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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진 코믹스가 메갈 소굴이 되었다 하오. 전해 듣게 된 그 흉한 소식. 그녀는 막다른 골목에 몰린 짐승이었다. 그때, 자기가 즐길 컨텐츠는 자기가 만드는 루리웹에 보내기가 서로 사이에 말이 맞았다. 막다른 골목에서 얼이 빠져 주저앉을 참에 난데없이 밧줄이 내려온 것이었다. 그때의 기쁨을 그녀는 아직도 간직한다. 트위터의. 설득 자들 앞에서처럼 시원하던 일이란, 그녀의 지난날에서 두 번도 없다.
트위터의 구조는, 상대적으로 보다 높은 위치에 설득 자들이 트윗질을 하고 앉아 있고, 포로는 왼편에서 들어와서 바른편으로 빠지게 돼 있다. 네 사람의 메갈 옹호자와, 핑크색 코끼리 옷을 입은 듣베 대표가 한 사람, 합쳐서 다섯 명. 그들 앞에 가서, 걸음을 멈춘다. 앞에 앉은 사람. 메갈이 뭔지는 모르고 처음 사이트 생겼을 때 눈팅만 잠깐 했다는 메갈 옹호자가, 부드럽게 웃으면서 말한다.
"존잘러, 앉으라 이기야."
트잉여는 움직이지 않았다.
"존잘님은 어느 쪽으로 가겠노?"
"루리웹."
그들은 서로 쳐다본다. 앉으라고 하던 메갈 옹호자가, 고개를 탐라 위로 바싹 내밀면서, 말한다.
"존잘러, 루리웹도, 마찬가지 한남충들만 가득하다 이기야. 오따끄가 우글대는 낯선 곳에 가서 어쩌자는 거노?"
"루리웹."
"다시 한 번 생각하라 이기야.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정이란 말이노.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자랑스러운 권리를 왜 포기하는 거노?"
"루리웹."
이번에는, 그 옆에 앉은 메운갈비가 나앉는다.
"금손님, 지금 메갈리안4 페이지에서는, 넥슨에서 시위하는 사람에게 간식을 사주기 위한 연금 법령을 냈다 이기야. 금손님은 누구보다도 먼저 갓양남을 가지게 될 테고, 페미나찌의 영웅으로 존경받을 것이노. 우리 봊들 모두 금손님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기. 여시의 언냐들도 금손님의 개선을 반길 거노."
"루리웹."
그들은 머리를 모으고 소곤소곤 상의를 한다.
처음에 말하던 메갈 지지자가, 다시 입을 연다.
"존잘러의 심정도 잘 알겠다 이기. 오랜 트잉여 생활에서, 흉내자지들의 간사한 꼬임수에 유혹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도 용서할 수 있다 아니노. 그런 염려는 하지 말라 이기. 메갈리안4는 존잘러의 하찮은 명예자지 짓을 탓하기보다도, 존잘러가 페미니즘에 바친 충성을 더 높이 평가하노. 일체의 보복 행위는 없을 것을 약속한다 이기야. 존잘님은……"
"루리웹."
워마드 대표가, 날카롭게 무어라 외쳤다. 설득하던 메갈 지지자는, 증오에 찬 눈초리로 트잉여를 노려보면서, 내뱉었다.
"좋아."
눈길을, 방금 멘션을 걸고 들어서는 다음 포로에게 옮겨 버렸다.
아까부터 그녀는 설득 자들에게 간단한 한마디만을 되풀이 대꾸하면서, 지금 다른 천막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을 광경을 그려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도 자기를 세워 보고 있었다.
"자넨 어디 출신인가?"
"……"
"음,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웹갤이로군."
설득 자는, 앞에 놓인 서류를 뒤적이면서,
"루리웹이라지만 막연한 얘기요. 제 커뮤보다 나은 데가 어디 있겠어요. 타 커뮤에 가본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얘기지만, 밖에 나가 봐야 내 커뮤가 소중하다는 걸 안다구 하잖아요? 당신이 지금 가슴에 품은 울분은 나도 압니다. 웹툰 판이 과도기적인 여러 가지 모순을 가지고 있는 걸 누가 부인합니까?그러나 웹툰 판엔 표현의 자유가 있습니다. 작가들은 무엇보다도 표현의 자유가 소중한 것입니다. 당신은 일베의 모체인 코갤, 막장갤, 스갤과 메갈의 모체인 메갤, 라면갤을 보며 이중으로 그걸 느꼈을 겁니다. 본디 네티즌이란……"
"루리웹."
"허허허,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우리 회사의 작가님이, 타향 만리 이국 웹진에 가겠다고 나서서 돈도 받지 않고 만화를 그리겠다니, 창립 2년만에 매출 300억을 찍은 웹툰 플랫폼으로서 어찌 한마디 참고되는 이야길 안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한 사람이라도 더 건져서, 다시 레진의 품으로 데려오라는……"
"루리웹."
"당신은 청강대에서 교육까지 받은 만화가입니다. 레진 코믹스에 있는 당신 선배들은 지금 당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위기에 처한 웹툰 시장을 버리고 떠나 버리렵니까?"
"루리웹."
"금손일수록 불만이 많은 법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제 몸을 없애 버리겠습니까? 종기가 났다고 말이지요. 당신 한 사람을 잃는 건, 존못 열을 잃은 것보다 더 큰 웹툰계의 손실입니다. 당신은 아직 젊습니다. 웹툰계에는 할 일이 태산 같습니다. 나는 당신보다 나이를 약간 더 먹었다는 의미에서, 친구로서 충고하고 싶습니다. 레진의 품으로 돌아와서, 레진을 재건하는 일꾼이 돼주십시오. 낯선 커뮤에 가서 돈도 안 받고 만화 그리느니, 그쪽이 당신 개인으로서도 행복이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나는 당신을 처음 보았을 때, 대단히 인상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뭐 어떻게 생각지 마십시오. 나는 갓치처럼 여겨졌다는 말입니다. 만일 레진에 오는 경우에, 개인적인 커미션을 제공할 용의가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트잉여는 고개를 쳐들고, 블락이 가득한 타임라인 천장을 올려다본다. 한층 가락을 낮춘 목소리로 혼잣말 외듯 나직이 말할 것이다.
"루리웹."
설득 자는, 손에 들었던 스마트폰으로, DM을 툭 치면서, 곁에 앉은 메갈을 돌아볼 것이다. 메갈은, 어깨를 추스르며, “씹치녀들도 다 재기시켜야 하노….” 하고 웃겠지.
나오는 문 앞에서, 나무위키의 책상 위에 놓인 명부에서 이름을 지우고 밖으로 나서자, 그녀는 마치 재채기를 참았던 사람처럼 몸을 벌떡 뒤로 젖히면서,마음껏 웃음을 터뜨렸다. 눈물이 찔끔찔끔 번지고, 침이 걸려서 캑캑거리면서도 그녀의 웃음은 멎지 않았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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