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백수임.<br><br>예전에 물류회사에서 일했음.<br><br>그날은 비가 내렸고.<br><br>그래서 안전거리를 더 신경썼음..<br><br>차종은 같았지만 평소에 몰던 차가 아니었기에 더더욱 신경씀.<br><br>(감이 다름... 핑계 ㅈㅅ...)<br><br>나는 갈 수 있는 노란 불과 갈 수 없는 노란 불을 구분함.<br><br>이 정도 속도에 노란 불 시간 안에 안전선을 넘을 수 있다면<br><br>나는 넘는 사람임.<br><br>늘상 있는 그런 상황이었음.<br><br>멀리서 노란 신호로 바뀌었고<br><br>나는 충분히 그 신호에 안전선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함.<br><br>그래서 감속을 하지 않았음.<br><br>하지만 내 앞 차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음.<br><br>앞차라곤 하지만 그 차와 나는 상당히 멀게 위치해 있었음.<br><br>그랬기에 나는 그 차가 당연히 노란 신호를 건널 거라 생각했으나<br><br>그 차는 재빨리 멈추는 것을 선택함.<br><br>그는 옳은 선택을 했음.<br><br>나는 뒤늦게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br><br>우리는 가까워지고 있었음.<br><br>나는 내 앞 차가 당연히 지나갈 거라 생각했지만,<br><br>그는 노란 불에는 서는 게 당연한 사람이었음.<br><br>혹은 가끔은 지나는 사람이었거나, 가끔은 서는 사람이었을 수도 있지만.<br><br>어쨌든,<br><br>우리는 생각이 달랐고,<br><br>그래서 나는 생각보다 늦게 감속을 함.<br><br>내 오른발은 바짝 힘이 들어간 상황이었지만<br><br>우리는 더더욱 가까워짐<br><br>차는 무거웠고,<br><br>내리막길이었고,<br><br>노면은 젖어 있었고,<br><br>그래서 생각보다 차가 멈추질 않았음.<br><br>앞 차와 차 한 대 간격으로 가까워지고서야<br><br>나는 새햐얘진 머리로 가까스로 판단을 내림.<br><br>기계적으로 우측 사이드미러를 봄.<br><br>기적적으로 차선이 텅 비어있음.<br><br>방향을 글로 틂<br><br>깜빡이도 켰음(잘했쥬)<br><br>차는 당연하단 듯이<br><br>특유의 마찰음을 내며<br><br>계속 미끌어져나갔음.<br><br>차가 미끄러질 때 느낌은<br><br>마치, 방송 종료된 tv를 보는 것 같음.<br><br>바닥을 갈고 있다는 기분이 들기도 함.<br><br>차는 횡단보도를 지나서야 겨우 멈췄음.<br><br>아무런 사고도 나지 않았지만 나는 두려웠음.<br><br>결과적으로는 아무 일도 없었음.<br><br>신호위반을 했지만<br><br>딱지조차 때질 않았으니.<br><br>그러나<br><br>굉장히 무서운 날이었음.<br><br>만약 횡단보도에서 <br><br>꼬마 아이가 <br><br>파란 신호를 보자 마자<br><br>달음박질을 했다면<br><br>나는 그 아이를 쳤을 것임.<br><br>노란 불이 되면 멈춰야 하는 걸 나는 알고 있음.<br><br>결과는 좋았지만 최악의 상황을 만들 수도 있는 판단이었음.<br><br>내가 잘 했다는 게 아님.<br><br>내가 옳다는 게 아님.<br><br>내가 만약 그 차를 받았다면, 내 과실이라는 것을 인정함.<br><br>다만,<br><br>여러분도 나와 같이, 지나갈 수 있는 노란 불을 구분하는 사람이라면<br><br>당신의 앞 차도 당신 같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조금 위험한 생각이라는 걸<br><br>말해주고 싶었음.<br><br>나는 보행자일 때 횡단보도를 건너면<br><br>볼 수 있는 모든 방향을 살핌(과장일 수 있음).<br><br>차로 시야가 가려지면, 거기서 오토바이가 튀어나올 가능성도 염두함.<br><br>걷던 인도가 끊기면,<br><br>차가 올 수 있는 방향을 돌아보기도 함.<br><br>모든 일이 내가 예상한 대로 되는 건 아니니까.<br><br>물류 차 운전할 땐,<br><br>사고 날까봐 겁난 게 아니고, 사람 죽일까봐 겁났음 저도.<br><br>고작 마이티 몰았지만...<br><br>반응이 좋으면 뺑소니 신고당한 얘기도 있는데 그거 쓸 일은 없겠죠...<br><br><br><br>제 아버지도 몇 달 전에 비슷한 사고를 내서<br><br>은근히 많이 일어나는 일 같아 올려봅니다.<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