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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freeboard_1456031
    작성자 : 티아민
    추천 : 2
    조회수 : 181
    IP : 211.221.***.37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6/12/30 03:33:41
    http://todayhumor.com/?freeboard_1456031 모바일
    마하펜을 보고 떠오른 일화
    누구나 한 번쯤 사고 싶은 물건에 대해 정신이 팔려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는 이십대 초에 아직 공부에 대한

    미련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질구레한 필기구에

    관심이 쏠리는 것을 주체할 수 없었다.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 했던가.

    나는 명필이 아니었고

    나는 명필이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게이머가 유명한 마우스를 탐하듯.

    유명한 볼펜을 탐구하며 덕력을 쌓고 있었다.

    어느날 우연히 마하펜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하펜.

    고시생들이  하루 종일 휘갈겨도 일주일은 되어야

    잉크가 마른다는 마하펜.

    나는 그 물건에 대한 갈망을 떨칠 수 없었다

    그것은 이미 나의 스타였으며, 나의 염원이었다.

    아, 한 번만 그것을 쥐어볼 수 있다면...

    단 한 번이라도 그것으로 글을 써볼 수 있다면...

    그것만 들고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동네에 있는 문구라는 문구는 다 헤집었지만

    마하펜은 찾아볼 수 없었다...

    마하펜... 너란 녀석... 갖고 싶다...

    지속적으로 인터넷을 뒤졌다.

    녀석의 사용 후기는 삼국지의 명장을 알아가듯

    가슴에 새겨졌다. 녀석은 내게 이미 관우였다...

    나는 관우를 갖고 싶었던 조조의 마음으로 마하펜을 검색했다.

    당시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는 것을 꺼리기도 했지만

    달랑 천 원인 녀석을 몸값의 배가 넘는 택배비를 합쳐

    구입하기엔 자존심이 상했기 때문에

    나는 직접 방문하기 위해

     물건의 판매처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취급하는 곳을 추리고 추려 가장 가까운 곳을 찾았지만

    그곳은 가기에 굉장히 애매한 곳이었다. 그래도 

    마하펜을 살 수만 있다면 상관없었다.

    기필코 내일 구입하리라 마음먹고 그것의 필기감을

    상상했다. 

    옆에 굴러가는 펜을 주워 공노트에 아무렇게나

    낙서를 했다. 

    그렇지 내일 그 볼펜을 사면

    뚜껑을 이렇게 열고

    이렇게 낙서해볼테다. 

    데헷... 츄릅... 응...?

    그러고보니 펜이 낯익네...

    음...

    어...?

    그것은 마하펜이었다.

    일전에 편의점에서 싼 펜이 없어서 욕을 하며 구입해놓고

    방에 아무렇게나 던져놓았던 것이다.

    나는 부끄러움과 성취감과 현자타임이 뒤섞인

    묘한 카타르시스에 빠져들었었다.

    사람의 욕망이란 게 이리 덧없었던가...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종종 생각한다.

    역시 가격 대 성능비 짱짱한 볼펜은

    제트스트림
    출처 내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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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2/30 03:34:41  222.237.***.65  신박한미친놈  576001
    [2] 2016/12/30 03:51:34  59.11.***.211  Colidon  618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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