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랄까.. 저는 원글쓴이처럼 맥주에 대해 해박하지도 않고..

아래에 올리신 분 처럼 맥주 유통 관련 업종에서 종사하는 사람도 아닌 그냥 평범한 사람입니다.

주는 대로 그냥 먹는데 술을 꽤 좋아해요. 술자리 분위기랄지 ..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것도 좋고 ..

대신 맥주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마시다 보면 배가 너무 부르기도 하고 대부분 맥주 잘 안마시는 분들이랑 비슷합니다.

주로 소주나 막걸리를 즐겨 마시죠.

그런 제가 얼마전에 체코로 신혼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유난히 체코에선 맥주를 많이 접하게 되더군요.

길을 걷다가 허기도 지고 점심식사나 하러 들어가자고 바로 눈앞에 보이는 식당에 들어갔어요.

돼지고기 요리 등을 주문하고 맥주 드시는 분들이 많길래 맥주도 두잔 시켰습니다.

체코에서는 식당에서 마련해둔 길가의 식탁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곳에서 대낮부터 맥주를 편하게 마시더라고요. 

안주도 안 시키고 맥주만 마시는것도 보이고.. 뭔가 평화로워 보이기도 하고 좋았습니다. 

그리고 맥주가 나와서 별 생각 없이 한모금 들이켰는데..

와.. 이거 뭐야? 와.. 진짜 이거 뭔데? 뭐지?

속으로 이 생각 계속 했습니다. 너무 맛있는 거예요 !!

우리나라에서 맥주 마실땐

맥주가 엄청 차잖아요.

차기도 하고 탄산도 강하고

몇모금 마시다 보면 크으~!! 할 수 밖에 없잖아요.

근데 그 집에서 준 맥주는

뭔대? 뭐지? 하면서 꼴딱꼴딱 계속 맥주가 넘어가는거예여 ㅋㅋㅋㅋㅋㅋ

진짜 꼴딱꼴딱 넘어가는데 너무 뭐랄까 단맛은 안느껴지는데 너무나 달달한 느낌?

말로 설명하기 힘든데.. 꿀떡꿀떡 한 맛? 진하고.. 풍미좋고.. 아니 너무 맛있는거예여.

고기요리는 나오지도 않았는데 두 잔째 시켜먹고 고기요리 먹으면서 세 잔째를 음미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맥주마실때 회사에서 여직원분들도 소맥을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종종 소맥으로 먹기도 했는데..

이건 와..

이 맥주에 소주를 탄다는건 그 맥주에 대한 모독? 그렇게 생각이 들더군요.

자유여행으로 체코에 3일간 있었는데.

이틀은 온죙일 살짝 취한 상태로 돌아다녔던거 같애요. ㅋㅋㅋㅋ

호텔에서 챙겨준 조식을 제외하고는 맥주를 입에 달고 다녔거든요. 광장 축제 같은데 구경하면서도 마시고..

식사하면서도 마시고.. 배고프면 소세지구워준거랑 같이 먹고..

하루 일과 마치고 해지고나서 배가 고픈거예요.

그래서 숙소 근처 마켓에서 장을 보는데

캔맥주가 또 눈에 들어오더군요. 정확히 얼마였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큼지막한 캔 하나가 한국돈으로 600원? 700원? 그 정도..

내가 먹었던게 뭐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캔맥주는 그래도 한국이랑 비슷한 맛이겠지

공장에서 만드는 거니깐! 이렇게 생각했던 거 같애여.

근데 ㅋㅋㅋㅋ 종류별로 다 사서 마셔봤는데

너무 맛있는거예여 ㅋㅋㅋㅋ 무슨 신혼여행인데 음주여행 맥주탐방 컨셉 여행이 되버렸습니다.

그리고 들었던 생각이.. 음

아 이것이 진짜 맥주라면..

이런거 마시면서 하루하루 산다면 왠지 살맛 날것 같다.. 라는 생각도 들었고..

한편으론 너무너무 억울한거예요 서른 몇 넘도록 몰랐던 것도 억울하기도 하고..

귀국하고 나면 두번 다시 못먹을것 같기도 하고.. 

여튼 신혼여행 잘 마치고 돌아와서 

돌아오자 마자 맥주마시러 다녀봤어요. 홍대 술집도 가보고.. 집앞 편의점에서 필스너우르켈? 똑같은 캔 맥주도 사서 마셔보고..

근데 역시 밍숭맹숭한데 차갑기만 엄청 차갑고 탄산 강하고.. 심지어 캔맥주도 맛이 다르더라고요..

캔맥주 맛이 다른건 조금 충격이었어요. 왜 똑같은 상표인데 맛이 다르지 하고요. 어쩌면 여행버프가 사라져서 일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 맥주덕에 여행이 더욱 풍요롭고 즐거웠습니다.

한국 맥주가 싱거운건 맞지만 언젠간 좋아질거라 믿어요.

아 체코 다시 가고 싶네요. 맥주 마시러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