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요즘 코피쏟으면서 일하는데 막상 자려고 누우면 잠이 안오고 그러다가</p> <p>언젠가 오유만 하던 선배 안경사가 생각났습니다.</p> <p>어쩌면 안경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쓸만한 지식을 남길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p> <p>사람들이 많이 질문하는 안경에 관한 지식들을 남겨보려고 합니다.</p> <p> </p> <p> <b>1) 안경 많이 남나요</b> </p> <p>많이 남으니깐 자식 안경광학과 보내라면 화내는 이상한 질문인데</p> <p>안경이 많이 남던 쌍팔년도엔 뭘 해도 남았던 시절이고, 안경이 언론을 통해</p> <p>많이 남는다고 난리났던 근본적 이유는 안경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p> <p>의료용품에서 공산품으로 넘어가면서 공산품의 마진으로선 꽤 남으니깐 그랬죠.</p> <p>안경 남는다는 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안경광학과에 몰려들었다가 뭐 지금은....</p> <p> </p> <p> <b>2) (안경렌즈)국산도 이제 많이 좋아졌죠?</b> </p> <p>국내생산 자체가 망해서 이제 거의 안남고 대중적으로 아는 브랜드의 일반(싱글)렌즈는</p> <p>거의 다 중국생산입니다. 모두가 아는 그 S 그룹도 안경렌즈에 사업성 따져봤었는데 </p> <p>당시에도 사업성이 안좋아서 그냥 빠른 포기...했었다는 비공식적인 얘기가 있습니다.</p> <p>일단 국산브랜드라고 해도 케미는 에실로, 대명이나 휴렌은 호야 등등 외국자본에 다</p> <p>넘어가있습니다. 한국은 안경렌즈 회사들 파이가 안나오는 시장...ㅠㅠ</p> <p>20년전이나 10년전이나 지금이나 가격이 똑같기 위해선 생산지가 바뀌어야 하죠.</p> <p> </p> <p>국내생산의 경우는 RX라고 부르는 주문생산 방식들 아니면 누진이나 기능성 같은 경우들</p> <p>혹은 프리폼 같은 제품들만 국내 공장들에서 나옵니다. 물론 단가는 할인된 수입이랑</p> <p>비슷해서... (현대차 수준 올라가면 결국 수입이랑 고만고만해지는거랑 같은 이치)</p> <p>그래도 개인변수(테나 얼굴의 여러 요소들)가 많이 들어갔으면 하는 경우 저는 수입보단</p> <p>국산 미는데 브랜드 때문에 만족도가 좋다고는 못합니다.</p> <p>예를 들어 저는 같은 가격이면 이 사람에게 딱 맞는 여러 옵션이 들어간 국산차를 팔고 싶은데</p> <p>사장 입장에선 고객이 나중에 기억하는건 브랜드밖에 없으니 같은 값이면 수입을 팔았음 하는</p> <p>그런 미묘한 시점의 차이가 있죠.</p> <p> </p> <p> <b>3) 티타늄 테가 왜이리 가격차이가 큰가요</b> </p> <p>국내에서 티타늄 테라고 불리는거 브랜드가 아니면 티타늄이 쥐꼬리만큼 들어갑니다.</p> <p>정확히는 베타티타늄이라 부르는데 이게 티타늄이라 표기가 가능하다네요.</p> <p>순수티타늄(브랜드에 따라 에어티탄, 퓨어티탄 등으로 불림) 혹은 거기에 준하는 경우는</p> <p>가공성이 굉장히 떨어집니다. 생산이 고도의 기술이라 비싸면 린드버그, 싸도 금자안경 같이</p> <p>가격대가 50-80에 형성됩니다. 그리고 티타늄 성질의 장점과 다른 메탈소재의 가공성을 합쳐</p> <p>티타늄 합금으로 만든게 베타티타늄입니다. 순수티탄은 일본에서나 가공이 가능했지만</p> <p>베타티탄은 기술적인 요건이 낮아서 국내에서도 얼마든 가공이 가능해졌고 따라서 초반에는</p> <p>10-20만원대 괜찮은 제품들이 나왔습니다. 당시엔 베타티탄은 알아줬습니다. </p> <p>하지만 머잖아 일반 니켈테와 별반 다르지도 않고 도금으로 떡칠을 해놓고는 베타티탄이랍시고</p> <p>안경테들이 쏟아져나와 베타티탄의 명성을 망쳐버리긴 했죠.</p> <p>그리고 10만원 이하 브랜드인데 전면부까지 티탄으로 만들었다면서 안경 전면부(렌즈를 감싸는</p> <p>림 부위와 그 중간연결부인 브릿지까지)를 막 휘어보이는 쇼를 벌이는 애들이 있는데 이런</p> <p>안경은 도수 들어가면 문제가 생깁니다. 렌즈를 적정 각도로 눈 앞에 위치시켜야 하는 전면부의</p> <p>브릿지는 함부로 휘면 안됨. 린드버그 짝퉁 구분법은 그 브릿지 부분이 막 휘어요.</p> <p> <br></p> <p> <b>4) 인터넷이나 안경원 아닌곳에서 안경 사서 가려면?</b> </p> <p>잘 모르면 싼거는 거르시는게 제일 답이긴 한데, 안경테를 볼때 뭔가 내가 알던 안경테의 형상에서</p> <p>좀 벗어나는거 같다 싶으면 조심해야 합니다. 옆에서 볼때 다리와 전면부가 이루는 각도가 직각보다는</p> <p>살짝 앞으로 기울어진게 좋고, 메탈테라면 안경렌즈를 삽입할 때 나사를 풀 수 있는지 잘 살펴보는게</p> <p>중요합니다. 종종 렌즈삽입이 불가능한, 완전 땜질되버린 메탈테를 가져오시고는 합니다. </p> <p>(저도수라면 어떻게 우겨넣을순 있는데 도수가 있으면 이것도 불가)</p> <p>그리고 뿔테는 유럽이나 미국 브랜드는 모델사진을 잘 보세요. 서양인의 코가 높고 갸름한 얼굴은</p> <p>동양인의 낮은 코와 넓은 얼굴과는 다릅니다. 실제로 착용시 줄줄 흘러내리거나 테가 머리 양쪽에</p> <p>끼거나, 코가 안받쳐져서 테 상부가 거의 눈동자까지 내려오거나 할수 있습니다.</p> <p>실제로 외국에서 이런 재고들을 덤핑으로 들여와서 종종 풀때가 있었습니다. 그나마 선글은 알이</p> <p>크니깐 어떻게 된다지만, 그것도 도수를 넣는다면 광학적으로 썩 좋지는 않습니다.</p> <p> </p> <p> <b>5) 나는 자꾸 안경원에서 비싼렌즈를 권해요.</b> </p> <p>강남이나 분당의 큰길에 나와있는 대형안경원, 홍대, 합정, 여의도 등등에서 왠지 이쁜 매장들은 </p> <p>원래 비싼걸 권하니 그건 알아서 판단할 문제고. 백화점 등에 입점한 안경원 중에 고가안경원들은</p> <p>애당초 비싸게 느낄거 같은 손님에겐 검안하기 전에 가격을 주의를 주니 딱히 문제는 안되고</p> <p>이런경우가 아닌데 뭔가 비싼쪽으로 가면 눈 양쪽의 도수가 크게 다른 부등시, 혹은 고도근시,</p> <p>고도원시, 고난시, 그것도 아니면 내가 고르는 안경테가 크게 기울어졌거나, 위에서 봤을때 </p> <p>브릿지 각도가 크거나 해서 여벌보단 주문생산이 필요한 경우 등등이 있습니다.</p> <p>그것도 아니면 부티가 나거나...?</p> <p> </p> <p> <b>6) 안경은 어디가 싸죠?</b> </p> <p>안경원들이 집중적으로 붙어있고 서로 현수막이 나부끼는 상권이 쌉니다.</p> <p> </p> <p> <b>7) 비구면은 뭔가요?</b> </p> <p>일정한 반지름을 이루는 경우 구면이라고 합니다.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렌즈의 단면이죠.</p> <p>그러나 수학적으로 일정한 반지름을 가지는 구면의 경우 광학적으론 완전해도 눈이라는</p> <p>생체기관에는 잘 맞지가 않습니다. 왜냐면 눈은 수학적으로 완전한 기관이 아니고 계란형인데</p> <p>심지어 가만있지도 않고 이리저리 돕니다. 그러면 눈의 특수성을 감안해서 렌즈의 설계를</p> <p>좀 꼬아본게 비구면 렌즈입니다. 말 그대로 구면이 아니란 의미.</p> <p>보통 비구면 렌즈라는건 전면비구면을 뜻합니다. 전면에 비구면 가공을 했다는.</p> <p>대량생산에 적합한 방식입니다. 싸다는 소리죠. 요즘 서울권에선 왠만하면 비구면으로</p> <p>먼저 권할겁니다. 구면과 가격차이가 좁혀졌고 외적으로나 시야적으로나 이점이 있습니다.</p> <p>다만 광고와는 달리 10만원 미만대의 비구면 렌즈들에게서 비구면 효과는 대단한 수준은</p> <p>아닙니다. 그냥 구면보다 좀 낫다. +도수인 원시는 그냥 비구면 하시고, -도수인 근시는</p> <p>대략 -3 디옵터부터 비구면을 하면 좋습니다. 비구면은 원시를 교정하는 볼록렌즈의</p> <p>구면수차란걸 잡기 위해 처음 나왔었습니다. 볼록렌즈(+)가 심하고 오목렌즈(-)는</p> <p>대략 -3디옵터부터 효과를 봅니다. (제가 효과를 안다는거지 손님이 느끼는건 다름)</p> <p>비구면의 경우 초점이나 각도의 허용오차가 적어지기 때문에 피팅에 주의해야 합니다.</p> <p> </p> <p>후면(내면) 비구면이 있는데 독일 자이스가 대표적인 브랜드이고</p> <p>국내 브랜드에서는 프리폼 가공(쉽게 말해서 더 섬세한 가공)을 하는 경우에 후면비구면을</p> <p>많이 씁니다. 비싼 프리폼 말고 대량생산되는 여벌렌즈는 많이 안씁니다.</p> <p>대표적으로 케미렌즈에서도 여벌렌즈가 나오는데 안경사들 피보는 경우가 많아서 잘 안씀</p> <p>(주변도수에서 에러나옴)</p> <p>+도수에서는 내면비구면이 효과가 좋은 편입니다.</p> <p> </p> <p>양면 비구면이 이제 대중화 되서 몇몇 지역에서 싸게 풀리는 중입니다.</p> <p>광고와는 달리 양면비구면도 대부분의 여벌렌즈는 주변시야가 드라마틱하게 펼쳐지지는 않습니다.</p> <p>다만 외적으로 눈이 축소되는거나 얼굴선이 휘는 정도는 꽤 개선이 있습니다.</p> <p>그래서 초반에는 시야로 많이 밀다가 지금은 외적인 매리트로 팔리는 중입니다.</p> <p>대부분은 고도근시인 분들에게 주로 나갑니다. 눈이 작아보이는걸로 스트레스를 받으니깐요.</p> <p>예전엔 양비가 소수 브랜드만 나왔고 니콘렌즈는 여전히 이 분야에서 명성이 있습니다.</p> <p>고도근시인 분들에게 인기많았던 브랜드고, 니콘 양비는 DAS랑 씨맥스 두가지로 나갑니다.</p> <p>DAS는 외적으로 왜곡을 줄이고 싶은 분들에게 유리합니다. 반면 씨맥스는 주변부 시야나</p> <p>왜곡을 줄이는데 중점을 둡니다(DAS의 외적인 매리트는 떨어짐).</p> <p>호야도 양비가 있는데 니콘만큼 밀지는 않아서 덜 유명하고, 최고는 도카이의 1.76양비인데</p> <p>기억은 안나지만 너무 비싸긴 해서....</p> <p> </p> <p> <b>8) 압축은 뭐죠?</b> </p> <p>렌즈는 그 소재가 얼마나 빛을 굴절시키냐 하는 굴절률에 따라 다른 두께로 만듭니다.</p> <p>빛을 크게 꺽을 수 있다면 렌즈는 얇게 만들어도 되고, 빛을 덜 꺽는다면 렌즈를 두껍게 만들어서</p> <p>경사를 줘야 합니다. 공기와 물의 굴절률이 달라서 수면깊이도 잘 알기 힘들죠.</p> <p>많이 쓰는 플라스틱 안경렌즈의 굴절률은 대개 1.50 / 1.56 / 1.60 / 1.67 / 1.74 이렇게 나옵니다.</p> <p>처음에는 1.50과 1.56 정도 뿐이었는데 이때 숫자가 어려우니 1.56을 갖고 "압축"렌즈라고</p> <p>쓰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태어나기 전 얘기라....</p> <p>그런데 문제는 이후 1.60이 대중화 되면서 두번압축이라 했고... 또 1.67이 보급되며 세번압축이라...</p> <p>이러니 1.74는 네번압축이고, 도카이에서 1.76이 나오니깐 다섯번 압축이라고 부르는....</p> <p>압축이란 불명확한 표현을 안쓰려고 여러 안경사가 노력합니다만, 저는 포기한지 오래....</p> <p>안경렌즈는 압축 못합니다. 다만 소재와 설계로 더 얇게 만들 뿐입니다.</p> <p> </p> <p> <b>9)그러면 압축할수록 좋은건가요?</b> </p> <p>광학적으로는 1.56이 우수합니다. 다만 이건 소재만 놓고 얘기하는거고, 코팅과 잘 결합하고</p> <p>광학적 성능을 유지하느냐를 따지면 1.60이 더 낫습니다. 대체적으로 브랜드와 코팅이 달라도</p> <p>1.60이 코팅과 결합력이 좋습니다. 그리고 실생활에서 발생하는 여러 압력과 스크래치에 대한</p> <p>저항성은 1.50이나 1.56은 많이 떨어지긴 합니다.</p> <p>그리고 그 이상되는 굴절률에서는 대체적으로 렌즈의 투과율이 떨어지고 코팅도 내열성이나</p> <p>결합력이 다시 감소됩니다. 그러면 1.60만 쓰지 왜 더 높은 굴절률을 쓰느냐?</p> <p>실제로 도수가 들어가면 렌즈가 두꺼워지며 왜곡이나 수차란게 발생합니다. 그냥 빛번지고 퍼지고</p> <p>여러 겹으로 겹쳐보이고 하는 여러가지 선명하지 못한 일들을 뭉뚱그려 수차라 이해하시면 됩니다.</p> <p>도수가 올라갈수록 렌즈가 두꺼워지고 상배율이 달라지고 왜곡수차도 커지니 두께를 얇게 만드는건</p> <p>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덤으로 남들이 봤을때 외적으로도 두꺼운 안경은 문제죠.</p> <p>다만 나는 도수가 -3디옵터 미만인데 1.67을 권한다?</p> <p>....쓰읍....</p> <p>참고로 렌즈두께를 결정하는건 굴절률 뿐만 아니라 안경테 크기도 좌우합니다. 같은 도수라 해도</p> <p>안경테 모양과 크기에 따라 다른 굴절률을 권하게 됩니다.</p> <p>정확히는 안경테를 썼을때 내 눈동자에서 안경테의 가장 먼 부분까지의 거리가 렌즈의 두께를</p> <p>결정합니다. 김구안경 아님 해리포터 안경을 쓴다면 낮은 굴절률로 충분히 커버되지만 도수가</p> <p>낮아도 얼굴을 다 덮는 안경테를 쓰겠다면.... 높은 굴절률 써야죠.</p> <p>덤으로 안경테의 두께도 참고합니다. 두께가 두꺼우면 많이 가려지겠죠.</p> <p> </p> <p>슬슬 졸려서 이제 잘건데 재미없는 긴글 읽으신 분이 있다면 감사드리고</p> <p>질문은 환영합니다. 난감할수록 환영합니다.</p> <p> </p> <p> </p> <p> </p> <p>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