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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freeboard_1224051
    작성자 : 삽삽하다
    추천 : 0
    조회수 : 399
    IP : 197.224.***.108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6/01/09 16:10:22
    http://todayhumor.com/?freeboard_1224051 모바일
    식당에서 방치 당했던 썰
    무더운 남쪽의 어느 섬에서 휴양중인 오징어입니다.
    왜갔는지 궁금하지 않으시겠지만 여행목적을 밝히지 않으면 글을 더 이어갈 수가 없으므로
    굳이 신혼여행 왔다고 알려드려야 될거 같아요.. 네. 저는 7일차 유부징어입니다. 
     
    바로 어제 있었던 일인데요
    그저께 불어권 할매할배들과 경로 뱃놀이를 실컷 즐긴 후 방에 들어왔더니 허니문디너 초대장이 와 있더라구요.
    리조트 옵션중에 허니문디너라고 해서 저녁 한끼를 리조트측에서 제공하는 뭐 그런 시덥잖은거예요.
    어제 7시까지 어느 식당으로 오면 된다. 라고 써있었어요.
    근데 이미 저는 HB로 예약을 했던 터라 저녁을 꼭 허니문디너로 먹지 않더라도 걍 아무 식당이나 오전에 예약해서 먹음 되긴 했거등요
    그래도 일반 저녁보단 좀 특별한거 나오나부다 해서 약간 기대감을 갖고
    낮에 동물원에가서 사자찡도 쓰담쓰담해주고 팔뚝이 겁나 아픈 쿼드바이크도 타면서 얼룩말들과 타조와 감동의 레이스도 펼치고
    뭐 그렇게 신나게 살갗 태워가며 놀다 들어와서 저의 세대원이랑 폭풍샤워를 마치고 식당으로 갔어요.
     
    7시까지 오래서 딱 7시 정각에 아주 신나는 기분으로 식당에 들어가서 간단한 확인절차를 마치고 자리로 안내 받았어요.
    앉자마자 와인고르라고 판때기 주길래 샴페인 두 잔 시키고 물을 달라고 했어요.
    5분정도 지나서 샴페인 두 잔이랑 에피타이저가 나오더라구요.
    그것들을 처묵처묵하는 사이에 불어쓰는 할매 할배들이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했고 그 사람들이 앉자마자
    식전빵과 물을 내주는 관경을 보고 그제야 저희 테이블에 식전빵을 주지 않은걸 깨달을 무렵
    식전빵을 주더라구요. 빵 주는 아저씨한테 물 아직도 안줬다고 말했더니 웃으면서 퇴장했구요.
    그뒤로 약 30분동안 저희는 아무 요리도 먹지못하고 방치당했어요.
    7시 40분쯤에 아까 빵 준 아저씨를 불러서 저희집 세대원이 사준 시계를 손으로 가리키며 너무 늦는다고 얘길 했으나
    여전히 저희는 그냥 방치당했어요. 물도 못받았구요. 서서히 짜증이 차오르면서 화가 나더라구요.
    그로부터 20분이 지난 8시에 스프가 나오더라구요. 여전히 물은 받지 못했구요.
     
    전 결국 화가 폭발해서 그 자리에서 그냥 나왔어요. 저희집 세대원도 세대주 덕에 얼떨결에 같이 식당에서 나왔구요.
    제가 화를 내면서 나가자 뒤에 있던 할매할배들이 쳐다보고 있었음에도 직원 누구하나 따라와서 왜 나가는지 묻지도 않더라구요.
    회사 생활하면서 어쩌다보니 해외로 출장 갈 일이 좀 있는 편인데, 이제까지 가본 어떤나라에서도 이렇게 막장인 서비스를 받아본 적이 없었어요.
     
    방에 들어와서도 계속 화가 나긴 했는데 저희집 세대원이 저 때문에 저녁을 못먹었다는 미안함에 화를 누르고
    저희가 예약한 여행사 현지 한국인한테 장문의 카톡을 보내고 저런 상황으로 컴플레인 할 수 있냐고 물어봤어요.
    본인이 직접 리조트에 전화해서 컴플레인 해줄태니 잠시만 참고 기다려 달라는 답장을 받았고.
    한 10분있다가 식품 총괄 메니져가 저희 방으로 찾아와서 사과하고 저한테 아까 상황에 대해 다시 설명해 달라고 하더라구요.
    금성출판사 중2 영어 교과서 수준의 영어로 짤막짤막하게, 그러나 표정은 몹시 근엄진지하게 설명을 해줬더니
    그럼 우리가 뭘 해주면 되겠냐길래 룸서비스로 아까 먹으려던 요리 중 메인요리랑 디저트를 갖다 달라고 했어요.
    저희집 세대원이 고른 메인 메뉴가 크랩이었는데 세대원은 아마 킹크랩으로 생각했던거 같아요.
    사실은 스캄피 정도 크기의 걍 새우라는게 함정이지만..
     
    아까 1시간만에 스프가 나올 때랑은 다르게 한 20분 지나니까 바로 메인요리가 나오더라구요.
    아까 저희 먹일라고 만든걸 다시 대운건지 어떤건진 모르겠지만 여튼 저렇게 금방 요리가 나올걸 아깐 왜 그랬나 하는 생각에 또 화가 났었어요.
    그러나 저희집 세대원의 여기서 더 화를 내면 내가 너를 죽일 수도 있다. 라는 표정을 확인한 후 즐거웁게 식사를 마쳤답니다.
     
    쓰고나니 되게 길어졌네요. 요약할게요.
    1. 신혼여행은 즐겁다.
    2. 여행간 리조트 식당 서비스가 구렸다.
    3. 마누라는 무서우니 아무리 화가나도 적정선에서만 화를 내자.
    출처 삽삽한 손과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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