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11년이었지. 2월이었고.
그 썅노무 볼드모트와 나는 오티에서 만났더랬지.
그는 복학생이었고 나는 새내기였어.
인생 가장 밝은 시기였고 당당한 시기였지.
자기애가 넘쳤고 어떤 상황에도 기죽지 않았어.
그런 내가 그 볼드모트 개새를 만나고 나서 달라졌지.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잊어버린거야.
누구나 그렇듯 첫 연애란 서툴기 마련이지.
그래서 내가 그 사람에게 상처를 준 것도 있을 거야.
분명 있겠지. 관계를 맻는다는 것은 끊임없이 상처를 주고 받는다는 것을 포장하는 말이니까.
지금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단 하나.
볼드모트로부터 받은 상처를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 시전하여서 떠내려보내고 싶어서.
그자식은 참 나에게 여러 개짓을 많이 했어.
그중 하나는 무엇을 하든 내 기를 엄청 죽였다는거
원체 나도 성격이 있는 아이라 가만히 당하고 훌쩍이고 그러진 않았어.
그자식이 되로 줄 때 난 말로 받아쳤지.
근데 그것도 한두번이지.
언젠가부터는 가장 사랑하는 그 사람이 나에게 한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날 너무 초라하게 만들더라구.
동기들도 대놓고 말했어. 너 아무개선배랑 사귄 후부터 애가 점점 어두워진다고.
그럴 법도 했지.
그는 나를 매우 잘 아는 것처럼 이러저러하게 분석을 해대길 즐겼어.
그리고 결론은 항상 난 안된다는 것.
내 꿈도 커리어도 기회도 뭣도 난 다 안되는 아이라는것.
처음엔 발끈하고 무시했지만 그 상황이 반복되자 난 어느 순간부터 수긍해버렸더라고.
나는 자신감이 없고 우울하고 짜증 많고 소극적인 아이라고 스스로를 내면화시켜버렸더라고.
그리고 그건 지금까지 이어져서 가끔 내 삶을 흔들곤 한다는거야.
다른 상처는 모두 괜찮아졌어. 이미 지난 일이 되었기에 더이상 어떤 감정도 들지 않아.
그런데 그가 내 글을 비웃었을 때, 내 꿈을 비웃었을 때, 그 표정이 아직 눈에 선해.
정작 교수님들은 너무 좋다, 더 연습하면 꽤 괜찮겠다 칭찬하셨지만
난 그런건 들리지 않았어.
그건 지금 내 마음도 그래.
여전히 이미 끝나버린 볼드모트와의 관계의 일부가 날 조여와.
그 누구보다 날 사랑하는 사람의 응원이 절실하던 때였다는 거, 그가 모르진 않았을거야.
그사람에겐 다 터놓았었거든.
내 아팠던 이야기들.
안좋은 가정사와 나에게 일어나선 안되었던 일까지.
겉으론 밝은 척 강한 척 했지만 사실 난 그 어느 때보다 필사적이었던 거.
그렇게 똑똑하고 잘나신 분이 모를 리가 없었지.
그 상황에서 그는 나에게 부정적인 자아상을 심어준거야.
내 탓은 단 하나.
그런 그를 차지 않았다는 거지.
그때의 나에게 꼭 이야기 해주고 싶어.
그거 니가 너무 잘해서 질투나서 그랬던거야.
너는 무궁무진해.
그런 되도 않는 이야기따위 듣지 마.
넌 잘해.
진짜로.
누가 봐도 너보다 딸리는 애가 니가 너무 우월하니까 수준 맞추려고 택한 방법이 널 깎아내리는 거였어.
그러니까 그런 되도 않는 말에 위축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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