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40대가 되어 민방위도 끝나고, 국가도 나를 국방에 도움되지 않는 사람으로 분류했습니다</p> <p>상명하복 같은 군사주의 문화가 사회전반에 깊이 뿌리 내린 것은 <br>박정희가 국민개병제를 통해 전 남성에게 군대식 사고방식을 주입하여<br>상관의 말에 반항하지 않고 절대 복종하는, 말 잘 듣는 충성동이로 만든 것이 요인이었습니다</p> <p>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가지는 것도 좋지만<br>그것을 모든 사람에게 적용시키려는 것은 폭력적인 일이지요<br>물론, 죽을둥 살둥 노력한다면 안 되는 일은 없더군요 그 사실을 군대에서 배웠습니다</p> <p><br>하지만 그런 식으로 억지스럽게 사람의 체력과 정신력의 한계에까지 몰아 붙여서 <br>겨우겨우 누군가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는 것은 제 자신에겐 무의미한 일입니다<br>'까라면 까' 이건 사병을 노예로 보는 태도이고, 우리 사병들은 군대라는 폐쇄적인 집단 속에서 모든 불합리와 부조리를 <br>몸소 겪고도 한마디 하기 힘든 분위기입니다</p> <p>다들 군대가 불합리하고 부조리가 넘치는 곳이란 걸 알고 있지요<br>신성한 국방의 의무 때문이 아니라 병역을 거부하면 감옥에 가기 때문에 입대하는 사람이 더 많지요<br>물론 국방은 중요하고 사병이 복무기간 중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br>그렇다면 그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지내는 환경을 사람이 살 만하게 해주고<br>노동강도와 역할에 걸맞은 월급을 제공해야 함이 당연하겠지요<br>단지 국방은 의무이고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감옥에 간다는 협박으로<br>사병에게 모든 불합리를 감당하도록 강요해선 안되겠지요</p> <p>이제 3만불 시대로 접어드는 이 시점에서 사병에게 현실적인 급여를 지급해야 합니다 <br>국방비 예산 중 병사 인건비가 2%도 안된다는 건 말도 안됩니다<br>2개 군단, 6개 사단, 4개 여단 등 12개 부대를 해체했는데도 장성은 1명 줄었다고 합니다<br>국방부는 더이상 사병을 노예 부리듯 하면 안됩니다 그건 당연한 게 아닙니다<br>비대한 장성 수부터 줄여야 합니다 </p> <p>사람마다 각자 생각이 다른데 군대식 사고방식은 사람의 생각을 고정적이고 규격화되고 일률적인 것으로 바꿔놓습니다</p> <p>사회 구성원은 노동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사회는 자본의 의지대로 돌아가고 있지요<br>노동자들의 사고방식을 뜯어 보면 그들은 노동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br>자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br>이것이 박정희 정권이 국민개병제를 실시하고 그것을 통해 얻으려 했던 효과가 아닐까요</p> <p><br>자본과 노동은 이해관계가 상반됩니다<br>특히나 신자유주의 이후부터는 반비례 관계에 가깝습니다</p> <p>그런데도 자본은 어떤 공동의 목표가 있는 듯이 선전하고 그 열매는 고스란히 독차지해버리지요<br><br>못된 재벌이나 못된 기업 때문이 아니라 자본의 속성 자체가 그렇습니다<br>자본은 화폐 뭉치 따위가 아닙니다<br>자본은 스스로를 증식시키려는 속성이 있습니다 <br>재벌이 동네 시장까지 침투한다며 서민 경제를 파탄 내려는 거냐고 재벌과 대기업의 비양심을 비판하는데,<br>그것은 칼을 보고 날카롭다, 가시를 보고 뾰족하다, 불을 보고 뜨겁다며 비난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br>자본의 속성이 원래 그런 것입니다<br>곧, 자본주의 자체가 문제입니다 자본주의는 많은 모순을 내포하고 있는 체제이고, 정부가 개입해서 그 모순들을 해결해주지 않으면 피해자를 양산해 내는 무서운 체제입니다</p> <p><br>물고기는 물에 대해 생각하지 않듯이 자본주의 체제 하의 사람들은 자본주의에 대해 깊은 의심을 할 기회가 없습니다<br>의심은커녕 자본주의가 뭔지, 어떤 원리와 구조로 작동하는지 관심을 두는 사람도 많지 않지요</p> <p>노동자가 자신이 노동계급에 속해 있는 것을 알고, 단결하고 투쟁하지 않는다면<br>자본은 제 속성대로 몸집을 불리며 제 욕심만 채울 것입니다</p> <p><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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