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오베 주차사고 영상에 대해서 피해자의 안전 불감증, 혹은 운전자가 잘 못했지만 피해자도 조심해야한다... 는 분들때문에 글 올립니다.
1. 화면 상단에서 엄마와 아이가 왼쪽의 의자쪽으로 이동해서 앉습니다.
2. 잠시 후, 남성이 앞을 지나가면서 반대쪽을 바라봅니다. 가해차량이 접근하는 것을 인지한 것 같습니다. 이때 엄마는 손을 뻗어 남성에서 비킬 것을 권유합니다.
3. 남성이 차가 오는 것을 주시하며 입구쪽으로 접근합니다. 이때 가해차량의 속도는 매우 완만하고 엄마보다도 가해차량에 더 가까운 남성조차 위협을 느끼지 않을 만큼의 상황입니다.아이는 엄마의 앞에 있습니다.
4. 가해차량이 조금 더 다가옵니다. 여전히 천천히 다가옵니다. 화면 상단과 하단의 차량에 비해 보닛 길이만큼 뒤에 있지만 엄마는 이때부터 위협을 느끼고 아이를 옆으로 회피시킵니다.
5. 아직 가해차량이 다른 차보다는 뒤에 놓였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엄마보다 뒤쪽으로 이동이 되어있고
엄마도 엉덩이를 들며 회피를 시도합니다.
6. 차량이 다른 차량과 동일 선상에 놓였습니다. 차량은 여전히 매우 천천히 다가오고 있고 엄마는
긴장하며 몸을 더 뒤로 빼고 있습니다.
7. 이때! 차량이 급돌진하며 아이와 엄마를 들이받습니다.
블랙박스 사고영상을 보면서 간혹 "끼어들어온 차도 나쁘지만 저걸 못본 운전자도 잘 못이다."라는 주장을 펼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3인칭 시점과 1인칭 시점은 엄연히 상황에 대한 인지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롤을 하다보면 주변의 적의 움직임이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버워치를 할때는 적이 조금만 좌우로 뛰어다녀도, 혹은 점프만 해대도 그걸보는 초보자들은 정신이 없습니다.
영상속의 피해여성은 분명 차량이 접근해오는 것을 인지했고, 남성에서 손짓으로 비켜주라는 신호를 보냈으며 본능적으로 아이를 뒤쪽으로 빼고 자신도 최대한 뒤쪽으로 빠지려다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럴 게 아니라 벌떡 일어나서 도망갔어야지"
라고 하실 분이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급작스런 상황에서 당황하게 되고, 최선의 방법을 실행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평소에 회피기동 훈련을 지속해왔거나 선천적으로 반사신경이 뛰어났다면 모를까 누가나 "어... 어..... 어ㅓㅓㅓㅓ !!!!" 이런 상황을 당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안전불감증"이라고 하려면, 최소한 피해여성이 가해차량이 다가오는 것을 뻔뻔스럽게 쳐다보고 있다가 사고를 당했거나, 오히려 접근했을 경우에나 쓸 수 있는 말인 것 같습니다. 영상속의 엄마는 당황해서 경직되어 적절한 회피를 하지 못했을 뿐이지 절대 안전불감증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제발..... 피해자는피해자로 봐줍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