> <div><br></div> <div>이제 결정을 내려야 할지도 몰라요. 누구말대로 어짜피 다 같이 망해가는 상황이라면 그냥 놔두는것도 나을지....</div> <div>가만히 놔두면 어쨋든 그분들도 이 상황을 만드는데 일조했다라는 죄책감은 없으실테니 그것도 나쁘지 않을수도있어요. </div> <div>이게 시대의 흐름이라면요.. <span style="font-size:9pt;">그것도 아니면 다른 분들을 위해서라도, 이제라도 나서서 중재를 해야할지. </span></div> <div>그런데 아직도 저는 잘 모르겠어요.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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