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　아무것도 되지 않고자 한 아이가 있었다. 더 강해지고 화려해질 수 있는 길도 마다하고 그저 지금 그대로 남아있길 바란 아이가 있었다. 그 상태로 던전을 도는 것 자체가 고난일 게 분명한데도 아무것도 되지 않기를 바란 아이가 있었다.</span><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　아이의 고난을 덜어준 것은 여럿 있겠지만, 그중 가장 큰 도움이 되어준 것은 분명했다. 공중 전투 메카 : 템페스트. 한 번 등장하면 적을 향해 자폭할 때까지 든든한 아군이 되어주는 믿음직한 기체. 아이보다 훨씬 먼저 세상을 구경한 가족, 프라임이 다른 가족들을 위해 만든 것이었다.</span><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　그 든든한 아군이 있는 것만으로, 그리고 무모한 길을 걷는 아이를 위한 가족들의 수많은 지원이 있는 것만으로 아이는 어떠한 고난도 넘을 수 있었고, 어떠한 고난도 넘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span><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　"너,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고 싶어?"</span><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　아이가 겐트에 체류할 때쯤, 아이에게 던져진 질문이었다. 그 질문에 아이는 아주 당연하다는 듯 답했다.</span><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　"당연하죠. 생각을 바꿀 생각은 여태껏 한 번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거예요."</span><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　"많이 어려운데도?"</span><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　"다들 도와주고 있으니까요. 나중을 위한 장비들이 창고에 가득 들어차 있는 거 아시잖아요. 저 얼른 그것들 전부 써봤으면 좋겠어요."</span><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　"그래도, 더 강해지면 좋잖아. 힘들기도 하고. 매 순간이 고되잖아."</span><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　"도전정신도 좋지 않나요? 그리고 무엇보다 프라임 씨의 템페스터가 있으니까 그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아요."</span><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　아이는 생글생글 웃고 있었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전보다 더 나빠진 듯한 인상이었다. 왜 그러냐는 아이의 질문에 제대로 답도 못하고 그저 이를 악물기만 할 뿐이었다.</span><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　"도전, 도전 좋지. 그래, 도전 조금 더 해볼래? 템페스터의 도움 없이 돌아보는 거야. 어때?"</span><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　"그건, 조금 오래 걸릴 것 같은데요."</span><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　"그치? 그러니까 그냥 너 스스로 강해지는 게 어때? 템페스터에 굳이 의존하지 않아도 되도록 말이야."</span><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　"…무슨 일 있나요?"</span><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　그제야 아이의 눈에는 그가 들고 있던 잔뜩 구겨진 신문지가 들어왔다. 그의 조금 화가 난 듯한 표정이 들어왔다. 분명 신문에 별로 좋지 않은 소식이 쓰여 있는 탓일 거라고 아이는 생각했다. 무슨 일이 생기는 건가요? 아이는 다시 한번 물었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span><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　한참 동안 이어진 침묵 끝에 그가 꺼낸 말은 처음과 같았다. 아직도 지금 이대로가 좋아? 계속 이대로 있고 싶어? 아이의 답 역시 같았다. 계속 이대로 있을 거예요. 그 한결같은 대답에 그는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아이를 끌어안았다.</span><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　"무슨 일이 있나요?"</span><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　"너는 이제, 아무 도움도 없이 홀로 던전을 돌아야 할 거야. 분명, 분명 힘들고 괴로워질 텐데."</span><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　"무슨 일이 생기는 건가요?"</span><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　"이건 어쩔 수 없는 거야. 약해지고 강해지고의 문제가 아니라서, 정말 어쩔 수 없는 거야. 아예 다른 가족의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되어버린다고."</span><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　"더는 프라임 씨의 도움을 못 받는 건가요? 다른 가족분들의 도움도 받을 수 없게 되는 건가요?"</span><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　"그런데도 너는 계속 그대로 남겠지. 지금보다 더 힘들게 분명한데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게 분명한데도. 너는 그 도전을 계속하겠지. 나는 널 막을 수 없어. 네가 할 수 있을 때까지 그 도전을 계속해도 돼."</span><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　얼핏 그의 목소리는 우는 것처럼도 들렸다. 하지만 아이는 그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그저 양껏 팔을 벌려 저를 끌어안은 그의 등을 천천히 두드려주기만 할 뿐이었다.</span><br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　바닥에는 프라임을 불러낼 수 있는 스위치가 아주 천천히 불빛을 깜빡이면서 널브러져 있었다. 그 불빛은 금방이라도 꺼져버릴 듯 위태롭게 반짝이고 있었다.</span> <div><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br></span></div> <div><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span></div> <div><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br></span></div> <div><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아이 = 노전직 캐릭터</span></div> <div><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br></span></div> <div><span style="font-family:'돋움', Dotum, Helvetica, sans-serif;">안녕하세요. 아라드의 흔한 글쟁이입니다.</span></div> <div>지원병이 삭제된다는 소식에 쓴 글입니다.</div> <div>하하 안녕 템페스터</div> <div>하하 안녕 지원병</div> <div>하하 함께 고통의 길을 걷자꾸나 노전직 마창사쟝</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4/1492531972dd85aac5b72641ba939ca1d9c2c0a500__mn720282__w242__h393__f14037__Ym201704.png" width="242" height="393" alt="K-013.png" style="border:none;" filesize="14037"></div></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