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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 남아있다가
짧게나마 편지를 남기자는 생각이 들었어.
지난번에 남긴 편지는
내 마음이 참 힘들 때 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때는 가만히 웅크리고 힘들어 하는 니가 너무 안타까웟거든.
나는 최근에 좀 많이 모질어 진 것 같아.
욕심때문일까나... 삶에서 중요한 가치를 망각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사회생활 초반이라 일에 쉽게 지치는 것 같기도 해.
원래가 무뚝뚝한 한데다. 말도 참 냉정하게 하는 면이 있어서.
가족들에게는 참 못한다 싶은 생각이 많이 들어.
친구들과도 자주 못만나게 되고. 뭐랄까. 점점 섬이 되어가는 느낌이랄까.
스스로도 잘 알겠지만.
요즘의 네 모습은 반짝반짝해.
비록 자주 보진 못하지만. 삶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가 느껴져서
지쳐있다가 기운을 얻을 때가 많아.
전화통화도 자주 못하지만.
쉴 새 없이 지난 하루의 이야기를 하며 웃는 목소리가. ㅎㅎ
너는 하루의 힘든 일, 짜증나는 일,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하며 하소연 하지만. ㅋㅋ
그런 네 이야기들을 듣는데 ' 아 정말 평화롭다...' 하는 생각이 들거든.
요즘의 나는 마음에 여유가 없나봐.
요즘 네가 얼마나 자주 웃는지 스스로 잘 모를 것 같아. ㅋㅋ
웃음에는 참 크나큰 매력이 숨겨진 것 같아.
더운데 가게에서 일하느라 하루종일 힘들텐데.
비실비실해서 네 몸이 힘들어질까 걱정이야.
나는 요즘 체력적으로 상당히 부담스럽거든.
하루에 5시간 정도 자려나...
마음먹은 대로 잘 되는 것 보다 답답한 것이 많고.
좋은 생각을 하기도 힘들지만.
가뭄에 콩나듯 한 좋은 아이디어들을 실천하는 것은 더더욱 힘들어.
시간이 낭비되는 느낌이 자꾸 숨통을 조여오는 것 같아.
아. 갑자기 신세한탄이 되어가네. -_-;;;
아무튼 몸이 힘들어지면 마음도 힘들어지잖아.
요즘 네가 기합이 잔뜩 들어갔지만.
절대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훌륭한 휴식은 더 훌륭한 추진력과 활력을 선사하는 것 같더라구.
이제 퇴근하고 자야겠다.
사무실에 남았는데 일이 좀처럼 손에 안잡히네.
내일은 아침부터 비나 퍼부었으면 좋겠다.
나도 너도 비오는 주말은 좋을 듯 ㅋㅋㅋ
사랑해.
잘자. 순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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