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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월동뚠뚠냥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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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bestofbest_268499
    작성자 : 구월동뚠뚠냥
    추천 : 213
    조회수 : 14216
    IP : 124.59.***.131
    댓글 : 83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6/09/16 20:31:13
    원글작성시간 : 2016/09/16 17:14:09
    http://todayhumor.com/?bestofbest_268499 모바일
    너의 잘못,나의 잘못... 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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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흰 최근에 시댁과 사이가 안좋아졌고요
    남편은 고부간의 갈등을 조정하는 척만 하고 실제론 아무것도 안했습니다

    그렇게 4~5개월이 지났고 명절이 왔어요
    남편이 명절 1주일전에 얘기하더라고요
    "외할아버지 많이 편찮으신 것 같은데 거기(강원도 홍천) 갔다오자"
    그래서 알았어 준비할게.했어요

    저는 당연히 시댁(부천1박)☞친정(전남 해남1박)☞시외가댁(강원도 홍천) 인줄 알았고요, 물티슈에 기저귀랑 여벌옷도 넉넉히 챙겼습니다

    근데 수요일 아침에 남편이 얘기하길...
    "내일(추석 당일) 아예 점심을 먹고 홍천으로 출발하면 많이 안막히겠지?"
    이러는겁니다...ㅋㅋ

    나 "홍천이 아니고 해남이지;;"
    남편 "아니 홍천."
    나 "점심 먹고 홍천 가면 해남은 언제가고."
    남편 "거길(해남) 어떻게 가 늦어서."
    나 "...울 엄마아빠는?"
    남편 "농사일 하느라 좀 바쁘다고 하셨잖아 그건 다음에 오란 말씀이지."
    나 "우리 온다고 엄마아빠 어제 에어컨 설치 했다고 했잖아. 그리고 오지말란 말씀은 하지도 않았는데?"
    남편 "쉬는날 얼른 잡아서 간다고 말씀드리면 서운해하시진 않겠지..."
    나 "나 내일 생일인데...(음력8월15일생으로 매년 추석이 생일)"
    남편 "아 생일이 별거야? (굉장히 짜증난 말투)" 

    더 이상 대화라는게 무의미하다는걸 느꼈고
    힘이 탁 풀리면서 웃음이 피식 나오더라구요
    남편은 화장실에 들어갔고 저는 짐을 다 풀었습니다
    아이들 한복도 벗기고, 원래 있던곳에 차곡차곡 다 넣었습니다

    화장실에서 나온 남편이 양손을 허리에 올리더니, 지금 뭐하는거냡니다ㅋㅋ
    친정 한번 안간다고 이런식으로 나와도 되냐길래

    "너 지금 우리집이 존나 우습지. 나랑 상의도 없이 니 맘대로 처가는 스킵해버리고...
    너 울엄마아빠가 우습지. 없는 시간 쪼개서 장보러간건 알고있어? 당신 아버지한테 몇년간 눈물 쏙 빼는 욕 먹으면서 요리 배운 나도 존나 우습지? 그러니까 이런식으로 나오는거지?"

    생전 처음으로 남편에게 욕을 했습니다
    남편 눈이 막 흔들리더군요. "아 그런게 아니고 생일이 별것도 아닌데 너무 의미부여 하는것같아서 그랬다. 나도 몇년째 생일 그냥 보냈잖아"길래

    "우리 엄마가 사위 생일이라고 미역국에 게장에 갈비찜 차려주는게 그냥 보낸거냐? 우리 엄마는 니 생일이라고 그 추운 겨울에도 직접 수산시장 갔어. 나는 생일때 요리하고 치우느라 바빴고." 하니 고개 푹 숙이고 아무말 못하더라구요

    틀어줬던 만화가 끝났는지 아이가 "엄마~"하길래
    방으로 들어가며 "너 그렇게 갖고싶다던 휴가나 갖자."하고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근데 얼마 지나지않아 시엄니가 전화를 하셨어요

    "어 나 할머니댁인데~ 너 언제오니? 지금 어디야?"
    "저희 출발 아직 안했어요..."/"야! 지금 시간이 몇신데! 일찍 오라고 했잖아~"
    이때가 8시 5분이었습니다
    내가 대체 왜 이따위 대접을 받아야되나. 우리엄마아빠는 왜 이따위 대접을 받아야되나 싶어서 눈물이 쏙 나오더라구요

    "어머니... 저희 이번에 명절 안쇠려고요."
    "그게 무슨말이야?"
    "ㅇㅇ아빠가 처가에 안간대요."
    "왜?"
    "홍천 가야해서 안간대요. 갈 생각도 안했나봐요."
    "명절날 싸우지마라. 늬들 얘기 잘 해서 결론내고 일단 얼른 와라."

    네. 별 기대 안했지만 이렇게 말씀하시고 끊으셨어요
    일단 오라는데 도저히 갈 용기가 안 났어요

    애들 보고 있자니 한시간이 금방 흘러 9시가 지났습니다
    시엄니 또 전화하셨어요.

    "출발했니?"/"아니요.ㅇㅇ아빠 지갑이랑 차키 들고 나갔어요."
    "혼자 온다는거야? 애들은?"/"혼자 말도 없이 나갔어요."
    "너 진짜 꼭 그래야하냐?"/"네?"
    "처가에 안간다고 했다고 시댁도 안와?너 그거 잘못된거야. 싸가지 없는거야."

    ...
    처가, 못갈수도 있죠.
    바빠서 못갈수도 있고, 멀어서 못갈수도 있고.
    못가는 이유야 많죠. 근데 저런식으로는 아니잖아요?
    근데 저한테 싸가지 없다고하시네요.

    "어머니, 저희 안가요. 그렇게 아세요. 죄송합니다."
    뭐라고 더 대꾸없이 먼저 끊으셨습니다
    남편은 지갑 들고 나가서는 술집 갔는지 새벽 1시20분에 술취해서 들어왔고
    욕은 저 혼자 먹고 엄마아빠는 걱정하시고 기분 한마디로 쓰레기같네요

    이제 진짜 서류를 준비할때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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