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처음 시작한건 군대에서 였어요.</div> <div>고무신 거꾸로 신은 여자친구 생각을 좀 덜어보려고.</div> <div>고참한테 배워서 틈날 때 마다 했었어요.</div> <div> </div> <div>전역하고 학교에 복학했는데 체육과라 틈틈히 했었어요.</div> <div>운동도 몇가지 밖에 할 줄 몰랐고 명칭 같은건 관심도 없었어요.</div> <div>그러다가 동기들이 생체 자격증 따자고 해서 그 때 정말 열심히 했어요.</div> <div>해부학도 공부하고, 운동명칭, 기구명칭 등 이론도 같이 공부했어요.</div> <div> </div> <div>사회에 나오니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헬스장에 취업했어요.</div> <div>이 때는 그냥 난 트레이너니까 보여주기 위해서 했었어요.</div> <div>회원들 보기에 그래도 일반인 보단 좋아야 밥줄이 안 끊길테니까요.</div> <div> </div> <div>그렇게 운동 시작한지 12년이 됐는데 돌이켜보면 정말 즐거워서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div> <div>그저 의무감이나 습관적으로 해왔던 것 같아요.</div> <div>만약 운동 안해도 몸매가 유지된다면 당장 운동 그만뒀을 것 같아요.</div> <div>TV나 주변에서 운동이 즐겁다 못해 중독까지 걸린 사람들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까지 들어요.</div> <div> </div> <div>그러다가 2년 전, 운 좋게 관리자가 되니 나태해 지더라고요.</div> <div>난 현역(트레이너)도 아닌데 뭐..라는 생각에 자꾸 운동을 거르게 되고.</div> <div>운동을 안하다 보니 생활에서도 움직이는게 좀 귀찮아 지더라고요.</div> <div>원래 엄청 활발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거 좋아하는 성격이었거든요.</div> <div> </div> <div>그래서 그 때부터 살이 막 찌기 시작했던거 같아요.</div> <div>사진 찍는다고 운동하고 식단조절 했을 때가 66kg 이었고.</div> <div>평소에는 70kg~73kg 왔다갔다 했었거든요.</div> <div>그런데 75kg까지 쉽게 찌더라고요.</div> <div>그리고 75에서 한 동안 멈추기에 이게 내 몸무게의 한계인가 보다 생각했죠.</div> <div> </div> <div>제 착각이었어요.</div> <div>75kg을 살짝 넘어가더니 별 신경 안 썼더니 쭉쭉 살이 찌더군요.</div> <div>그래서 얼마 전에 82kg까지 찍었습니다.</div> <div>상황이 심각함을 뒤늦게 깨닫고 슬슬 운동을 다시 시작했죠.</div> <div> </div> <div>그런데 예전 생각하면서 중량에 욕심부리고, 가동범위 오바해서 하고, 시간에 쫓겨서 하다보니.</div> <div>여전히 웨이트는 재미없고, 짜증나고, 중간중간 부상 입고.</div> <div>그러다보니 또 예전처럼 운동하기 싫을 때마다.</div> <div>이유같지 않은 이유 대면서 스스로 운동 쉬는 구실을 만들고, 스스로 위안하고, 스스로 정당화 시키고.</div> <div>하......내 자신이 이정도 열정과 노력밖에 못하나 라는 생각에 한심 하더군요.</div> <div> </div> <div>현재는 78kg-79kg 왔다갔다 합니다.</div> <div>2주 전 쯤 고질병이 어깨를 또 부상당해서 2주 정도 쉬었다가 며칠 전 부터 다시 시작하는데요.</div> <div>^-^</div> <div>요즘 아주 조금 운동이 즐거워 졌습니다.ㅎㅎㅎㅎㅎㅎ</div> <div> </div> <div>왜냐고요?</div> <div> </div> <div>첫째는 몸매에 대한 기대를 버렸습니다.</div> <div>운동의 첫번째 목표를 몸이 아닌 건강으로 잡았거든요.</div> <div>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친구들과 술도 한 잔 하고.</div> <div>그러면서도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운동이요.</div> <div> </div> <div>일단 중량 욕심을 버렸습니다.</div> <div>중량 대신 세트수를 늘려서 자극을 주고 있습니다.</div> <div>동작 하나하나가 크게 힘들지도 않고, 관절에 무리도 안가지만 운동 후에는 꽤 큰 자극이 느껴져요.</div> <div> </div> <div>그리고 시간에 쫓기지 않습니다.</div> <div>예전엔 시간 딱 정해놓고 그 시간안에 계획한 운동을 빨리 끝내버리자는 생각때문에 시간분배 잘못하면 짜증나고 스트레스 받았거든요.</div> <div>아마도 운동이 즐겁지 않았기 때문에 빡시게 빨리 끝내 버리려고 그렇게 했었겠죠.</div> <div>이제는 시간같은거 잘 안보고 그냥 운동하면서 회원들 운동하는 것도 쳐다보고, 지도해 드릴거 있으면 지도도 해드려요.</div> <div>목표한 만큼 운동량 못 채우면 다음날 더 많이 해도 되고, 시간 더 내서 하고가면 되고.^^</div> <div> </div> <div>예전엔 어떤 강박관념(?) 때문에 제가 하던 기구를 세트 수 다 못 채웠는데 다른 사람이 중간에 하면 엄청 짜증났거든요.</div> <div>못난이 마냥 운동 흐름 다 깨졌다고 생각하고..ㅠㅠ;;</div> <div>그냥 다른운동으로 대체하면 되거든요..왜 그렇게 그 운동에만 집착했을까..</div> <div>이러니 그동안 운동이 재미 없었던 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 </div> <div>운동으로 먹고산다는 놈이 이렇게 멍청하게 살아왔네요.</div> <div> </div> <div>퇴근 전에 짧게 글 쓰고 가려고 했는데, 글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div> <div>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다들 눈치 채셨죠?</div> <div> </div> <div>운동을 학교 과제처럼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미션처럼 생각하시지 마세요.</div> <div>그냥 편하고 부담없이 즐기시길 바라요.</div> <div> </div> <div>시간에 쫓기지 마시고-</div> <div>중량에 욕심내지 마시고-</div> <div>결과에 집착하지 마세요-</div> <div> </div> <div> </div> <div>운동의 첫째 목표는 몸과 마음의 건강이어야 하고.</div> <div>그 건강을 지키려면 즐기는 운동을 평생 하셔야 합니다.</div> <div> </div> <div>오늘도 다게 여러분들의 즐거운 운동시간을 응원하겠습니다-</div> <div> </div> <div>p.s 저는 퇴근 하고서 월드컵경기장 워킹하러 가야겠네요.</div> <div>야밤에 운동하는 가지각색의 사람들 보면서 시원한 공기 마시면서 걷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고요.</div>
인취취의 꼬릿말입니다
"인취취" 사람 냄새에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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