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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freeboard_1116126
    작성자 : 별지기
    추천 : 0
    조회수 : 140
    IP : 115.161.***.97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5/10/20 22:20:36
    http://todayhumor.com/?freeboard_1116126 모바일
    감사하다.
     어중간한 학교에 어중간한 나이로 어중간한 학점.  어디하나 특별할 것 없는 내가 처음 정직원이 된 회사의 사장님께, 또 나에게 남기는 글이다. 

     가정형편의 불안으로  나는 항상 정신적 방황을 했다. 어떠한 열정으로 마음이 불타다가도 어머니의 "전기세 이번달에 안내면 끊겨 어쩔수없이 카드 할부 6개월로라도 결제 해야겠다."란 말에 비실비실한 생일초 처럼 휙- 꺼져버렸다.

     오늘은 기운내어 집에 일찍와 집안을 들여다 보아야지.  씩씩하게 퇴근하고 곧장 집으로 왔는데 나의 형제는 지난주 금요일인 꼭 받을거라던 월급을 또 못받았단다. 밀린월급만 천만원이 넘는다고 들었다.  어머니의 자영업은 월세가 밀려 보증금조차 모두 까먹고 터무니 없이 싼값에 사려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가게를 내어줄 순 없다고 하셨다. 그럼 남는게 없다며...  차라리 빨리 처분하는것이 빚이 덜 쌓이지 않을까..

     하우스푸어시대에 우린 내쫓겨 길에 나앉을 위기에 2금융권 대출직원에게 수수료를 더 주며 빚을 내어 아주작은 오래된 연식의 빌라 한칸 마련하여 산다.
      매달 돈을 갚아야한다. 내 학자금도 이젠 취업했기때문에 갚아야한다. 학점관리만 조금 더 했더라면 누구라도 아는 대기업에 추천받아 갈 수 있었다. 인성면접까지 통과하여 마지막 2인에서 고민할 때 학점에 밀려 떨러졌다고 들었다. 나는 쓸데없는 생각에 둘러싸여 아무것도 못하고 걱정에 정신이 팔렸었다.

    오늘 이 글을 쓰는 건 변함없는 나와. 그리고 현재 작은 중소기업의 사장님께 감사한 마음을 돌아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아무것도 없는 내게 "너만 믿고 일한다." 고  말해주셨다. "아프지만 마라."고 말해주셨다. "너 먹여살릴 순 있으니 끝까지 가서 더 큰 곳으로 이직하여 함께 일하자."고 하셨다. 너무 감사하다. 힘이 났다.  

     수도세.전기세.가스비.학자금대출.휴대폰요금.집대출. 일없이 집에서 술만 드시고 TV만 보시는 아버지. 자영업 오래하신 어머니 모셔야하고. 아무 능력도 스펙도 하나 없고 거짓말과 어머니 쌈짓돈에 아직도 손대고 내 물건을 훔쳐간 30세 고졸 형제. 그리고 25세의 나..

     걱정에 빠져 정체되어 방황하며 지내는것. 이제 그만하자.
     나를 믿어준다는 사장님.
     또 나를 보고싶다는 아는 동생..
     모두 감사하다.
     고맙다.
     세상에서 이런 나라도 빛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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