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이라는 핑계로 차례지내러도 안가고 느지막히 일어나 근처 공원으로 직행해서 포켓몬 마스터의 길을 걷고자 수행에 매진하던 중,
뚱하게 앉아있는 이브이를 보고 닁큼 잡았더니 팀 리더가 말하길 '경이롭고 예술적인 이브이'라기에 간절한 마음으로 냅다 진화를 시켰습니다.
(네이밍진화 무한정 되는 건 줄 알고 이미 B,C급 이브이들한테 한번씩 사이좋게 다 써봐버려서 이제부턴 운빨임..ㅠㅠ)
신이 제 기도를 들어주셨는지 물대포 하펌 샤미드님이 나와주셔서 기쁘게 IV찍어보니 37이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37만 넘어가면 크게 괘념치 말자고 생각하고 플레이하고 있는지라..
시뮬레이션 해보니까 45짜리랑 37짜리랑 만렙강화했을 때 CP가 100도 차이 안나더군요.
그럴바에야 스킬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괜히 스트레스 안 받으려고 마지노선을 정했습니다 ㅋㅋㅋ
1070짜리 C급 번개 쥬피선더가 2200짜리 하펌 갸라도스를 씹어먹는 걸 제가 직접 경험한 뒤로는 그 생각이 더더욱 확고해졌습니다.. ㅋㅋㅋ
지극히 개인적인 결론이니 태클은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ㅠㅠㅠㅠㅠ
어쨌거나 나름대로 만족하고 쓸 생각으로 눈누난나 집으로 가는데
아까까지만해도 우리팀 차지였던 체육관이 빨갛게 빨갛게 빛나고 있더라구요 (미스틱이여 영원하라)
부활아이템이랑 물약도 남아돌겠다 새로나온 샤미드도 써보고 싶어서 열심히 열심히 싸워서 체육관을 탈환하고 샤미드를 체육관에 모셔두었습니다.
그리고 불안하니까 몇번 더 강화시킬 요량으로 트레이닝을 시작했는데...
웬걸 주변엔 아무도 없었는데.. 분명히 지나간 사람도 없고, 누가 지나갈 시간도 아니었고.. 그건 확실합니다.
근데 3400짜리 망나뇽이 와 앉아있는 겁니다...
아이디가 낯이 익어 봤더니 이 동네 체육관에 전부 3400짜리 망나뇽을 박아놓고, 혹은 3200짜리 잠만보를 박아놓고, 트레이너 레벨 37인, 늘 보던 그분..
처음에 보고 진짜 신기했는데 막연히
'외국에서 유학을 하다가 왔겠지, 어떻게 근데 저렇게 수치가 똑같은 망나뇽이랑 잠만보가 여러마리가 있지.. 부럽다..' 했는데
오늘에야 확신이 서더라구요.. GPS 조작하는 분이셨다는 걸..
취준생임에도 불구하고 부화기도 현질하고, 발뒤꿈치 까져가면서 잉어킹 잡아다가 진화시키고,
알부화를 두근거리면서 기도하고 하던 제가 현타가 오더군요.
내가 이렇게 쎄빠지게 돌아다니는게 다 무슨 의미가 있나,
누구는 집에서 편하게 티도 안나는 주작질하면서 군림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ㅠㅠㅠ
물론 저도 방법을 모르는 건 아닙니다.. 근데 참 무의미한 짓이라는 생각도 들고, 그럴거면 뭐하러하나 싶은 생각도 들어서 안하는데요..
자기 혼자 콜렉션 모아서 노는거 누가 뭐랍니까? 체육관 먹어서 맨날 코인 공짜로 얻고, 체육관와서 평범하게 즐기는 사람들 맥빠지게 만드니까 그렇죠
기술적으로도 여기저기 텔레포트 뛰고 다니는 거 아니면 잡기 힘들다는 것도 알고, 어느 게임이든 핵유저가 판치는 것도 알지만,
직접 발로 뛰고 정성을 들이며 즐기는 게임이 이러니 정말 속상하네요.
원래 게임을 잘 하지도 않고, 과금도 잘 안하고 무과금으로 버틸때까지 버텨보자는 주의였는데, 거의 인생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현질까지 한 게임인데..
많은 분들이 이미 했던 얘기 또 하는 것 같아서 죄송하지만, 정말 GPS조작질은 소프트밴 말고 영구밴 먹였으면 좋겠어요 ㅠㅠㅠㅠ
겁나 속상해서 맥주마시고 글씁니다 ㅠㅠ 횡설수설 죄송해요
어.. 마무리는 어떻게 하지..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미스틱이여 영원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