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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cyphers_131813
    작성자 : 라이샌더
    추천 : 8
    조회수 : 458
    IP : 203.252.***.144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6/02/03 13:50:17
    http://todayhumor.com/?cyphers_131813 모바일
    사퍼문학] 트와일라잇 광장에 나서다
    옵션
    • 창작글
     
    게임에 들어선 명준은 밴픽이 웨슬리 루드빅으로 끝나자, 2픽의 칼 근딜 셀렉과  1 하랑, 1 마틴을 마주했다 

    이것은 돌아갈 수 없는 정말 까닭이었다.. 그렇다면? 탈주를 택할 것인가?
     
     
    명준의 눈에는, 공식전이란 키에르케고르 선생 식으로 말하면,
    실존하지 않는 사람들의 광장 아닌 광장인 것이었다. 탱커 또는 딜러 그 외 어중간한건 없었다.
        
     

     미친 믿음이 무섭다면, 숫제 믿음조차 없는 것은 허망하다.
    다만 좋은 데가 있다면, 그곳에는, 타락할 수 있는 자유와, 게으를 수 있는 자유가 있었다 

    원캐라도 방을 타면 탱커, 근캐라도 공을 타면 딜러..
    정말 그것은 자유, 명준은 마음속으로 말을 이었다.
        
     
     오늘날 사이퍼즈가 인기 없는 것은, 눈에 보이는 한마디로 가리킬 수 있는 투쟁의 상태 때문이다
     --- 더 좋은 코스튬과 현질거리를 인민에게 가리켜 줄 수 없게 된 탓이다.
     파워 싱크 패치 이전 때에는 그렇게 뚜렷하던 게임의 최적화가 오늘날에는, 피씨방의 컴퓨터도 첫판이 갈팡질팡할 만큼 아리송하기만 하다.
    쾌적한 게임 환경을 찾기 위하여, 나누어지고 얽히고 설킨 저사양의 게임설정 속을 헤매다가,
    불쌍한 똥컴 들은, 그만 게임 밖으로 팽개쳐져 버리고,
    예대로의 다나와 컴퓨터 견적, 행복쇼핑 컴퓨터 관으로 달려가서, CPU, SSD와 외장그래픽카드를 지르고 만다.
        
    일류 학자의 분석력과 직관을 가지고서도,현대 사이퍼즈의, 탈을 쓴 핵 악용자의 모습을 알아보기 힘든 판에,
    사이퍼즈의 렉만을 나무라는 건, 아무래도 너무하다. 명준은 계속 생각한다.
     
    넥슨의 과금정책 들은 천재적이었다. 들어찬 게임마다 들어차서, 울려고 내가 왔던가 웃으려고 왔던가를 가슴 쥐어 뜯으며 괴로워하는 대중을 위하여, 사이퍼즈에 만들라는 경매장은 안만들고 더 많은 캐쉬질과 장사 온라인의 허가를 내준다. 랜덤 코스튬 장사를 못 하게 하는 법률을 만들라는 고객 단체의 부르짖음은 그날 치 매거진 거리를 만들어 주는 게 고작이다.
     

    그들의 게임 운영철학은 의뭉스럽기 이를 데 없다. 그런 데로 풀리는 버그를 막으면, 버그가 어디로 터져 나올지를 다 알고 있다. 그러면서 그들은, 자신들의 계정에겐, 진심으로, 스팀을 구매하기를 권유하고, 외국에 보내서 질 좋은 게임을 받게 하고 싶어한다.
     

     

    이런 게임. 그런 게임을 하기도 싫다. 그러나 탱커와 딜러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만 한다. 탱커 아이작 동지가 하향되었다 하오. 전해 듣게 된 그 흉한 소식. 아이작. 그는 막다른 골목에 몰린 짐승이었다. 그때, 랜덤에 보내기가 서로 사이에 말이 맞았다. 22원 막다른 골목에서 얼이 빠져 주저앉을 참에 난데없이 밧줄이 내려온 것이었다. 그때의 기쁨을 그는 아직도 간직한다. 공식 매칭. 설득자들 앞에서처럼 시원하던 일이란, 그의 지난날에서 두 번도 없다.
     

     

    캐릭터 픽 창에 들어섰다.
     

     

    방 안 생김새는, 통로보다 조금 높게 설득자 들이 들어차 앉아 있고, 적팀은 오른편에서 들어와서 바른편으로 빠지게 돼 있다. 두 사람의 파티와, 또 다른 한명, 조커 휘장을 입은 랭커가 한 사람, 나까지 합쳐서 다섯 명. 그들 앞에 가서, 걸음을 멈춘다. 윗 자리에 앉은 랭커가, 부드럽게 웃으면서 말한다.
     
     

    "동무, 셀렉하시오."
     

    명준은 움직이지 않았다.
     

    "동무는 어느 쪽으로 가겠소?"
     

    "랜덤."
     

    그들은 서로 쳐다본다. 셀렉하라고 하던 랭커가, 윗몸을 테이블 위로 바싹 내밀면서, 말한다.
     

    "동무, 랜덤도, 마찬가지 셀렉과 돈이 다를 것 없소. 망 조합과 쓰레기 캐가 우글대는 랜덤 픽에 가서 어쩌자는 거요?"
     

    "랜덤."
     

    "다시 한 번 생각하시오.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정이란 말이요. 자랑스러운 권리를 왜 포기하는 거요?"
     

    "랜덤."
     

    이번에는, 그 옆에 앉은 파티가 나앉는다.
     

    "동무, 지금 2인 파티에서는, 탱커들을 위한 근 캐를 하나 냈소. 동무는 누구보다도 먼저 짤 립을 가지게 될 것이며, 인민의 영웅으로 존경받을 것이오. 전체 인민은 동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소. 고향의 초목도 동무의 개선을 반길 거요."
     

    "랜덤."
     

    그들은 머리를 모으고 소곤소곤 상의를 한다.
     

    처음에 말하던 랭커가, 다시 입을 연다.
     

    "동무의 심정도 잘 알겠소. 오랜 사이퍼즈 생활에서, 트롤러들의 간사한 꼬임수에 유혹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도 용서할 수 있소. 그런 염려는 하지 마시오. 우리 팀은 동무의 하찮은 잘못을 탓하기보다도, 동무가 사이퍼즈와 인민에게 바친 충성을 더 높이 평가하오. 일체의 보복 행위는 없을 것을 약속하오. 동무는……"
     

    "랜덤."
     

    파티 대표가, 날카롭게 무어라 외쳤다. 설득하던 랭커는, 증오에 찬 눈초리로 명준을 노려보면서, 내뱉었다.
     

    "좋아."
     

    눈길을, 방금 윈도우 창을 열고 들어서는 웹툰에게 옮겨 버렸다.
     

    아까부터 그는 설득자 들에게 간단한 한마디만을 되풀이 대꾸하면서, 지금 다른 적 팀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을 광경을 그려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도 자기를 세워 보고 있었다.
     

    마틴이 물었다.
     

    "자넨 어디 출신인가?"
     

    "……"
     

    ", 골드로군."
     

    설득 자는, 앞에 놓인 서류를 뒤적이면서,
     

    "랭커라지만 막연한 얘기요. 제 주캐보다 나은 데가 어디 있겠어요. 랜덤을 셀랙한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얘기지만, 밖에 나가 봐야 조합이 소중하다는 걸 안다구 하잖아요? 당신이 지금 가슴에 품은 울분은 나도 압니다. 사이퍼즈가 과도기적인 여러 가지 모순을 가지고 있는 걸 누가 부인합니까? 그러나 사이퍼즈엔 자유가 있습니다. 공을 타면 딜러고 방을 타면 탱커지. 인간은 무엇보다도 자유가 소중한 것입니다. 당신은 탱커 생활과 딜러 생활을 통해서 이중으로 그걸 느꼈을 겁니다. 인간은……"
     

    "랜덤."
     

    "허허허,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내 나라 내 민족의 한사람이, 타향만리 꼴 랜덤 픽에 가겠다고 나서서 조합을 망치겠다는데, 동족으로서 어찌 한마디 참고되는 이야길 안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이곳에 사이퍼즈 천만 동포의 부탁을 받고 온 것입니다. 한 사람이라도 더 건져서, 승급전의 품으로 데려오라는……"
     

    "랜덤."
     

    "당신은 골드 휘장까지 받은 지식인입니다. 골드는 지금 당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위기에 처한 조국을 버리고 떠나 버리렵니까?"
     

    "랜덤."
     

    "지식인일수록 불만이 많은 법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제 몸을 없애 버리겠습니까? 종기가 났다고 말이지요. 당신 한 사람을 잃는 건, 스톤즈 열을 잃은 것보다 더 큰 민족의 손실입니다. 당신은 아직 젊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할 일이 태산 같습니다. 나는 당신보다 나이를 약간 더 먹었다는 의미에서, 친구로서 충고하고 싶습니다. 조국의 품으로 돌아와서, 쾌적한 사이퍼즈를 재건하는 일꾼이 돼주십시오.
    망 조합을 가서 고생하느니, 그쪽이 당신 개인으로서도 행복이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나는 당신을 처음 보았을 때, 대단히 인상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뭐 어떻게 생각지 마십시오. 나는 동생처럼 여겨졌다는 말입니다. 만일 탱커로 오는 경우에, 개인적인 백업과 짤 립을 제공할 용의가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명준은 고개를 쳐들고, 반듯하게 된 천막 천장을 올려다본다. 한층 가락을 낮춘 목소리로 혼잣말 외듯 나직이 말할 것이다.
     

    "랜덤."
     

    설득자는, 손에 들었던 그랑주화로, 테이블을 툭 치면서, 곁에 앉은 원딜을 돌아볼 것이다. 하랑은, 어깨를 추스르며, 눈을 찡긋 하고 웃겠지.
     

    나오는 문 앞에서, 스칼렛의 책상 위에 놓인 명부에 랜덤을 적고 천막을 나서자, 그는 마치 재채기를 참았던 사람처럼 몸을 벌떡 뒤로 젖히면서, 마음껏 웃음을 터뜨렸다. 눈물이 찔끔찔끔 번지고, 침이 걸려서 캑캑거리면서도 그의 웃음은 멎지 않았다.
     

    라이샌더의 꼬릿말입니다
    최인훈 - 광장이 원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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