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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bestofbest_279593
    작성자 : 당근단군
    추천 : 148
    조회수 : 18625
    IP : 121.187.***.141
    댓글 : 71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6/11/08 18:40:12
    원글작성시간 : 2016/11/04 21:57:07
    http://todayhumor.com/?bestofbest_279593 모바일
    모유수유하는 죄인입니다.
    가끔(한달에 2~4)번 수유하고나서나 먹이기 두어시간전에 맥주 좀 마셨어요. 대부분 서너모금. 오백캔 반 정도 먹은적이 두번 있고. 
    네. 술 안마시면 좋죠. 근데 술을 아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생각이 나더라구요. 조리원있을때 소아과 의사도 작은거 한캔 정도는 괜찮다 했고요. 
    그래요. 그래도 안마시면 더 좋죠. 
    한동안 통잠 잘자던 육개월 울 아가가 요즘  잠투정이 늘고 자주 깨는데  방금전 신랑이 제가 맥주를 마셔서 그런거 같다고 하더라구요.  순간 너무 서럽데요. 안그래도 엊그제 낮에 라면 끓여먹다가 잠깐 들른 시어머니께 들켜서 한소리 들었거든요. 그때가 오후 두시였는데 아가 겨우 재우고 늦은 점심 먹으려니 딱히 반찬도 없고 저녁이나 되야 애울려가며 남편 먹일 국 같은거 끓이지 저 먹겠다고 지지고 볶고 할 엄두가 안나서 얼른 끓인 거였어요. 아주 싫은 소리 하신 건 아니고 반찬도 종종 가져다 주시는 좋은 분이시지만 아가한테 영향간다고 제가 밀가루 먹는거 탄산 마시는거 당연히 싫어하세요. 어머니 따라서 신랑도 가끔 잔소리 하고요. 탄산도 가끔 피자나 치킨 먹을 일 있을때나 마시는거니 한달에 서너잔 먹을까 말까합니다. 
    사실 술은 밀가루나 탄산이랑 비할바가 아니지만 육아에 살림에 감금된 것처럼 힘들고 갑갑한 마음에 우울증이라도 왔는지  밥 차려주거나 챙겨먹을 여유 주는 거 아니면서 자꾸 먹는거에 뭐라하는게 굉장히 서운하고 그러네요. 거기다 잠투정이나 잠버릇까지 제 탓이라하니 걱정하는 맘은 알겠는데 화가 나더라구요. 본인도 아차 싶은지 '그래서 당신이 고생이지만...'. 네. 애는 제가 재우고 제가 데리고 자요. 애 이뻐해주는건 고마운데 모유수유 아가 결국 엄마껌딱지죠. 남편운 자꾸 안고 재우고 두드려 재우고 자다깨면 들고 안고 돌아다녀서 도움이 안돼요. 
    본인은 애 낳기 전이랑 다름없는 일상에 회식도 하고 모임도 하고 취미도 하고 게임도하고 다 하면서 전 애 봐가서 짬짬이 집안일에 이유식에 저녁준비에. 그러다 남편이나 시부모님께서 밥이라도 사주신다하면 고마워서 설레고.(원래도 먹는거 좋아하는데 휴직하고는 더 먹성 폭발한 듯) 
    모유수유하는 죄인에 음식도 가려먹지 않은 나쁜 엄마 맞아요. 
    모성애가 부족한건지 저도 마음속에 죄책감은 있어요. 그래도 저도 가끔은 라면이나 탄산 먹고 싶을때 있고 정말 별수 없이 라면이라도 먹어야 할때도 있는 거고. 맥주도 지금처럼 가끔은 수유마치고 맛있는 음식에  몇 모금 마시면서 애 갖기 전 기분 내면서 숨통 좀 트고 싶어요. 신랑보고 말이 심하다고 쏘아붙이기는 했지만 속으로는 스스로에 대한 연민과 비판이 막 뒤엉켜 복잡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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