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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oast_17094
    작성자 : 모쏠이어때서
    추천 : 7
    조회수 : 1522
    IP : 115.137.***.243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7/03/17 20:11:09
    http://todayhumor.com/?boast_17094 모바일
    돈 많이 벌었어요

     맞벌이 가정에서 3남매 중 장녀로 태어났어요.
     가계는 크게 가난하지도, 크게 풍족하지도 않았는데
     중간에 아빠의 실수로 빚이 생겨서 아마 조금 힘들었던 것 같아요.
     저희가 어려서 티는 안 내셨지만요.

     학창시절은 무난하게 보냈어요.
     목표 대학은 무조건 국립대. 등록금이 저렴하니까요.
     욕심이 별로 없는 편이라 메이커 의류, 가방 못 사는 거에 불만을 가져본 적은 없었어요.

     수능이 끝난 뒤로는 바로 알바를 했어요.
     대학에 들어가서도 알바는 쉬지 않았어요. 시험기간이든 언제든.
     주말이면 늘 알바를 했던 기억이 나요. 그래선지 대학 생활 내내 엠티를 가본 적이 없네요.

     그러다 휴학을 하고
     어쩌다 프리랜서 쪽 일을 하게 됐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그게 잘 풀렸어요.
     얼마나 잘풀렸냐면 작년 수익이 1억을 달성했을 정도로요.
     올해는 아마 그보다 조금 더 벌 것 같아요.

     가장 자랑스러운 건
     이 덕분에 엄마가 일을 그만둘 수 있었다는 거예요.
     엄마가 건강이 많이 안 좋으셨거든요. 그런데 그간 일을 한시도 그만두지 못하셨어요. 삼남매를 키우느라.

     전 예전부터 엄마만 보면 늘 고맙고 미안했어요.
     엄마가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거든요.
     맞벌이를 하면서도 육아도 엄마 몫, 집안일도 엄마 몫, 거기에 고부갈등까지...
     그러느라 건강도 나빠지신거고.
     저는 아빠도 좋아하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솔직히 원망스럽긴 해요.
     (나쁜 아빠는 아니에요. 부부금슬은 정말 좋거든요)

     아무튼 그래서인지 돈을 벌고 나서는 엄마를 위해 많이 쓴 것 같아요.
     옷 사드리고, 여행 보내드리고. 매달 용돈드리고.
     저는 무교지만 엄마가 기뻐하시니까 십일조도 꼬박꼬박 내고.

     최근에는 엄마가 치료를 위해 집을 비우셨어요.
     40일쯤 다른 곳에서 지내면서 건강 회복에 주력하기로 했거든요.
     얼마 전 엄마에게 연락이 왔는데
     고맙다는 내용이었어요.
     네 덕분에 이렇게 건강 치료에 전념하는 거라고. 네가 아니었다면 아직도 약에 의존하며 일을 하고 있었을 거라고.
     자랑스럽고 고마운 딸이라는 말에 눈물이 핑 돌았어요.
     그때가 제가 돈을 번다는 사실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순간이었네요.
     돈 버는 스스로가 많이 자랑스러워요.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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