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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bestofbest_298451
    작성자 : 닷디
    추천 : 134
    조회수 : 33957
    IP : 121.142.***.224
    댓글 : 29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7/01/18 06:43:32
    원글작성시간 : 2017/01/17 21:49:42
    http://todayhumor.com/?bestofbest_298451 모바일
    떼까치의 습성
    <div style="text-align:left;"><font size="3"><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1/148465661289ef84cfd415438995548782e0f7ce80__w650__h438__f54789__Ym201701.jpg" alt="3e998b48.jpg" style="border:medium none;width:480px;height:323px;" filesize="54789"></font></div><font size="3"><br>떼까치라는 새에 대해 아는가?<br>참새와 비슷한 작은 새인데, 이 새에게는 독특한 습성이 있다.<br>떼까치는 벌래나 개구리, 쥐 등의 먹이를 사냥하고 나무가지에 꿰어서 매달아놓는다.<br>귀여운 외모와 다르게 꽤나 섬뜩한 습성인데, 이를 "떼까치의 하야니에(もずのはやにえ)"라고 한다.<br>나는 이 하야니에의 흔적을 어렸을 때 몇 번 봤었다.<br><br><br>아마 10살 겨울 방학 때 였을 것이다. 그 무렵 맞벌이로 바쁜 부모님은 매년 방학만 되면 나를 시고쿠 지방의 할아버지 집에 맡겼었다.<br>할아버지가 사는 마을은 그야말로 산골 깡촌이었다.  내 또래 아이는 커녕, 젊은 사람이 아예 없는 그 동네에서 나는 항상 심심했다. 그 예외가 있다면 TV에서 애니메이션이 하는 시간정도였다.<br>항상 심심해하는 나를 위해서 할아버지는 간혹 나를 산으로 데려가셨는데, 그 때 할아버지는 생물선생님처럼 산 위의 생태에 대해 자상하게 설명해주셨다.<br><br>예를들면, 눈 위에 난 발자국이 멧돼지의 발자국이라는 것, 이 버섯은 독버섯이니 먹으면 큰일난다는 것 등등.<br>기본적으로는 산을 돌아다니며 발견한 것에 대해 할아버지가 설명해주셨지만, 가끔은 내가 질문할 때도 있었다.<br>어느 날 나는 나무가지에 커다란 메뚜기 한마리가 꿰어죽어있는걸 보고 이게 뭐냐고 할아버지한테 질문했었다.<br><br>"그건 하야니에구나."<br><br>"하야니에?"<br><br>"떼까치가 먹이를 나무에 꿰어놓는거야. 이렇게 꿰어놓고 나중에 배고플 때 와서 잡아먹는단다."<br><br>"우와"<br><br>나는 하야니에가 꽤나 마음에 들었었는지, 그 이후로 간간히 하야니에의 흔적을 찾아낼 때 마다 할아버지한테 말하고 깔깔 웃어댔었다. 할아버지도 그런 나를 훈훈한 눈으로 보았었다.<br><br><br>그리고, 방학이 중간쯤 지났을 무렵, 그 날도 나는 할아버지와 함께 산에서 놀고 있었다. 나는 그 때도 하야니에에 꽂혀있어서 눈을 빛내며 하야니에의 흔적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그날은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아서 나는 심통한 기분으로 하늘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내렸다.<br><br>그 정면에서 멀리있는 나무가 보였다. 겨울이라 나뭇잎 하나 없이 앙상한 그 나무는 수령이 꽤 됐는지 상당히 굵어보였다.<br>그리고 나는 그 나무 꼭대기에서 목적하던 것을 찾았다. 너무 멀어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커다란 무언가가 나무 꼭대기에 꿰어져 있었던 것이다.<br><br>지금 생각해보면 수백미터 밖에서도 형태가 보일 정도로 커다란 것을 나무에 꽂을 수 있는 새가 있을 리 없었지만, 당시 어렸던 나는 그걸 거대한 떼까치가 했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br><br>나는 신나서 할아버지를 불러 그것을 가리켰다.<br><br>"할아버지 저것 봐!! 엄청 큰 떼까치가 있나봐!!"<br><br>"응? 어디보자..."<br><br>그리고 내가 가리킨 방향을 바라 본 할아버지의 표정이 갑자기 굳었다. 그리고 내 손을 꽉 잡고 마을로 돌아가기 시작했다.<br>할아버지의 갑작스러운 태도에 놀란 나는 할아버지를 계속 불렀지만, 할아버지는 중간중간 고개를 돌려 뒤를 보면서 묵묵부답으로 빠른 걸음으로 산을 내려갈 뿐이었다.<br>무서운 표정으로 자꾸 뒤를 돌아보는 할아버지를 따라 나는 당혹한 심정으로 뒤를 돌아보아 할아버지의 시선을 쫓았다. 그리고 그때서야 내 눈에도 보였다.<br><br><br>하야니에의 옆에 있는 나무 위에 무언가가 서있었다. 전신이 새까맸지만, 새하얗게 반짝이는 눈매만은 흉흉한 기세로 우리들을 바라보고 있었다.<br><br><br><br><br>그 이후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서둘러 산에서 도망친 나와 할아버지는 신사로 가서 제령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술을 한모금 삼키고 얼마 후 나는 잠들었던것 같다.<br><br>다음 날, 눈을 떴을 때 나는 차 안에 있었고, 운전석에는 언제 온건지 아버지가 운전을 하고 있었다. 나는 어떻게 된건지 물었지만 아버지는 그냥 자라고만 하실 뿐 아무 말도 안하셨다. 그대로 나는 집으로 돌아왔고, 그 이후로는 방학이 되어도 할아버지 집에 가지 않았다.<br>그리고 다음 해 가을, 할아버지가 산에서 실종됐다. <br><br>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직도 모른다. 아버지는 아무 말 안하셨고, 솔직히 나도 가능한 알고싶지 않았다. 그래서 오랫동안 잊고있던 기억이었던 것이다.<br><br>오늘 아침에 별 생각없이 본 자연 다큐멘터리에서 떼까치의 하야니에 습성이 나왔다. 그리고 잊고있던 내 기억도 동시에 되살아났다.<br><br>다큐멘터리는 하야니에가 사실 먹이를 보존하는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br>나무에 꽂아둔 먹이를 먹을 때도 있지만 먹지 않을 때가 더 많다고 한다.<br><br>그 때 봤던 새까만 그것은 어땠을까?<br>먹이를 보존했던것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던것일까?<br><br>궁금하긴 하지만 굳이 알고싶지는 않다.<br>나는 아직도 산에 가지 않는다.<br></font>
    출처 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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