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 맞벌이 가정에서 3남매 중 장녀로 태어났어요.</div> <div> 가계는 크게 가난하지도, 크게 풍족하지도 않았는데</div> <div> 중간에 아빠의 실수로 빚이 생겨서 아마 조금 힘들었던 것 같아요.</div> <div> 저희가 어려서 티는 안 내셨지만요.</div> <div><br></div> <div> 학창시절은 무난하게 보냈어요.</div> <div> 목표 대학은 무조건 국립대. 등록금이 저렴하니까요.</div> <div> 욕심이 별로 없는 편이라 메이커 의류, 가방 못 사는 거에 불만을 가져본 적은 없었어요.</div> <div><br></div> <div> 수능이 끝난 뒤로는 바로 알바를 했어요.</div> <div> 대학에 들어가서도 알바는 쉬지 않았어요. 시험기간이든 언제든.</div> <div> 주말이면 늘 알바를 했던 기억이 나요. 그래선지 대학 생활 내내 엠티를 가본 적이 없네요.</div> <div><br></div> <div> 그러다 휴학을 하고</div> <div> 어쩌다 프리랜서 쪽 일을 하게 됐어요.</div> <div> 그런데 놀랍게도 그게 잘 풀렸어요.</div> <div> 얼마나 잘풀렸냐면 작년 수익이 1억을 달성했을 정도로요.</div> <div> 올해는 아마 그보다 조금 더 벌 것 같아요.</div> <div><br></div> <div> 가장 자랑스러운 건</div> <div> 이 덕분에 엄마가 일을 그만둘 수 있었다는 거예요.</div> <div> 엄마가 건강이 많이 안 좋으셨거든요. 그런데 그간 일을 한시도 그만두지 못하셨어요. 삼남매를 키우느라.</div> <div><br></div> <div> 전 예전부터 엄마만 보면 늘 고맙고 미안했어요.</div> <div> 엄마가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거든요.</div> <div> 맞벌이를 하면서도 육아도 엄마 몫, 집안일도 엄마 몫, 거기에 고부갈등까지...</div> <div> 그러느라 건강도 나빠지신거고.</div> <div> 저는 아빠도 좋아하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솔직히 원망스럽긴 해요.</div> <div> (나쁜 아빠는 아니에요. 부부금슬은 정말 좋거든요)</div> <div><br></div> <div> 아무튼 그래서인지 돈을 벌고 나서는 엄마를 위해 많이 쓴 것 같아요.</div> <div> 옷 사드리고, 여행 보내드리고. 매달 용돈드리고.</div> <div> 저는 무교지만 엄마가 기뻐하시니까 십일조도 꼬박꼬박 내고.</div> <div><br></div> <div> 최근에는 엄마가 치료를 위해 집을 비우셨어요.</div> <div> 40일쯤 다른 곳에서 지내면서 건강 회복에 주력하기로 했거든요.</div> <div> 얼마 전 엄마에게 연락이 왔는데</div> <div> 고맙다는 내용이었어요.</div> <div> 네 덕분에 이렇게 건강 치료에 전념하는 거라고. 네가 아니었다면 아직도 약에 의존하며 일을 하고 있었을 거라고.</div> <div> 자랑스럽고 고마운 딸이라는 말에 눈물이 핑 돌았어요.</div> <div> 그때가 제가 돈을 번다는 사실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순간이었네요.</div> <div> 돈 버는 스스로가 많이 자랑스러워요.</div> <div><br></div> <div> 읽어주셔서 고마워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