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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car_69282
    작성자 : #글쟁이
    추천 : 0
    조회수 : 708
    IP : 121.147.***.117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5/08/13 04:22:54
    http://todayhumor.com/?car_69282 모바일
    [BGM] 세가지 색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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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명적 만남....

    그런건 있을 수 없다며 부정하지만 그래도 그토록 기다려왔던 최고의 순간.

    하지만 그런 순간은 존재 했으며 그 순간을 나는 허탈하게 놓쳐버렸다.

    아니 그 순간을 나는 깔끔하게 포기했다....

    수백명의 사람들이 어쩌면 수천명의 사람들이 다녀갔을 그 곳에 우리는 말없이 앉아있었다.



    아주 늦은 시각이지만 휴가철 해변가는 항상 깨어있다.

    나는 해변가 가운데 조형물을 멍하니 바라보며 시간이 흘러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 해가 떠오르길 기다리다 잠이 오면 고개를 들어 별을 보고 별아래 사람들의 사투를 구경하기도 했다.

    외로움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치는 그 사람들은 너무나도 불행해 보였다. 

    간절함과 짜증 그리고 사랑이라는 가면을 쓴 욕심이 그들 눈에 서려있었다.

    그런 그들을 구경하는 건 나 뿐만이 아니었다.

    말없이 다가와 내 옆에 앉아있는 그녀도 혼자서 1시간 넘게 내 옆에 앉아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 주변을 왔다갔다했지만 이상하게도 우리에게 말을 걸거나 우리를 쳐다보는 사람들은 없었다.

    그녀는 가끔 담배를 피우며 긴 한숨을 내 뱉었다.

    나는 담배를 피지는 않지만 왠지 그때 담배를 피어야할 것만 같았다.

    담배 한 개비만 달라고 할까 고민을 하다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문득 필이 꽂혀서 편의점으로 달려가 담배 한갑을 사왔다.

    주머니 속에 있는 담배를 만지작 거리며 고민을 했다.

    필까 말까......

    말없이 주머니만 만지작 거리면서 계속 고민을 했다.

    "저기요 실례지만 불좀 빌려주실래요?"

    나는 그녀에게 담뱃불을 빌렸다.

    바람이 세서 불이 잘 붙지 않았다.

    작은 불을 감싼 그녀의 손에 내 손을 덮어 바람을 막았다.

    어렵사리 담뱃불이 붙었고 그녀는 짧지만 환하게 웃어주었다.

    회색 후드티를 쓰고 있어서 잘 보이지 않았던 얼굴을 정면에서 바라보니 그것도 웃는 모습을 바라보니 심장이 멎는 듯 했다.

    "혼자오셨어요?"

    그녀는 살갑게 내게 말을 붙여주었다.

    "아... 네. 혼자 와보고 싶어서 왔어요. 그쪽은요?"

    나는 그녀가 말을 걸어주고 나니 대화를 끊고 싶지 않았다.

    "친구들이랑 왔는데, 술에 취해서 자고 있다가 깼는데 시간이 아까워서 혼자 나왔어요"

    그녀의 대답을 듣고 나는 '아냐 그건 거짓말이지, 당신은 저녁부터 지금까지 깨어있었어, 어떤 연유로 인해 홀로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거짓말이지'라고 생각을 했다.

    물론 입밖으론 꺼내지 않았다.

    그녀는 이어서 물었다. "혼자오면 외롭지 않아요?"


    나는 잠시 머릿속으로 짧은 계산을 마치고 대답했다. "일출 찍고 싶어서 왔어요. 사진 찍는 걸 좋아해서요."

    "아~ 그렇구나.." 그녀가 대답을 했고 나는 내친김에 궁금한 것도 물어봤다.

    "그런데 안 좋은 일이 있나봐요? 아까 표정을 살짝 봤는데 대게 슬퍼보이더라구요.."

    "오늘 남자친구랑 헤어졌어요" 혹시나가 역시나였다.

    "차인거에요 찬거에요?"

    "서로 합의하에 헤어진거에요"

    "아직도 남자친구 좋아해요?"

    "아뇨,,,, 음,,,,, 아니 좋아하는 것 같아요"

    "나도 비슷한 상황 격어본적 있는데 둘다 힘들더라구요. 내가 누군가를 좋아할땐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해주지 않으니까 슬프고, 반대로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데 나는 그 사람을 안 좋아할 경우엔 미안하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고 그러더라구요.... 제가 그 아픔을 다 헤아릴 수는 없겠지만 많이 힘들겠네요"

    "......."

    "전에 나도 엄청 힘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학교 형이 괜찮다면서 토닥여준적이 있어요. 그땐 여러가지 일로 힘들었는데 참아내고 홀로 이겨내야하는 줄로만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형이 토닥여 주니까 갑자기 울음이 나는 거에요. 나도 주체할수 없을 정도로 펑펑 눈물이 났어요. 그렇게 한 10분간 대성통곡했던것 같아요. 그런데 그 이후에 속이 후련해지더라구요. 이따가 숙소에 들어가면 친구들한테 아무 이유없이 딱 5분만 안아달라고 하세요. 맘같아선 내가 안아주고 싶지만 그건 좀 그렇죠?"

    우리는 그 이후로 학교는 어디를 다니는지 집은 어딘지 무슨 공부를 하는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더 나누었다.

    그리고 그녀는 "이쁜 사진 찍으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다시 돌아갔다.


    나는 일출사진을 찍고나서 한시간여가량 더 그곳을 서성였다.

    내가 적극적으로 용기를 내어 말하지 않아놓고서 찌질하게 그곳에 더 머물렀다.

    '후회할 짓은 하지 않으리라....'라는 계산으로 사진 찍으러 왔다고 말했지만 나는 그 말을 한 것을 후회했다.



    그녀의 웃는 모습은 1초도 안 되었지만 그때 내가 느꼈던 시간의 길이는 1분처럼 느껴졌고 앞으로 내가 기억할 그녀의 미소는 몇년이 갈지 모르겠다.



    세가지 색 블루,
    희망.  바다.   우울함...
    #글쟁이의 꼬릿말입니다
    잠이 안와 써보는 입세주 여행에 있었던 에피소드 입니다.


    담담하게 받아들였던 입대가 꽤나......... 사람을 감성적으로 만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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