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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diet_104140
    작성자 : 냥이scented
    추천 : 7
    조회수 : 504
    IP : 211.58.***.32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6/11/21 23:16:48
    http://todayhumor.com/?diet_104140 모바일
    내가 살찐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내 몸은 솔직히 남들이 보기에는 어떻게 저렇게 뚱뚱할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뚱뚱한 편이다. 나의 오빠는 꽤 마른 편인데 오빠의 팔뚝과 나의 팔을 비교해보면 내가 더 튼실하다. 그래서 생각해 봤다, 나는 왜 이렇게 뚱뚱할까...? 

    진짜 원인을 찾아보면 내가 평범한 몸이었던 어릴 때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때는 대략 15년 전쯤? 내가 세상에 태어난지 2년정도 되었을 때의 일이다. 집안 내력 때문인지 나는 어렸을 때부터 소화를 잘 못했다.
    정말로 소화를 못했다. 엄마의 모유를 먹을 때도, 분유를 먹을 때도, 나중에 이유식을 먹을 때도 엄마가 쑤셔 넣었고 나는 그걸 받아먹는 프로세스만을 반복했었다. 뭐... 어차피 엄마가 어르고 달래서 먹여도 나는 다 토했다. 한 5~6살 때까지도 그랬다. 위에 부담이 없는 죽 같은 것도 먹고 나서 새벽에 토했다.
    엄마가 미역국을 좋아해서 나에게 미역국을 주었는데 그것도 토했다 새벽에. 10년이 넘게 지났는데도 그 미역국을 토할 때의 느낌을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난 아직도 미역국을 싫어한다. 국물은 조금 먹는데 미역 자체는 손도 대지 않는다. 
    이렇게 계속 토를 하다가 나중에는 정말로 계속 아팠다고 한다. 주말이면 응급실에 갔고 매일 열이 났고 정상적인 삶을 살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토를 안 하게 되었다. 물론 소화를 잘 했다는 뜻은 아니다. 여전히 소화가 안 되고 가스가 자주 차고 설사를 한다. 
    뭐가 되었건 간에 일단 토를 안 하게 되어 매우 기뻤던 것 같다 우리 부모님과 나는. 근데 음식에 대한 집착이 심해졌다. 
    어린 애가 먹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할 양을 먹었던 것 같다. 그 때를 잘 기억은 못 하지만 아마 이걸 지금 못 먹으면 다음에 못 먹을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을 했지 않았을까? 솔직히 고등학생인 지금은 어느정도 먹을 것을 가릴 줄 알지만 그 때는 짐승과 다름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내가 토를 안 하게 되고, 내가 다시 먹는 재미가 뭔지 알게 되면서 내 몸은 점점 불어났다. 

    그렇게 초등학생이 되었다. 뭐... 초등학생 시절은 딱히 뭐 없다. 뚱뚱하다고 놀림을 받았었고 약한 수준의 학교 폭력을 당했던 것 같다. 그때는 학교 폭력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을 때여서 그런지 부모님은 왜 반격도 안 하고 멍청하게 얻어 맞고 다니냐고 그르쳤던 것 같다. 상관 없다. 뭐... 잊었다기 보다는 감정이 물러진 거지만. 딴 얘기지만 나는 이때부터 맞서 싸우라는 엄마의 말을 듣고 우는 걸 한심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그리고 초등학교 때 인연이 있었던 애들은 친한 애 몇 명 빼고 거의 상종 안 한다. 선생('님'이라는 소리를 듣기에는 과분하다.)이나 다른 놈들이나. 
    그리고 엄마의 강요에 못 이겨 억지로 다이어트를 했다. 약을 먹어가며, 굶어 가며 어린 나이에 참 죄라도 지은 것처럼 외롭게 혼자서 했었다.
    어렸을 때는 그게 당연한 건줄 알았으니까, 단지 그래서 살을 빼었다.
    물론 결과는 잠시 날씬 했었다. 약 40kg 후반까지 되었었다. 근데 중학교를 올라가게 되면서 다시 돌아왔다.
    오후 10시까지의 수업은 너무나 가혹했고 나는 그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풀었다. 너무나 빠르게 다시 살은 되돌아 왔고 살은 다시 다 트게 되었다.

    그렇게 중학생이 되었고 고등학생이 되었다. 그냥 중학생 때는... 그냥 공부만 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영화 보는 게 재미있어 졌고 그 방향에 뜻이 생겼다. 영어도 보다 보니 재미있어 졌다. 지금도 뭐 중학생 때랑 비슷하게 사는 것 같다.


    글을 쓰고 나서 읽어 보니 나의 살 이야기 보다는 그냥 인생 얘기를 한 것 같다. 사실 살 빼는 거, 정말 좋다고 생각한다. 나도 내 의지를 따라 노력할 것이다. 방학 때 헬스장도 다녀보고 내가 좋아할 만한 운동도 하나쯤은 찾을려고 노력할 것이다. 근데 남들이 살 빼라고 강요하는 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초등학생 때 부모로서 비만은 건강에 좋지 않으니 같이 노력을 해볼 수는 있으나 꼭 약까지 먹여가며 했었어야 했을까? 같이 운동을 하면서 뺄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다. 그저 응원이나 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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