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b>2016년 2월 중순</b>의 어느날...</span></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b>2016년 2월 중순</b>의 어느날...</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오늘은 회사생활 중에서 중요한 날 중의 하나입니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바로바로... 작년업무평가에 대한 메니저의 결과가 통보되고, 그에 따른 <b>새로운 연봉과 보너스, 그리고 승진여부</b>가 결정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며칠 전부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이 면담을 준비합니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일단 작년에 제가 했던 일들을 하나하나, 따박따박 정리해서 보여줘야 합니다.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메니저라는 사람이 저에게 관심이 많아서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 수는 없는 바... 어떻게 하든지 자신을 어필한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써야 합니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따라서, 자신이 도맡아했던 업무는 물론, 숟가락만 살짝 얹었던 프로젝트, 어깨 너머로 슬쩍 곁눈질했던 프로젝트까지 다 집어넣어야 합니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심지어는 오고가다 슬쩍 들었던 프로젝트까지 웬만한 건 다 집어넣습니다.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아... 물론, 집어넣기만 하면 안 되고, 날카로운 질문이 들어올 지 모르니 (물론 우리 매니저가 그렇게 날카로울 거라고 예상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무슨 프로젝트가 뭐 했던 프로젝트냐... 하는 개념은 있어야겠죠...</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올해 해야할 일 보여주고, 어디어디에서 더 성과를 보여주겠다, 어디어디에 더 노력을 기울여서 우리 부서에 이만한 기여를 하겠다... 라는 것도 준비해야 하고...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메니저가 나에게서 기대하고 있는 곳이 어디인 지, 요것도 파악해서 가려운 곳도 팍팍 피가 나도록 긁어줘야 하고...</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이렇게 며칠을 준비해서 미팅을 준비합니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캐나다의 연봉인상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하자면...</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그 전까지는 그저 소문으로만, 그리고 대체적인 통계적로만 알고 있었는데, 우연히 우리 회사의 연봉에 대해서 파악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습니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바로 다른 부서의 메니저가 자신 팀의 연봉인상에 대한 메일을 저랑 친한 우리팀 직원에게 잘못 보냈고, 그 친구가 저에게 그 메일을 보여주면서... 어느정도 파악이 가능했죠...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기본적으로 <b>연봉 인상률은 2%</b>가 기준인 것 같습니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즉, 잘하지도, 잘못하지도 않았고, 그저 자기 임무만 열심히 했다... 영어로는 Meet the expectation 라고 하는데... 이런 경우에 2% 인상이죠... 거의 대부분의 직원이 요 카테고리에 속합니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예전에 수학을 잘했던 분은 정규분포라는, 제가 누웠을 때 제 배를 보는듯한 그래프의 중앙부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이걸 기준으로 좀 못했다... 즉, Below the expectation 라고 하면 1%, 심지어는 0% (- 는 보지 못했습니다. - 라면 아마 회사를 나가야 하지 않을까...), 잘했다 라고 하면, 즉 Above the expectation 이라고 하면 3%, 4%... (제가 봤을 때는 5%가 최고였습니다만... (사장의 아들이거나 하면) 더 높을 수도 있겠죠?</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이를 기준으로 45,000불의 연봉을 받는 직원이 10년동안 꾸준히 기본적인 연봉인상만 기록하면서 근무를 했다면, 약 54,000불을 받는다는 계산이 나오네요. 갑갑하죠...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요래서 승진이 중요합니다. 승진을 하면 바로 기본 5% 깔아줍니다.  그것도 기본 인상과는 별도로...</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이를 바탕으로 5년차와 10년차 때 승진을 한번씩 했다고 생각하면... 59,200불의 연봉이 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5,000여불의 차이가 있군요... 머... 그냥 그렇다구요.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물론 이 연봉인상은 회사마다, 부서다마 다 다를 수 있습니다만, 우리 회사처럼 특별하게 기류에 편승하지 않고 꾸준한 회사들은 다 비슷비슷하지 않을까 하네요.</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이미 연봉인상과 보너스는 작년말 면담으로 정해진 터... 오늘의 주제는 과연 <b>승진을 어떻게 어필</b>하느냐가 관권입니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한국은 년차가 되면 바로바로 승진대상에 포함되고, 심사되고 그러는 것 같지만, 여기 캐나다는 다릅니다.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내가 승진을 원하면 승진을 원한다고 딱 부러지게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그렇지 않으면, 메니저는 '아 이놈은 승진에는 별 관심없는 아주 착하고 순딩순딩스런 부하구나...' 라고 생각해서 아예 승진대상에서 제외시켜놓습니다.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따라서 기회 있을 때마다 '나 승진에 관심 많아요...' 라고 김국진 어투로 어필하는 게 중요합니다.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이렇게 메니저와의 면담시간이 그렇게 어필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중요한 시간이죠.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승진 어필을 위해서 열심히, 라임에 맞추어서 이야기할 사항을 조목조목 준비합니다.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드디어 미팅시간... 현실감을 주기 위해서 메니저와 직접 했던 영어버전으로 올려보겠습니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메니저: Good Job, This is your new salary and that is your bonus, good?</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1년동안 고생 많았으... 요거, 요거 니가 작년동안 한 일들이고... 올해는 저거, 저거 더 신경쓰면 좋겠고... 니가 작년동안에 한 일을 감안해서... 요게 너의 새로운 연봉이고, 요건 보너스... 어때?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나: (What a mouse tail!) Oh... Thank you, thank you...</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니 같으면 그 돈 갖고 살겠냐? 라고 따지고 싶지만...) 오우... 땡큐, 땡큐</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메니저: Keep on going, let's finish it.</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그래... 올해도 작년처럼 열심히 해 보고... 머 더 할 이야기 없으면 끝낼까?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메니저가 슬쩍 미팅을 마치려고 합니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나: Action Stop, is it finished?</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동작그만... 여기서 이야기 끝내기냐?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메니저: Anything more?</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머 할 이야기라도?</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나: P... Pr... Promotion...</span></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그래 내가 여기서 일한 지 꽤 됐고, 그동안 성과도 어느정도 있으니... 스... 스... 승... 진... </span></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철저한 유교문화에서 자란 저에게는 나를 스스로 어필하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아.. 시간되면 그냥 재깍재깍 알아서 올려주지... </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메니저: What?</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머라고?</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나: PROMOTION?</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우띠...) 나 승진은 어떻게 됐냐고?</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메니저: Ah, promotion? not yet</span></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아... 프로모션...  그게... 니가 열심히 한 건 알겠는데, 아직은 이른 감도 있고, 좀더 개발쪽으로 성과를 더 보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데...</span></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br></span></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아... 진짜... 그 참 드럽게 까다롭게 구네... 마지막 어필을 위해서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던 어필 랩을 선 보입니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b>웃지마... </b></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요... 체키럽... 잘 들어 봐... 내가 지금부터 님 귓구멍 달팽이관에 팍팍 박히게 하겠어...</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애들이 얼마나 이 자릴 싫어하는 지, 님은 그 자리에서 안 보이는 지...</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작년에 이 자리 왔던 놈만 4명, 그런데 힘들다고 떠난 놈만 3명, 이 자리 수명은 단명...</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애들 새로오면 나만 바빠, 걔네들 가르치느라 바빠, 그렇게 키워놓으면 그놈들은 떠나느라 바빠, 그럼 그 일들은 또 나에게로 와서 바빠, 그래서 주말에도 바쁜 나는 나쁜 아빠...</span></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내가 끝낸 프로젝트만 이것저것요것, 발 담근 프로젝트는 저것고것그것, 데일리 서포트만해도 상당할 것...</span></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우리팀 애들도 나를 인정, 다른팀 메니저도 나를 인정, 인지상정이면 님도 인정?</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이렇게 열심히 어필 랩을 선보였건만, 메니저는 요지부동입니다. 아직은 좀 더... 라는 기세...</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우띠... 결국은 알았다... 라고 이야기하고 다시 자리에 돌아와서 씩씩거리고 있는데, '띵똥'하고 셀폰으로 메시지 알림이 옵니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확인하니, 같은 팀이었다가 동종업계의 다른 회사로 옮긴 중국여자애였습니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간단히 답장을 보냅니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808080;font-family:'돋움';text-align:justify;">'니하오' '응, 니하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